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죽도의 마을 중앙에는 충열사라는 현판이 걸린 사당이 있다. 이 곳은 22세의 젊은 나이에 흥양 녹도의 만호(종4품)로 부임해 와, 1587년(선조 20) 손죽도 앞바다에 침입한 왜구와 전투에 목숨을 잃은 이대원 장군을 모시는 사당이다.

"손죽도는 손대섬으로도 많이 불리었는데 , 이 뜻은 이대원 장군을 잃은 섬이란 뜻이다"

이대원 장군 동상.

손죽도의 마을 중앙에는 충열사라는 현판이 걸린 사당을 볼 수 있다.

22세의 젊은 나이에 흥양 녹도의 만호(종4품)로 부임해 와, 1587년(선조20) 손죽도 앞바다에 침입한 왜구와 전투에 목숨을 잃은 이대원 장군을 모시는 사당이다.

이대원 장군 사후에 한동안 손죽도는 손대섬(손대도)으로 많이 불리었다.

이대원 장군을 잃은 섬이란 뜻으로 한자를 바꿔서 損大島라 여겼기 때문이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로 시작되는 시조를 지은 조선 후기의 문신 남구만은 이장군의 신도비명에 "임진왜란에 호남 지방이 유독 완전하여 다시 나라를 일으키는 근본이 되었으니, 이는 공이 먼저 왜적에게 몸을 맡겨서 사람들의 마음을 장려하고 분발시킨 효험이 아니라고 하지는 못할 것이다"고 하여 왜란 극복의 원동력이 되었던 전라좌수군의 전력이 이대원의 장렬한 죽음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았다.

1587년 1월 말경 일본 규수 북서쪽 나가사키현의 오도(五島)와 평호도(平戶島) 출신들이 탄 왜선 두어 척이 흥양 녹도진[현재 고흥군 녹동] 앞바다를 침범했다.

보통 때 같으면 동남풍이 부는 4월 이후에 왜선이 들어오는데, 이번에는 예상을 깨고 일찍 침범하여, 녹도 만호 이대원이 경황이 없어 주장에게 보고하지도 않은 채 혼자서 출동하여 그들을 쳐서 수급을 베었다.

그러자 전라좌수사 심암(沈巖)은 전공을 독차지했다고 이대원을 시기하여 두 사람 사이가 벌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수일이 지난 2월 1일, 전열을 정비한 왜선 18척(선조실록)이 전라도 흥양 손죽도[현 여수시 삼산면 손죽리 손죽도]를 침범하여 점령했다.

이대원은 심암의 명에 의해 피로에 지친 군사 100여명을 이끌고 출병했다.

이때 이대원은 "지금 해도 저물었고 또 군사들도 적어 덮어놓고 출전하는 것은 무모할 따름이니, 군사를 더 많이 모으고 선단을 크게 지어가지고 내일 아침 날이 밝은 다음에 효과 있게 치고 나가는 것이 옳을 줄 압니다"라고 심암에게 진언했으나, 심수사는 도리어 협박까지 하면서 즉각 출전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이대원은 "그러면 사또께서 곧 뒤미처 응원군을 거느리고 와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하고 출전했다. 전투는 손죽도 해상에서 조총을 쏘아대는 적과 3일간 전투를 펼쳤으나, 심암은 쳐다만 보고 구원병을 보내지 않았다.

중과부적과 화력 열세 상태에서 모든 군사를 잃어버리고 배조차 남김없이다 깨지고 말았다.

이대원은 이길 수 없음을 알고 칼을 들어 자기 손가락을 잘랐다. 그리고 속저고리를 벗어서 거기다 손가락의 피로 최후의 절명시 한 장을 써서 집안 하인에게 주며 "이것을 가지고 고향에 돌아가 장례하라"고 말했다.

진중에 해 저문데 바다 건너와
슬프다 외로운 군사 끝나는 인생
나라와 어버이께 은혜 못 갚아
원한이 구름에 엉켜 풀리지 않네

결국 이대원은 적에게 붙잡혀 항복을 강요 받았으나 끝내 굴복하지 않자, 왜구들은 배의 돛대에 묶어 놓고 사정없이 때리고 갈고리로 찍었다.

그러나 이대원은 죽을 때까지 꾸짖는 소리가 입에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손죽도 뭍으로 끌려나와 수하병사들과 함께 살해당하여 22세의 청년 장군은 목숨을 잃었다.

당시 손죽도 사람들은 이대원 시신을 가묘를 써서 매장했다고 한다.

집안사람들은 유언을 받들어 혈서로 쓴 옷을 가져다가 양성현(지금의 평택) 대덕산 아래에 장례했다.

묘지 가까이에는 소식을 전했던 말이 쉬지 않고 달려서 소식을 전하고 그 자리에 죽었다고 하여 충마총(忠馬塚)을 만들어져 전해온다.

고흥 연해안 사람들은 심암의 태도에 분개하고 이대원의 죽음을 애도하여 가련한 노래를 지어 불렀다.

송강 정철의 큰아들 정기명(鄭起溟)[1558~1589]은「 녹도가(鹿島歌)」를 지어 그의 죽음을 애도했고, 은봉 안방준(安邦俊)은 15살이던 이때에 이 소식을 듣고「 이대원전」을 지었다.

민심은 조정으로 전달되어 전라좌수사 심암은 패전의 책임을 물어 압송되어 효수되었다.

박종길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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