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의 단오제, 남원의 춘향제, 경주의 신라문화제, 부여의 백제문화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국민의 관심속에 열렸던 진남제가 지자체 실시 이후 우후죽순 처럼 생겨난 여타의 지역문화제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전남지역만 해도 장성의 홍길동제나 완도의 해상왕 장보고제, 순천 낙안의 남도음식축제, 강진의 청자문화제 보다 관광객들이 적게 올 뿐 아니라 영암의 왕인문화제 보다 뒷쳐진 느낌을 주고 있어 시민들은 안타까운마음으로 행사제반에 걸쳐 문제제기를 건의해 왔는데, 아직까지 이렇다할 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의 지자체가 지역발전과 지역홍보를 위해 각종 꽃축제와 곤충축제, 역사인물 축제를 개최하게 됨에따라 4월부터 5월까지 매일 수십건의 지방·지역축제가 열리고 있어 차별화 되지 않은 지방문화제는 퇴화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진남제 위기의 한 요소가 되고 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영암군은 왕인박사 문화제를 위해 홍보책자를 영어 일어 중국어 한국어 등 4개국어로 만들었고 지난해부터 여행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져왔는데, 올해 1천여명의 일본인 관광객이 예약했다고 한다.
일본인들이 영암출신의 왕인박사에게 관심이 많아 왕인박사의 유적지를 답사하겠다고 대거 몰려온다고 하니 영암군의 앞선 홍보전략에 부러움과 여수시의 안일한 홍보전략에 자괴감을 느끼게 한다.
우리지역도 일본관련 역사 유적지가 많다. 임란 5년전에 삼산면 손죽도 앞바다에서 이대원장군과 싸워 대승한 왜군의 전적지가 있고, 명나라와 조선의 명조 연합군과 일본군의 육군과 수군이 마지막 혈전을 벌였던 순천시 해룡면 왜교성과 여수시 율촌면의 송도·장도 임란대전쟁 유적지가 있지 않은가.
이들 역사유적지를 곁들인 일어와 중국어판 진남제 홍보책자를 만든다면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들이 모여들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진남제전위원회와 여수시는 이를 대수롭게 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하겠다.
현재 국보급인 진남관은 임란이후에 세워졌고, 이충무공과 무관한데도 이충무공의 첫 출전(옥포해전)을 기념하는 문화축제의 명칭을 진남제로 하고 있어 ‘양복 입고 갓쓴 형상’이라 하겠다.
진남제가 옥포해전을 위한 첫 출전의 날인 음력 5월 4일을 기념해서 진남제를 열고 있는데, 당시 음력 5월 4일은 양력 6월 12일쯤이다.
일본의 왜군 제1진이 선봉장 고니시 유끼나까(소서행장)의 지휘 아래 7백여척의 군선에 1만8천7백명이 타고 1592년 임진년 음력 4월 13일, 양력으로 5월 23일 오전 8시경에 쓰시마에서 조선정복를 위해 출전했다.
왜군들이 부산앞바다에 도착한 시각은 음력 4월 13일(양력 5월 23일) 오후 5시경이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진남제전 개최일을 양력 5월 4일부터 시작하는 것은 임진대전쟁이 일어나기 19일 전이고, 옥포해전을 위해 첫 출전일 보다 39일 빠른 날이 된다. 한마디로 임진대전쟁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이순신장군이 왜군을 무찌르겠다고 출전한 꼴이니 일본인들이 웃을 일 아닌가.
올 제35회 진남제전은 명칭과 날짜를 바꿔 열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진남제행사 내용에서도 여타지역 문화축제와 차별화시켜야 할 것이다.
진남제는 한국인들에게 구국의 성웅으로 받들어지고 있는 이충무공의 영웅상(英雄像)과 좌수영의 여수수병들의 바다의 용병상(勇兵像), 당시 여수지역 좌수영성민들의 생활풍습 등을 축제속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진남제행사 가운데 어느지역 문화축제를 통해 볼 수 있는 것들은 되도록 배제시키고, 진남제를 전국 유일의 해상축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진남제를 여수광역 관광상품화 시키고, 전국화·세계화로 발전시키기 위한 시민공청회를 열었으면 한다.
진남제 시민공청회는 시기와 기간, 내용, 명칭을 포함하여 옛전라좌수영권에 속했던 광양시·순천시·고흥군 등을 참여시킬 수 있는 방안모색과 관광홍보대책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진남제행사가 끝나면 자체적으로 결산감사를 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 감사 결과에 대해 시민들이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으며 필요없는 예산의 지출과 낭비가 많다는 여론이 높다는 것을 참작해서 감사를 강화시켜야 할 것이다.
진남제가 여수의 유일무이한 축제로 발전하기 위해서 33만 여수시민이 적극 참여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취재팀 webmaster@yeosunews.net
<저작권자 © 여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