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취산 진달래꽃밭을 바라보고 있으면 허기와 갈증을 느끼게 되고, 그리운 마음에 판소리 춘향전의 사랑가 한대목을 떠올리게 된다.
오동도의 동백꽃이 지고나면 봄의 화신으로 피어나는 영취산 진달래꽃. 올 봄맞이 ‘영취산진달래축제’가 상춘객들에게 피 토하듯 아픈 상처만 남기고 스러질지 모른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4월초순에 개최되던 ‘영취산진달래축제’를 서로 개최하겠다고 여수시문화원과 삼일동 주민들간의 개최권을 놓고 샅바싸움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취산에 진달래 군락지가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0년대부터로 여천산단 공장들이 내뿜는 대기오염으로 소나무 등 침엽수가 고사되면서 그 자리에 뿌리가 몸통보다 발달된 진달래가 군락지를 넓혀가면서 부터이다.
현재 영취산 진달래 군락지는 7~8만평에 달하며, 영취산진달래축제는 올해로 아홉번째 열릴 예정이나 개최권을 놓고 여수시문화원측과 삼일동 주민사이에 기(氣)싸움이 벌어지게 됐다.
제1회 영취산진달래축제는 1992년에 구여천시문화원에서 시작하여 ‘97년에는 산불로 진달래축제가 열리지 못한 것을 제외하고 매년 4월 초순에 문화원에서 개최해 오고 있다.
1999년에는 3려통합이 됐으나 3려시군 문화원이 통합이 되지 않아 구여천시문화원이 개최했고, 지난해는 통합여수시문화원에서 여덟번째 영취산진달래축제를 개최했다.
문제는 지난해 영취산진달래축제 개최권을 삼일동 주민들이 요구했으나 문화원측은 계속 개최입장을 고수했고, 여수시가 일방적으로 다음해부터 개최권에 대해 재검토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금년도 개최권을 놓고 여수시문화원측과 삼일동 주민들 간의 팽팽히 맞서고 있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여수시가 행사비 일부를 지원해 주고 있다지만 기존 진달래축제를 문화원에서 개최해 오고 있음을 잘 알면서도 올해 개최권을 일방적으로 삼일동 주민들에게 넘긴 행위에 대해 시장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개최권 이관 문제는 문화원측과 충분한 협의가 있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넘겨버린 것을 놓고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한 정략적 묵계일 수 있다는 비판여론이 높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개최권을 놓고 법적공방이 벌어진다면 진달래꽃밭은 피로 범벅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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