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농공단지가 '제2의 여수산단'으로 변질돼 갖가지 문제점을 낳고 있다.

여수산단에나 입주해 있을 법한 화학공장들이 입주해 악취를 내뿜는 바람에 주변 주민들이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여수시에 따르면 현재 화양농공단지에 입주해 있는 기업은 18개사다.

이중 에코플러스, 폴리플러스 2개 업체가 폐업했고, 16개 업체가 가동 중이다. 이들 업체 중 SFC, 화양수지, 명성화학, 재생산업, 대천화학, 인제화학, 애강리메텍, 비앤씨, 윈플라텍. 그린로드 등 10개 업체가 화학, 고무, 플라스틱 업종이다.

나머지는 간판 및 광고물 제조업체 1곳, 천연세정제 제조업체 1곳, 정수장치 생산업체 1곳, 폐기물업체 1곳, 알루미늄 파이프 업체 1곳, 부동산 임대업체 1곳 등이다.

지난해 말 기준 농공단지 전체 고용 인원은 268명이며 이중 남자가 234명 여자가 34명이다.

문제는 석유화학 공장들이 내뿜는 악취와 폐수다. 악취와 폐수로 인한 집단민원이 발생하자, 여수시와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은 올해 11월까지 화양농공단지 내 5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악취 민원 합동 지도·점검을 진행 중이다.

앞서 2008년부터 인근 농경지는 농공단지에서 배출된 폐수로 인해 벼가 말라죽고, 인근 해변의 바지락이 집단 폐사하는 등의 오염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지만 농공단지가 석유화학 단지화되어 가는 것을 막을 마땅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현행‘ 농공단지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통합 지침’에 따르면 특정 수질 오염물질과 폐수를 배출하는 업체는 농공단지에 입주할 수 없다.

그런데도 농공단지에 입주할 수 있었던 것은 입주 승인 신청시, 입주 가능한 품목을 생산하는 것으로 신고한 후, 입주 승인이 난 후에는 입주할 수 없는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을 썼기 때문이다.

김상배 전남도의원에 따르면“ 당초 A라는 제품을 생산하겠다며 입주한 후, 입주 불가 품목인 A-1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입주한 공장들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2차례에 걸쳐, A-1을 입주 가능 품목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모두 합법화시켜 줬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현재로써는 농공단지에 입주해 있는 화학기업을 쫓아낼 방법이 없다”며“ 다만 악취와 폐수를 방출하는 업체에 대해 강력히 규제하는 방향으로 행정지도를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실근  yosu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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