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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다문화가족 현황 및 과제다문화가족 2200명 시대, 이해와 배려 없이 사회통합 어려워…

   
▲ 우리나라 대표적인 춤시위인 '부채춤'을 추는 다문화 여성들
2013년 1월 1일 기준, 여수시 거주 결혼이민자가 1100여명을 넘어섰다. 그 증가세가 많이 둔화됐다고는 하나 지난해에 비해 50여명이 늘어난 수치. 이들의 자녀만도 1142명으로 집계됐다. 다문화가족이 우리네 삶으로 들어온 지도 벌써 10년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이미 우리네 가족 또는 이웃이 된 다문화가정들은 우리 곁에서 정말 안녕한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2005년 중앙부처의 주관 아래 농촌지도소(現 농업기술센터)가 '농촌 총각 성혼 돕기' 사업을 진행하며 급속히 파급된 국제결혼이 10년째를 맞고 있다.

그간 일부 국제결혼중개업체들의 무분별한 알선으로 가정 내의 문화 이해 부족과 언어 장벽 등 많은 문제가 양산됐다. 그럼에도 불구, 국제결혼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우리네 삶의 일부가 된 다문화가족들의 실상은 어떨까?

지난해 1월 기준으로 여수시 거주 결혼이민자는 남성 36명, 여성 1071명으로 총 1107명을 기록했다. 일본과 베트남, 필리핀 국적의 결혼이민자를 중심으로 2012년 1056명보다 51명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로 농촌 지역에 많이 거주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읍·면권에 297명이 거주하며 그 외 800여명은 쌍봉동과 여천동을 비롯한 시내권에 살고 있다.

최근 다문화가족들도 분가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아지는 것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민·관 합동으로 다문화가족 지원
현재 여수시 내 다문화가족을 위한 지원시설은 약 5개소. 시에서 운영하는 여수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와 사회복지법인 여수다문화복지원(이하 복지원), 다문화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설립한 비영리단체 이주여성들을 위한 희망의 샘(이하 희망의 샘)이 대표적이다.

그 외 YWCA에서 운영하는 여성인력지원센터 내에서 다문화여성의 문화 적응 교육을 진행 중이며 청해다문화센터에서는 다문화가족 아이들을 위한 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원센터는 지난 해 10월 신기동에 외국인주민지원센터와 함께 둥지를 튼 후, 다방면으로 다문화가족 돕기에 나서고 있다.

최종균 지원센터 팀장은 "우리 센터는 한국어교육은 물론, 가족통합교육, 상담, 다문화이해교육, 통·번역서비스, 취업소양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특히 지역이 도시와 농·어촌, 산단, 도서지역으로 분산되어 있다 보니 결혼이주민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수강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지리적인 접근성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작은 다문화학교를 개설, 다문화여성과 그 자녀를 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작은 다문화학교는 율촌, 소라, 돌산, 성산, 화양면의 출장소와 주민자치센터, 도서관 등지에서 운영 중이며 조만간 남면과 개도, 월호리 거주자를 위한 가정방문도 실시할 계획이다.

'다문화여성들의 친정집'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복지원에서는 0~5단계의 수준별 한국어 교육과 자격증을 위한 토픽 과정, 한국사, 생활 요리 및 과학 수업까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수강생들의 편의를 위해 복지원 내에서 무료로 점심도 제공한다.
희망의 샘에서는 선배 다문화여성들이 이제 막 정착한 후배 다문화여성들에게 자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다른 기관에서는 대부분 한국인 강사들이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이제 막 한국에 온 다문화여성들로서는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기 마련.

실제로 한 다문화여성은 "알아듣지도 못하는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니 몇 달 동안 강의실에 앉아만 있었을 뿐, 거의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투자된 예산만큼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초급반만이라도 나라별 원어민 강사를 채용해 '알아들을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취업·가족통합교육이 화두
최근 들어 다문화가족 지원 양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다문화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및 요리교육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문적인 취업교육과 시부모를 포함한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가족통합교육으로 바뀌고 있는 것.

정인숙 지원센터 주무관은 "다문화여성 대부분은 가족의 경제적인 필요에 의해 국제결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 와 보면 이 곳 경제상황도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아 불화가 생기는 것이다.

돈은 필요하지만 가정주부이자 엄마라는 점 때문에 일을 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또 다문화여성들은 남편과 10살 이상 나이 차이가 벌어져 대화가 단절되는 경우가 흔하다.

갈수록 아이들은 커 가고 남편의 벌이는 시원찮다보니, 결국 다문화여성이 가족 부양의 주체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다문화여성들에게 일시적인 도움보다 전문적인 취업교육을 제공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지원센터에서는 경제적 자립을 위한 기본교육으로 운전면허를 딸 수 있도록 자국어 문제지와 설명서를 제공하고 전문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내로 센터 1층에 카페를 개설해 그들이 직접 운영토록 할 방침이다.
희망의 샘에서도 다문화여성 가운데 수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재원을 골라 일반 시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본어, 중국어, 영어 어학원을 개설했다. 또 각종 서식 통·번역과 관광통역 가이드로도 활동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들을 위한 전문적인 취업교육은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가족통합교육의 필요성도 점차 강조되고 있다.

