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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천택지개발사업과 오충사 충신의 통곡

최근에 개발의 트렌드는 가급적으로 인위적 또는 인공적인 시설물을 배제하고 자연친화적으로 꾸미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그런데 블루토피아가 시행하고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웅천택지개발사업은 70, 80년대의 개발독재를 연상시킬 정도로 마구잡이로 땅을 파헤치고 성토하는 등 바둑판모양으로 개발하고 있다. 옹천택지개발을 추진하는 사업자는 온갖 감언이설로 한국판 ‘비버리힐즈’로 개발하겠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개발방향은 천박하기 그지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웅천동 웅동 마을에 있던 오충사(五忠祠) 주변을 택지개발하는 과정에서 외부에서 흙을 반입해 4~5m 가량 성토한 것이다.

오충사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을 따라 종군하다가 전사한 정철(중절공) 정춘(충의공) 정인(충숙공) 정대수(충정공) 등 4위의 충신과 이순신 장군을 모셔놓은 사당이다. 이들 선열들은 이순신 장군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순천도호부 관내 고음천(현 여수시 웅천동)에 집성촌을 이루고 살던 창원정씨 후손들은 1593년 5월부터 1597년 4월 초까지 이충무공의 모친인 변씨 부인과 그 일가 친족들을 돌봐주었을 뿐만 아니라 정철과 정춘, 정인, 정대수 등은 임진왜란 초부터 충무공 휘하에 자진 종군해 의병활동을 전개, 큰 전공을 세운 공신들이다. 당시 정철은 수문장으로, 정춘은 판관으로, 정대수는 부장 신분으로 모두 1등 공신에 올랐다. 또한 정인의 경우, 역시 부장으로 2등 공신에 등재됐다. 이들 '정씨 4명의 충신'을 모셔놓은 곳으로 사충사로 지었다가 후세에 이순신 장군을 추가하여 오충사로 바뀐 것이다.

웅천택지개발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현재 도로에서 오충사를 볼 경우 지붕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동쪽과 서쪽에서 보면 4~5m 흙을 북돋우면서 오충사가 움푹 파인 곳에 갇혀버린 형국이다. 게다가 앞으로 오충사 앞에 종합병원과 상가, 주차장이 들어서면 오충사의 본래 모습은 사라져버리게 된다.

택지개발 이전의 모습은 고락산 산자락에 건축된 오충사를 기점으로 마을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 웅천택지개발과정에서 소중한 역사적인 유물의 가치는 아무렇게나 팽개쳐버리고 바둑판 모양으로 땅을 깎고 성토한 것이다.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안 압해정씨 문중들이 집단민원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웅천택지개발이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웅천지역을 살펴보면 다른 지역의 개발양상과 닮았다. 현재 웅천해변에 지어진 아파트도 성냥갑모양 일색이다.

바다와 접한 아파트 소유자들은 경관 때문에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지만 다른 동들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최소한 부산 광안리 또는 해운대에 들어서는 명품 아파트를 건설할 수는 없는가?

예를 들면 오충사 전면은 자연그대로를 살려 친환경적인 역사공원으로 꾸민다면 관광객들도 자연스럽게 모여들 것이다. 굳이 오충사 앞에 병원 또는 상가를 배치할 필요가 있을까?

만약 오충사 앞에 건물이 들어선다면 앞뒤가 막혀 있어 동풍이 안 되고 미세먼지와 습기가 차서 목조건물의 수명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다.

웅천택지개발과정에서 잘못된 것은 비단 오충사 문제만이 아니다. 요트계류장을 만든 과정에서도 한심한 설계 오류와 시공으로 무용지물로 만들었던  전례가 있다.

따라서 시행사는 더 이상 오충사의 주변 환경을 고려하여 3m 미만으로 성토를 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오충사 앞에 상가와 병원을 짓는 것을 백지화하고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친환경 택지개발을 해주길 기대하는 바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오충사의 역사적 가치를 고려하여 종친회에서 요구하는 바대로 신축 또는 개축을 해줘야 한다. 개축하려고 해도 비용이 4억 8천만원이며 신축할 경우 9억 8천만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은 오충사의 역사적 가치를 훼손하는 택지개발은 당장 그만둬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시행사는 두고두고 충신들의 통곡을 듣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여수신문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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