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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돌산읍 신기항 관리실태 고발입구부터 쓰레기더미…화장실 없어 이용객들 민가 침입

   
 주말을 맞아 관광차량들이 줄지어 신기항으로 향하고 있다
여수시가 꽃피는 춘삼월을 맞아 관광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선 가운데 아름다운 금오도 비렁길의 길목, 돌산읍 신기항의 허술한 관리 실태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신기항을 찾은 황 모씨. 꽤 오랜 시간 꼬불꼬불한 길을 달려 드디어 신기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초입부터 섬 나들이에 나선 관광객들과 낚시꾼들의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저 멀리 돌산-화태간 연육교 가설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초입의 현장사무소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쓰레기더미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각종 비닐부터 생활 쓰레기까지 한데 뒤섞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그 건 아무 것도 아니었다. 더 큰 문제는 아랫배가 살살 아프면서 시작됐다. 매표소에 겨우 하나 있는 화장실로, 몰려오는 관광객들의 필요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을 입구의 널찍한 공간에 신축 건물 한 동이 있었지만 내부는 아직 텅 빈 채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 근처 낚시가게로 향했다. 가게 앞에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화장실 문의 X, 매표소는 앞쪽 50m'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말도 못 붙여보고 돌아서야 했다. 시골 인심이 꽤나 삭막하단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근처의 마을회관이 눈에 띄었다. 바깥 화장실은 물이 얼어 버렸는지 오물로 가득했다.

내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지 어르신들에게 여쭈었더니 손 사레부터 쳤다.

한 어르신은 "볼 일 좀 보겠다는 타지 사람들만 하루에도 수십 명씩 들락날락하는데 아주 진저리가 난다"고 타박을 줬다.

섬 여행에 대한 부푼 기대가 배를 타기도 전에 깊은 한숨으로 바뀌는 찰나였다.

작년 한 해에만 약 18만명이 찾은 금오도 비렁길의 길목 '돌산읍 신기항'의 허술한 관리 실태가 아쉬움을 넘어 우려를 낳고 있다. 

   
 신기마을 초입에 한 데 얽혀 있는 영농폐기물과 생활쓰레기.
현장 파악 없이 책임 떠넘기에 급급
신기마을 초입의 쓰레기더미 사이에 ‘이 곳은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 아닙니다’라는 여수시 도시미화과의 안내문이 위태롭게 서 있다.

담당과 전화번호까지 적혀 있지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 했다.

인근 주택에 사는 한 주민은 "처음에 누가 먼저 쓰레기를 버렸는지는 모르지만 이후 너도 나도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한 번도 시나 읍에서 나와 단속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강정원 돌산읍장은 "아마도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그곳에 쌓아둔 것으로 보인다. 해양쓰레기는 어업생산과 담당으로 우리 관할이 아니다. 다만 주민들이 생활 쓰레기를 투기하는 것은 확인 후 시정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신기항을 방문한다는 어업생산과 담당자는 "보통 해안가 쓰레기는 수거 후 왕겨마대에 넣어서 모아 두는데 신기항은 조류와 바람의 영향으로 쓰레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지역"이라며 "확인 결과 신기항 입구의 쓰레기는 폐비닐을 비롯한 영농폐기물이었다"고 정확히 설명했다. 그리고 친절하게 담당과인 도시미화과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취재 전까지 여러 번 그 쓰레기더미를 봤고 혹여 해안가 쓰레기가 아닌지 확인도 했다는 그가 왜 직접 도시미화과에 전화를 걸어 시정 조치하도록 할 생각은 하지 못했는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차주현 도시미화과 주무관은 "일반적으로 영농폐기물은 마을 집하장에 모아 놓았다가 일정 양이 되면 수거해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신기마을의 경우 별도의 집하장이 없어 그렇게 방치돼 있는 것 같다. 읍사무소와 협조하여 빠른 시일 내에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는 곳에 집하장을 만들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18만 이용객에 화장실 한 칸?
금오도와 화태도, 안도, 연도 등 여수 대표 섬들의 길목으로 도서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까지 작년 한 해만 약 18만명이 찾은 신기항. 그런데 현재 신기항에서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매표소 내의 간이 화장실 한 칸이 전부다. 한 주민은 "관광버스라도 한 대 들어오면 사람들이 화장실을 찾아 이리 뛰고 저리 뛴다.

그러다 급하면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볼 일을 보기도 한다. 관광객들이야 한 번 오면 그 뿐이지만 우리 주민들로서는 매일 매일이 그런 일의 연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해운사인 한림해운 측은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8면의 수세식 화장실을 갖춘 새로운 터미널을 마을 입구에 신설했다"고 밝혔다.

김대성 섬자원개발과 주무관은 "원칙적으로 시는 어항의 선착장이나 방파제와 같은 제반시설을 건설하고 관리할 뿐 편의시설은 해운사가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관광객 편의 증진이라는 공통 목표를 위해 한림해운에 새로운 터미널 부지를 제공했고 이를 개방하면 어느 정도 불편이 해소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락철을 맞아 배 시간에 관광버스 몇 대만 들어와도 신기항 인근에는 백여 명이 넘는 관광객이 운집하게 된다.

신축 터미널 화장실을 개방한다 해도 이러한 이용객의 수요를 채울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리고 우리 여수를 찾은 관광객을 위한 편의 시설을, 단지 선착장 근처라는 이유로 해운사에만 맡기는 게 능사인지 궁금해진다. 

 

   
 한림해운에서 이전하려는 마을 입구의 새로운 선착장 부지. 넓은 주차장과 우측으로 신축 터미널 건물이 보인다.

성지영 기자  isop0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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