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여수세계박람회 주제가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다. 특히 여수세계박람회는 '여수선언'에 따라 지구 온난화를 경고하고, 탄소 절감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박람회장은 친환경 시설을 갖추고, 재생에너지 시범단지를 조성하여 말 그대로 환경. 해양 박람회로써 성격을 분명히 한다.

여수시도 일찌기 국제기후보호도시로 지정받아 '기후보호주간', '탄소 포인트제'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곧 바뀌지만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시 조직기구에 '기후보호과'를 만들었고, '기후보호당사국총회' 유치를 위해서 힘쓰고 있다.

그런데 여수에는 동양 최대의 석유 화학 산단인 여수국가산단이 있다. 시민들은 가스와 석유를 많이 취급하는 산단의 성격 상 폭발과 화재 등 안전과 환경 사고에 대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입주 회사와 당국에서 나름대로 엄청 신경을 써서 예방을 위해 막대한 시설과 안전 조치를 하고 있지만  산단이 조성된지 40년이 넘었고 기기 조작이나 그동안의 경험에 따르면 보수 공사 때 안전 소홀로 인한 사고가 우려된다.

문제는 지난 1월 17일 여수산단에 발생한 정전사고이다. 사고로 인해서 GS칼텍스와 삼남석유 등 20 여개 공장이 가동 중단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아직까지도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전과 회사간의 책임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경제적 피해가 심각하겠지만 여수시민은 회사의 피해 뿐만 아니라 대기 오염과 세계박람회, 지역 이미지가 크게 걱정이 된다.

정전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연료가 불완전 연소가 되어서 공장 굴뚝에 시커먼 연기가 장시간 뿜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정전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2006년 4월과 5월, 2008년 5월 두 차례 등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당시 사고 이후 이중 선로를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이중 선로가 모두 다운 되었다고 한다.

순천전력소 관계자의 말은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산단에 공급하는 전력 특성상 한 업체에 공급하는 전력이 다운될 경우 다른 업체로 공급되는 전력도 연쇄적으로 다운된다"며 "이중선로가 돼 있더라도 모터 단락으로 인한 정전을 막을 길은 없다"

만약에 2012년 950만명이 모이는 여수세계박람회 때 이와 같은 정전 사고로 여수의 하늘이 시커멓게 덮혔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그런다고 해서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는 없다. 이번 기회에 확실한 대책을 세워놓지 못하면 불안한 상태에서 박람회를 개최해야 한다.

아무리 철저히 박람회 준비를 한다고 해도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은 사진 한 장 때문에 여수세계박람회 성공 여부가 결정이 될 수 있다.

맑고 푸른 바다와 하늘을 내세워야 할 여수가 대기 오염이 심한 박람회장이 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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