여수시와 여수시의회의 마찰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26일 개원한 제128회 임시회 인사말을 통해 김영규 의장이 “행정사무감사 시행을 앞두고 행정사무감사를 방해하는 공무원들의 행위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며 포문을 열었다.

김 의장은 “의원들이 집행부에 시정질의 등을 위해 자료를 요구하면 공무원들이 관련 정보를 이해관계에 있는 단체 관계자들에게 흘려 자료요구 무마를 시도한다”며 집행부의 행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

김 의장의 이날 발언은 오현섭 전 시장 뇌물비리에 일부 시의원들이 연루된 것과 관련해 시의회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아주 강한 어조로 진행이 됐다.

의장의 선전포고에 이번에는 김충석 시장이 대응을 하고 나섰다.

김 시장은 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수시의회 임시회에서 ‘여수시 자동차 운송사업자 차고지 설치의무 면제 조례안’이 통과됐다. 이것이 진정 여수시민의 뜻인지 매우 안타깝다. 박람회를 앞둔 우리 시의 사정을 외면한 이런 일에 가슴이 미어진다”며 시의회를 직접 겨냥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 시장은 또 무상급식과 관련해 시의회가 예산반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시의회와 운동본부에서 국비와 도비예산만 확보해 준다면 다른 사업을 포기하더라도 따르겠다”며 우회적으로 시의회의 입장을 비난했다.

김 시장은 기자간담회 뒤 관련 국장 2명과 과장 1명을 대기발령 내는 등 초강수를 뒀다.

김 시장은 “관련 공무원이 시의회에 적극적인 설득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대기발령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지역 일부에서는 ‘김 시장이 조직을 장악하고 또 시의회를 길들이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평가를 내고 있기도 하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하는 사명을 가진 시의회와 집행부가 언제나 좋은 관계를 가지고 갈 수는 없다. 또 지역발전을 위해 상황에 따라서는 서로가 대립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대립이 지역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서로간의 노림수를 가진 대립이라면 지금은 멈춰야 한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지금은 그런 노림수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기에는 박람회라는 절체절명의 상황이 바로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박태환기자  webmaster@yeosu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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