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이 여수·광양항만공사 설립을 두고 시끄럽다.

특히 여수지역에서는 항만공사 설립은 전남 동부권 모두를 공멸의 길로 접어들게 하는 도화선이 될 것이다며 결사반대 입장이다.

정부는 항만공사가 출범하면 광양항 활성화는 물론 지역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항만공사 추진 강행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런 정부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지역민은 없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가장 먼저 정부가 그동안 부채를 0원인 상태에서 항만공사를 출범시켰던 부산과 인천, 울산과는 달리 여수·광양항만공사에 컨테이너부두공단의 부채 1조 2000억원을 전가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해도 지금 같은 경쟁의 시대에서는 빚으로 시작하는 사업은 망할 수 밖에 없는데 정부가 지역에 이런 사업을 하라고 강요하니 당연히 반대할 수 밖에 없다.

이 부분에 대해 정부는 정부지원금 4900억원은 물론 2012년까지 여수항만청에서 2500억원을 투입해 항만공사의 일을 덜어주기 때문에 재정자립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항만공사 설립을 위한 논리마련을 위해 실시한 항만별 재정자립도 용역결과를 보면 정부의 이런 주장이 허위라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정부가 앞에서 처럼 약 7000억원을 지원을 한다고 하더라도 2014년이면 항만공사가 보유한 현금으로 이자 조차 감당할 수 없다고 하니 정부의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주장인지 알 수 있다.

더구나 최근 전 세계적인 항만 물동량은 중국으로 몰리고 있다. 전 세계 1위인 상하이항을 비롯해 3위항인 홍콩항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부산항도 바로 옆에 있다.

특히 적자를 안고 시작하다 보니 항만 이용료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수순일 것이고 이는 또 다시 선사들의 광양한 입항 거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거듭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광양항 만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전남 동부권 전체의 공멸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광양항이 항만공사로 전환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갓 태어난 아이를 한 겨울 추위 속에 던져 놓고 살아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과 다름없다.

그나마 정부와 정치권 모두 항만공사 추진에 부담을 느끼고 이번 국회 임시회기에는 논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니 다행이다.

하지만 아직 항만공사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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