'손바닥도 부딪혀야 소리가 난다'는 속담이 있다. 다문화가정 내 불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대방 문화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원센터에서는 지난해 11월 '다문화가족 아버지교육'을 개최했다. 당시 약 1000여명이 참석했고 참석자들간의 자조모임도 만들어지는 등 큰 호응을 얻으면서 센터 측은 매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문화가족 아이들 위한 맞춤교육 시급
다문화가족의 아이들에 대한 교육 및 지원도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2013년 기준, 여수시 내 외국인주민자녀는 1142명으로 집계됐으며 향후 2~3년 안에 점차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한 학교에 한두 명 있는 다문화가족 아이들이, 앞으로 몇 년 내에 각 반에 한 명씩 또는 그 이상씩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친구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지 않고 올바른 인격과 자아를 형성해나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최근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속속 개설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지원센터는 12세 이하의 다문화가족 자녀를 대상으로 언어발달지원사업을 실시 중이다.

이 사업은 평가도구를 사용하여 언어발달 평가와 어휘, 구문, 이야기하기, 읽기, 대화 촉진을 위한 언어교육, 자녀의 언어지원을 위한 부모 및 담임선생님과의 상담교육으로 구성된다.

희망의 샘에서도 높은 학원비 때문에 학원을 다닐 수 없는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멀티토요교실을 운영해 중국어와 영어, 일본어, 바이올린과 구연동화 등을 가르치고 있다.
전라남도학생교육문화회관은 4년 째 '도서관다문화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공감 소통, 코리아'라는 주제의 이 서비스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 일반가정 어린이들이 함께 프로그램을 체험하도록 구성, 문화 소통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국제결혼중개업체 관리·감독 강화돼야
한편 일부 다문화여성들은 한국어 교육에 참여하고 싶어도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되는 경우가 있다. 자국인들끼리 모여서 서로 시댁 형편을 비교하다 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기초적인 한국어 교육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는 '의사소통 불가'라는 더 큰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고립될 경우 다문화여성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은 결혼을 주선해 준 국제결혼중개업체뿐. 이들 업체의 책임감 있는 중개 알선뿐 아니라 사후 관리도 요구되는 이유다.

현재 여수시에 등록된 국제결혼중개업체는 노블결혼정보, 인터웨딩 미례결혼정보, 웨드, 결혼정보 원앙, (주)프라자, 천생연분, 결혼정보길 클럽까지 총 7개. 그 중 대부분의 업체는 바쁘다는 이유로 취재를 꺼렸고 해줄 이야기가 없다고 딱 잘라 거절하기도 했다.

한 업체는 결혼중개업체가 아닌 여행사로 114에 등록돼 있어 전화번호조차 찾기 힘들었다.

바쁘다거나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이들 업체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다문화가정의 손을 얼마나 친절하게 잡아줄 지 의문스러운 상황이었다.

취재에 응한 업체는 인터웨딩 미례결혼정보와 결혼정보길클럽으로 단 두 군데였다. 이들 업체는 "지방의 특성 상 평판이 생명"이라며, "성혼 부부들과는 가족같이 지내면서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한다. 특히 결혼 초기 언어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24시간 통역을 대기시켜놓는다"고 강조했다.

다문화가족에게는 '첫 단추'와 같은 국제결혼중개업체와의 만남. 이들의 마인드와 방식에 따라 다문화여성도, 한국 가족들도 서로를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그리고 그들의 삶 자체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

국제결혼중개업체를 일반 사업체보다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로 평가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이들 업체는 보증보험 가입 여부와 자본금 1억원 이상 상시 예치 등의 금전적인 부분 외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간단한 교육과정만 이수하면 된다.

처음 등록 이후에는 시에서 1년에 두 번 대외적인 부분의 결함이 없는지만 점검하게 돼 있다. 시는 다문화가족 지원뿐 아니라, 이들 업체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 감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결국은 이해, 그리고 배려
취재 중 만난 한 다문화여성은 "많은 사람들이 다문화가정의 불화 이유로 언어 또는 돈 문제를 꼽는다"며 "그러나 이 두 가지 문제가 본질적인 요인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언어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 어느 정도 해결되고, 돈 문제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더 중요하다는 것. 그는 "다문화여성이 친정에 보낼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먼저 화부터 버럭 내지 말고 현재 경제 상황을 솔직히 말해주면서 약간의 성의 표시만 해도 충분하다.

처음부터 사랑이 생기진 않아도 그렇게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정이 들고 한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은 오해도 이해와 배려가 없으면 큰 문제로 비화되고, 정작 큰 문제도 이해와 배려를 만날 때 쉽게 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문화가족 10년차에 접어드는 이 시점에 얻은 결론은, 결국 이해 그리고 배려였다.

 

   
▲ 2013년 여수시 다문화가족 결혼이민자 현황

성지영 기자  isop0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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