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 등대가 있는 수월산과 더불어 거문도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기와집몰랑>은 산마루의 모양이 기와집 지붕 모양을 옮겨놓은 듯 빼 닮아서 예로부터 부르는 지명이다.

"유리미(유림) 해변으로부터 오르는 기와집 몰랑을 오르는 산행은 거문도 관광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이다"

석름귀운

하늘에 닿은 절벽에는 날마다 구름인데
자세히 보니 그림도 같고 비단도 같구나.
아마도 선녀가 높은 대청위에서
안개 빛 치마 곱게 입고 아스라이 돌아가나 보다.

거문도 서도 남쪽에 있는 <기와집몰랑>을 노래한 귤은 김유 선생의 삼호팔경 중 석름귀운의 대목이다.

거문도 등대가 있는 수월산과 더불어 거문도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기와집몰랑>은 산마루의 모양이 기와집 지붕 모양을 옮겨놓은 듯 빼 닮아서 예로부터 부르는 지명이다.

거문도 해수욕장으로 많이 알려진 유리미(유림) 해변으로부터 오르는 기와집 몰랑을 오르는 산행은 거문도 관광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이다.

동백나무와 사철나무로 이루어진 푸른 숲의 터널을 잠시 오르다 보니, 하늘이 열리고 천지가 열리는 기분을 만끽하며, 사방이 트여진 기와집몰랑의 정상에 오른다.

산마루의 현상만 기와지붕을 닮은 게 아니다. 층층이 오르는 돌계단도 여기저기 쌓아놓은 돌탑도 기와를 닮은 돌들로 이루어져 있어 하늘의 기와집이 수천 년이 지나면서 이루어낸 고대유물의 답사지 같다.

지붕의 정상에 다다르면 남쪽 바다로 내려다보이는 깎아지른 바위절벽의 아찔함에 현기증이 느껴진다. 짙푸른 바다와 하얀 파도의 멋진 하모니를 카메라에 담기까지는 한참 숨을 골라야 하고 그제야 서서히 주변 경관이 눈에 들어온다.

푸른 숲과 조화를 이룬 바위 조각이 만물상을 이루는 절벽사이로 높이 솟은 커다란 바위가 예사롭지 않게 서 있는데 이를 가리키는 표지판에 신선바위라 적혀있다. 정상에는 바둑판도 새겨져 있어 하늘의 신선이 매일같이 내려와 아름다운 경관과 풍류를 즐겼다하여 이름도 신선바위라고 한다.

바위를 오르기 위해 가까이 가보면 신선의 배려인지 바위에 오르기 좋을만큼 손잡이가 되어주는 나무들이 바위 사이사이로 자라고 있어 쉽게 신선의 놀이터였다는 바위정상에도 오를 수 있다. 하늘이 깨끗한 날이면 멀리 한라산의 경관도 한눈에 들어온다.

신선바위

기와집몰랑을 지나고 나면 거문도의 소재지인 거문리와 삼호대교가 바라보이는 보로봉 정상에 다다른다. 동학군으로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군인들이 주둔했다는 곳으로 거문도를 드나드는 선박들을 방어하기 좋은 위치에 있어 일본군이 포대를 배치했던 곳으로 알려진다.

멀리 동쪽 바다로 점점이 떠 있는 오리섬과, 안노루섬, 밖노루섬 소삼부도 등의 섬들이 만들어내는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보로봉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하행 길은 거문도 등대로 향하는 무네미 목으로 이어준다.

거문리와 삼호대교로 이어진 덕촌리는 돌산군 시절까지도 덕흥리로 불렸던 마을이다.
 

덕촌리 지역의 옛 이름은 억새가 많아서 샛텀불 또는 쌔기미로 불렸는데 억새인 쌔를 금속인 쇠로 해석하여 금곡(金谷)이라 하였고, 덕흥리는 산등성이에서 길게 내려온 청룡등에서 유래한 등리마을을 음차(音借)한 이름이다.

2008년 현재 면적은 3.64㎢이며, 181가구에 375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거문도 지역 세 섬 중에 가장 큰 섬인 서도의 남쪽에 있는 마을이다.

덕촌리 동쪽은 약 100m의 바다를 사이에 두고 거문리와 인접해 있으며, 덕촌리 북쪽 지역에 거문초등학교 덕촌분교와 거문중학교가 있다.

덕촌리 주변으로는 기와집몰랑, 신선바위와 함께 한번 그물질에 삼백량의 고기를 잡았다는 삼백량굴, 흔들바위, 선바위 등 빼어난 관광 명소가 즐비하고 2011년 9월에는 거문도 관광호텔이 유림해수욕장에 들어섰다.

거문도의 옛 이름중 하나인 고초도(孤草島)는 거문리의 고도(孤島,古島)와 덕촌의 옛 이름인 쌔기미의 초(草)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보이며 서도를 쌔섬[草島]으로 기록한 일본인의 기록도 전해온다.

과거 덕촌리 주변에는 작은 마을이 여러 군데 있었으나 1976년 거문도 간첩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주민안전에 취약성이 있다고 하여 무넹이(水越), 신추(白草), 지풍개(深浦)로 불렸던 작은 마을의 주민을 덕촌과 변촌으로 이주시켜 큰 마을만 남게 되었다.

박종길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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