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세 남서해수산연구소 해역산업과 과장

  남해안은 해안선이 복잡하고 반폐쇄적인 만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어류와 패류, 해조류 등 수산생물의 산란장이자 서식처로서 바다 생태계의 보고이다. 아울러 굴, 전복, 진주담치(홍합) 등 각종 패류양식과 감성돔, 우럭, 참돔 등 어류양식과 김, 미역 등 해조류 양식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수산업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여수지역에 위치한 가막만은 여수시와 화양면 돌산읍으로 둘러 쌓여 있으며 남해안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가막만의 우측으로는 반폐쇄적인 해만으로 섬진강하구의 영향을 바로 받는 광양만이 있으며 대규모의 국가여수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2005년에는 가막만을 특별관리해역으로 지정(해양수산부)하였다. 그리고 가막만 좌측으로는 순천만이 인접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갯벌과 염습지 및 갈대밭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연안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으며 희귀 철새 도래지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가막만을 둘러싸고 있는 여수반도에는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하였다고 하며, 이들이 굴, 바지락 등을 채취하여 식용으로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증거로 35곳 이상의 패총(조개무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또, 행정구역으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것은 538년 백제 시대에 여수반도 일원을 원촌현으로 돌산도를 돌산현으로 명명한 기록이 있다.

우리 선조들은 손쉽게 채취할 수 있는 굴과 바지락 등 패류를 주식의 하나로 삼았다. 이 중에서도 굴은 현재까지 가막만에서 가장 많이 양식되고 있는 수산물이다. 굴은 ‘바다의 우유’라 할 정도의 고단백 식품으로 아연 등이 풍부하고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는 타우린, 글리코겐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굴은 영어로 R자가 들어가지 않는 월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즉, May(5월)부터 August(8월)까지인데 이시기에는 굴의 글리코겐 함량도 줄어들어 물굴 형태로 탄력도 맛도 나빠지는 시기다. 그리고 이 시기에 경남연안의 굴과 홍합에서는 패독이 발생되기도 하여 출하에 제한을 받는다. 그런데 가막만에서는 아직 패독이 검출되지 않아 가막만의 양식장 환경이 경남해역에 비해 깨끗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굴은 바닷물속에 있는 식물플랑크톤, 유기물입자 및 무기입자 등을 아가미로 걸러 먹는 여과섭식 생물로서 물속의 부유물질을 걸러내어 바닷물이 부영양화 되는 것을 줄여주어 수질을 좋게 하는 작용도 한다.   
그리고 현재의 굴양식은 1969년 가막만 북서쪽 내만에서부터 뗏목식으로 양식이 시작되어 1975년 수하식양식 기술이 개발되면서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여 중요한 양식산업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현재 만 내에는 굴과 홍합과 같은 패류양식장이 산재하고 있고, 굴 양식은 97건 913ha로 전국 굴양식장 4,953ha의 18.4%를 차지하고 있다. 굴 생산량은 4만톤 전후로 전국 굴 생산량의 16.7% 내외로 연간 약 200억원의 소득을 올려 굴 관련 종사자 2,000여명의 생계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최근들어 가막만은 하수종말처리장의 증설과 처리능력 향상 등으로 인하여 수질이 개선되어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해조류도 다시금 번식하고 있다. 또 해양레저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호동 앞 연안에는 요트의 물결로 여수연안에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국민소득이 3만불 시대가 되면 자동차를 소유하듯이 요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양레포츠를 통하여 해소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수심이 얕은 가막만은 굴 양식뿐 아니라 해양레포츠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으로 시민의 많은 사랑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잘 가꾸고 관리하여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도 양질의 수산물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뿐만아니라 해양레포츠를 즐기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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