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실천하는 애달픈 등대지기의 노랫말이 떠오르는 아름다운 등대섬. 대양을 바라보는 뛰어난 경관과 수십 미터의 아찔한 절벽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서도 덕촌리의 최남단에는 거문도 등대가 있다.

바닷물이 넘나드는 무너미 목
등대로 가는 길은, 쾌속선이 닿는 거문리항을 출발하여 아치모양의 삼호교를 지나고 남쪽으로 유림 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해수욕장 남동쪽 끝나는 지점에는, 등대가 있는 수월산으로 연결되는 바위지대로 이루어진 바다 길목 <무너미 목>을 지난다.

<무너미>는 좌우로 펼쳐진 바다에 큰 파도가 치면 바닷물이 넘나들기 때문에 물이 넘는 목이란 뜻의 물넘이가 변한 말이다.

 등대가 있는 산의 이름 수월산(水越山)도 무너미의 의미에서 유래되었다. 다리를 건너고 해수욕장을 지나서 무너미 목까지 도달하기에만 1시간 남짓 걸리기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은 무너미 목까지 이어주는 나룻배를 타고 찾는 사람도 많다.   

아들을 낳게 해준다는 X바위 전설
무너미 목에서 남쪽 바다를 바라보면 거대한 돌기둥이 서 있는데 문필봉, 선바위, X바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진다.

젊잖게 붓을 닮아 문필봉이요 우람하게 서있다 하여 선바위, 남자성기 이름 그대로 X바위 등으로 불려진다. 멀리 서도 마을에서도 우뚝 서 있는 이 바위의 기운을 받아 아들을 많이 낳는다고 예로부터 전해져 왔다.

무너미 목을 지나서 만나는 등대가는 길은 동백나무 숲으로 이루어져 긴 터널을 형성한다. 자갈길, 흙길, 잔디밭길로 삼등분된 산책로가 아름답게 이어져 있고 울창한 동백나무 숲과 갖가지 야생화들이 어우러져 뛰어난 경치를 뽐낸다. 등대로 이어지는 길은 좁은 오솔길이다.

한발 만 잘못 딛어도 수백 길 낭떠러지 바닷물로 떨어질 것 같은 바위 절벽이 오른쪽으로 등대에 다다를 때까지 이어진다. 벼랑으로 이어지는 길은 오금이 저리게 아찔하면서도 신비스럽고 아름답다.

동양 최대이자 국내 최초의 거문도 등대 
1905년 4월12일에 세워진 거문도 등대는 동양 최대이자 국내 최초의 등대이다. 등대는 인근 해상을 항해하는 선박의 위치와 항로 결정, 위험물과 장애물에 대한 경고는 물론, 좁은 수로 또는 항로의 한계 등을 알려주고 육지의 원근, 소재, 위험 장소를 알리거나 입항 선박에게 항구 위치를 알려 주는 항로 표지의 일종이다.

남해안은 많은 어선이 고기잡이를 하기 위해서 왕래하는데, 날씨가 흐린 날이나 야간에 뱃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중요어장인 거문도에 거문도등대를 설치하게 되었던 것이다.

등대의 규모는 33m의  백색 육각형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되어 있으며, 등탑의 높이가 6.4m이며 흰색 원통형으로, 벽돌과 콘크리트가 혼합된 구조물이다. 1929년 3월 23일 55,000촉광의 빛을 발하였으며, 1934년 4월 6일 등질을 섬백광으로 바꾸어 강섬광 91,000촉광, 약섬광 55,000촉광의 빛을 발하도록 하였다.

1945년 8월 15일 광복과 더불어 업무를 중단하였다가, 1947년 2월 1일 석유 백열등으로 등대 업무를 다시 시작했고, 1951년 4월 8일 섬백광을 매 15초 마다 1섬광씩 발하기 시작했다.

거문도등대에 설치되어 있는 광파 표지 기종은 3등 대형(120V-100V)으로서 등질은 섬백광이며 15초에 1섬광씩 빛을 발한다. 등대에 접근하는 배가 등대 빛을 감지하기 시작하는 거리인 광달거리는 지리적으로 24마일(44㎞), 광학적으로 38마일(70㎞), 명목적으로 23마일(42㎞)에 달한다고 한다. 음파 표지는 공기 압축기, 즉 에어사이렌으로서 취명 주기는 매 50초에 1회 취명(취명 5초, 정명 45초)하며 음달 거리는 6마일(11㎞)이다.

 2006년 8월에는 거문도등대 종합정비공사로 시설물을 새롭게 신축하였다. 새로 신축한 등탑 최상층부에는 기존 등탑에 설치되어 있었던 회전식 3등 대형 등명기를 옮겨 설치함으로써 선박 안전 항해에 기여하고 있다.

펜션형 숙소 개방…등대 체험 인기 

등탑에는 거문도와 백도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등대 절벽 끝에는 관광객들이 바다 경치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관백정이란 이름의 정자를 설치하였다.

종합정비공사 이후에는 등대체험이 가능하도록 펜션형의 숙소를 개방하였다. 관광객들에게 제공되는 원룸 형식의 숙소에는 식기류, 조리 기구, 싱크대, 침구류 등이 구비되어 있으며, 등대를 관리하는 사람은 소장 1명, 직원 2명 등 총 3명이 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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