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밤바다를 운항중인 '거북선호'

월요일 10시 반.  승선 시간이 다가올수록 선착장은 가족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두 딸과 함께 처음 여수를 찾은 청주의 한 가족은 "어제 도착해서 아쿠아플라넷을 관람했다"면서 "추울까봐 좀 걱정이 되긴 하지만 가기 전에 거북선호를 꼭 타보고 싶어 서둘러왔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탑승객 절반이 선택한 ‘야경투어’
(주)한려수도에서 운영 중인 거북선호는 426톤 규모에 총 300명까지 승선할 수 있다. 작은 무대를 갖춘 여객실, 기업들의 세미나 및 영화 상영을 위한 영상관, 2층 전망대, VIP실, 기념품판매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추운 날씨임에도 내부 여객실이나 영상관, VIP실 등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 겨울에도 이용객은 꾸준한 편이다.
한려수도는 현재 야경투어, 향일암, 한려해상투어 등 다양한 코스를 개발하여 운항 중이다.
그 중 백미는 바로 야경투어. '여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밤바다'다. 색색의 불빛으로 수놓인 여수 밤바다의 낭만적 정취는 추위도 잊게 한다. 화려한 조명을 두르고 항해하는 거북선호는 그 야경에 정점을 찍는 듯 하다. 작년 한 해 13만명이 거북선호에 올랐다. 그 중 6만명이 선택한 코스가 바로 야경투어인 것.
 이 코스는 오동도 음악분수대 앞에서 출발해 남해 앞바다와 이순신 광장, 돌산대교로 이어진다. 고객 취향에 맞춰 다양한 선내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해 고객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모세의 기적' 코스 특별 운항
오는 3월 1~3일에는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한 사도 코스도 운항한다. 해마다 음력 2월이면 7개의 섬이 'ㄷ'자로 이루어지는 바닷물의 갈라짐 현상이 나타나는 것. 1년 중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이 때에는 바다가 갈라져 드러난 갯벌에서 낙지와 해삼, 개불, 고둥 등을 원하는 만큼 주울 수 있다.
'바다 한 가운데 모래로 쌓은 섬 같다'고 해서 '사도'라 불리는 이 곳은 해양수산청이 선정한 '여수 해양관광 8경'에 꼽히기도 한다.

오후 1시 돌산대교 선착장에서 출발해 사도 도착 후 약 1시간 반의 자유 관광을 즐기고 5시 40분 돌아오는 코스로, 여수 시민은 5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임규성 (주)한려수도 이사는 "작년에는 이 기적을 보기 위해 서울에서 새벽부터 KTX를 타고 내려와서 사도에 들어갔다가 그날 저녁 다시 서울로 돌아간 고객들도 적지 않다. 농어촌 어르신들이 단체로 와서 갯벌을 휩쓸고 가기도 했다. 1년에 단 한 번 볼 수 있는 특별한 광경인 만큼 절대 놓쳐선 안 될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편 임 이사는 "거북선호는 여수 사람들의 자랑거리인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이미 지나간 '역사'가 아니라 지금도 실재하는 '현실'로 만들어 준다. 단순한 관광 상품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학생들을 적극 유치하여 진남관이나 선소 등의 교육적 답사지와 연계된 '수학여행 관광 상품'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거북선호

▲ 거북선호를 관람하는 관광객

성지영 기자  isop0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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