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에서 왔어요. 오래 전부터 캠핑카를 갖고 있다 보니 캠핑장 있는 지역을 위주로 여행하게 돼요. 여수 밤바다랑 금오도가 유명해서 와 보고 싶었는데 그간 기회가 없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여수에도 캠핑장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꼭 한 번 가보리라 마음 먹었지요. 오길 너무 잘한 것 같아요!"

지난 해만 2만여명 '북적'

설 연휴 첫날 여수시 굴전 여가캠핑장에서 만난 한 부부가 직접 만든 오디막걸리를 건네며 들뜬 목소리로 얘기했다. 캠핑 붐이 일기 전부터 일찍이 캠핑카를 몰고 전국을 누볐다는 그는 "캠핑장 대부분이 개인 소유여서 시설이 낙후돼 있거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곳이 많다.

반면 이곳 캠핑장은 온수가 나오는 공동 취사장과 샤워실, 세면장과 세탁실까지 캠핑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완비돼 있다. 관리도 잘 이뤄지고 있어 무척 만족스럽다"고 호평했다.  

여수시 굴전 여가캠핑장은 '2012 여수세계박람회'에 맞춰 시에서 폐교인 굴전초등학교 부지를 매입하고 캠핑장과 탐방로, 세미나실과 숙박시설을 완비하여 개장한 곳.

 현재 펜션 4개동과 캐라반 10개동, 전기 및 수도 관계시설을 갖춘 캠핑카형 6곳, 텐트를 칠 수 있는 캠핑대·중형 총 22곳을 갖추고 있다. 개장 당시, '여수세계박람회' 관광객들의 대체숙박시설로 큰 인기를 모았고, 작년 한 해에만 입소문을 듣고 온 2만여명이 굴전 여가캠핑장을 찾았다.

보통 '캠핑'이라고 하면 여름 한 철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최근, 캠핑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북적이는 여름보다 고즈넉한 겨울 캠핑을 더 즐기는 캠핑 마니아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비교적 따뜻하고 다도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굴전 여가캠핑장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

제 철 만난 굴 구이로 일석이조
이 외에 겨울철 이용객들이 놓쳐서는 안 될 한 가지 팁이 있다. '굴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 캠핑장 주위는 거대한 굴 양식장이라 할 만 하다.

겨울이 제철인, 바다의 우유 '굴'을 저렴한 가격에 구이든 찜이든 삼합이든 종류별로 마음껏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여가(餘暇)'를 즐기기 위해 꼭 먼 곳을 찾을 필요는 없다. 지난 해 불경기에 지친 여수 시민 4500여명도 이 곳 캠핑장에서 짧고 가벼운 여가를 즐기며 심적 피로를 씻었다.

최근 캐라반에서 하루를 보냈다는 돌산읍 우두리의 변재의 씨는 "어릴 적부터 캐라반에 대한 동경이 있지만 직접 체험해 볼 기회는 없었다"며 "가까운 곳에 캠핑장이 생겨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굴전 캠핑장 풍경

성지영 기자  isop0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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