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우리들 가슴속에 친근한 새로 자리잡고 있는 ‘까치’로 인한 고장이 매년 발생하고 있어 한국전력에서는 그 예방을 위하여 다각적인 노력을 해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
둥지 재료는 나뭇가지와 흙, 그리고 풀이나 동물의 털을 주로 이용하지만 도시지역에서는 공사장의 철사도 둥지재료로 사용하므로 전주에 둥지를 지을 경우 전기정전 고장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아마도 국내의 조류중 가장 둥지를 정교하고 크게 만드는 것은 까치일 것이다.
■기초공사 필요 없는 전주
왜 까치는 전주에 둥지를 지을까? 까치가 좋아하는 둥지 자리는 미루나무, 아카시아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물푸레나무 등 키가 큰 나무의 꼭대기이다. 그런데 이런 나무가 부족한 도시지역에서는 철탑이나 전주를 많이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전주위의 불청객…정전사고 유발
예로부터 우리는 이른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오거나 좋은 소식이 있게 된다고 전해내려 왔다. 또한 일년에 오직 한번 칠월 칠석(음력 7월7일)날에만 만날 수 있도록 운명 지워진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만남에 까치가 등장하는 아름다운 전설도 가지고 있다. 이렇듯 여러 가지 전설이나 민담에 까치가 등장하는 것을 보더라도 까치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과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친근한 생물로 자리잡고 있다 하겠다.
예로부터 우리에겐 吉鳥로 여겼던 까치. 그러나 현대문명이 발전하고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려는 까치로 인해 사람들은 적지 않는 피해를 입고 있다. 그 한 예가 바로 전주의 까치집으로 인한 정전고장이다.
■산업화로 인한 까치의 생태 변화
오늘날 까치는 자연 서식지 감소로 도시의 공원 및 농촌의 농경지 등 주로 평지에서 단독 또는 소수가 무리 지어 살고 있다. 둥지는 보통 높은 나무의 꼭대기에 짓지만 지을 곳이 마땅치 않을 경우는 전주, 교회의 탑 등지에도 흔히 둥지를 튼다. 더구나 까치는 한번 사용한 둥지는 다시 이용하지 않고 그대로 둔 채 매년 새 둥지를 마련하는 습성이 있다.
전주는 흔들림이 없고 견고하며, 전주에 설치된 시설물의 각종 구멍을 이용하여 둥지 기초공사가 쉽다는 점과 전주가 미끄럽고 차가워서 들짐승들로부터 까치 알을 보호하기에 알맞다는 점에서 까치가 가장 선호하는 곳으로 새롭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또한 시가지나 마을 주변에 미루나무 등과 같이 높고, 튼튼한 나무가 없기 때문에 전주에 까치 둥지를 많이 짓게 되었다.
■우산대도 건축자재로 활용
전국적으로 마을이 도시화되면서 땅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 뿐만 아니라, 가지를 꺾을 만한 나무도 점점 적어짐에 따라 주변 건축 공사장에서 철재, 쇠파이프 등 공사용 자재들을 물어다 둥지를 짓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심지어 젓가락, 숟가락, 우산대, 안테나 등도 둥지 재료로 종종 사용되고 있다.
이들 공사용 자재는 나뭇가지에 비하면 전기가 잘 통하기 때문에 전기선로 정전고장 유발의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전여수지점>
취재팀 webmaster@yeosunews.net
<저작권자 © 여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