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시작은 순탄치 않았지만 최근 성장세가 돋보인다.
몇 년 전, 한 소규모 장애인단체의 사무국장으로 나무현판을 만들며 사회적기업 인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인증에 실패하면서 갑자기 폐업하게 됐다. 졸지에 장애인 3명과 함께 실업자가 됐다.

그런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한 독지가가 정리하려던 나무현판 사업장을 우리에게 기증했다. 그렇게 2011년 12월, 컴퓨터 한 대와 함께 100만원짜리 주식회사를 설립한 것이 가온누리의 시작이었다.

처음 6개월간은 급여도 없었지만, 당시 우리에게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다가온 기적 같은 기회였고 다 함께 즐겁게 일했다.

그러던 차에 2012년 5월 드디어 예비사회적기업에 지정됐고 작년 9월에는 정식 인증을 받았다.

여수시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2012년 2억9000만원, 2013년에는 4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직원들도 22명으로 크게 늘어났고 최근에는 미평동에 약 70평 규모의 생산공장을 임대, 생산에 전문성을 기할 수 있게 됐다.

Q. 실력으로 승부하는 걸로 유명한데.
3년 이상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나무현판에 한해서는 누구 못지않게 잘 만든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제품도 보지 않고, 장애인이 만들어 봤자 얼마나 잘 만들겠냐며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정상인에 비해 열정이나 기술이 뒤떨어지는 건 아니라는 걸, 그리고 사회적기업도 일반기업 못지않게 훌륭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말이다. 그래서 가시적인 기술 성과를 내기 위해 더 노력했다.

약 6개월 만에 ISO9001 인증, 산업디자인전문회사 등록, 조달청관급자재(안내판)공급업체 등록 등의 굵직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직원 모두가 자부심을 가지고 한 마음으로 일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Q. 사업적 한계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고
그렇다. 나무현판은 대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인건비와 시간이 든다. 사업 초기에는 그런 부분이 가온누리의 경쟁력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직원이 늘어나고 어느 정도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한계에 부딪혔다.

예를 들어, 수목표찰을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전부 수작업이다 보니 크던 작던 최소 3일의 시간이 소요됐다. 한 달 내내 쉼 없이 일해도 생산해낼 수 있는 양에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이는 수익성의 한계로 이어졌다. 그래서 최근 수목표찰을 디자인한 뒤 레이저 기계로 시공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20분이면 레이저 가공이 끝나고 채색을 해도 30분이면 완성되더라. 이 방법을 통해 기존 약 3~4만원이었던 단가를 1만원까지 낮췄고 일일 생산수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Q. 올해 가장 주력할 부분은?
지속적으로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다. 나무현판을 주력으로 하되, 전문 기계 장비 도입을 통해 생산비용과 시간을 최대한 낮추고 생활 인테리어 제품, 가구, 생활소품 등 나무를 소재로 한 모든 분야로 사업을 확대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설 디자인 연구소를 개소, 전문 인력을 충원하여 신제품만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하게 할 것이다.

새로운 판로 개척도 올해 주력할 부분이다. 최근, 방치돼있던 쇼핑몰에 전담인력을 배치해봤는데 고객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이 외에도 홍보물 발송이나 산단 입주 기업을 위한 맞춤형 제품 개발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에는 원가 절감을 위해 나무 건조장과 생산 공장, 공방, 디자인 연구소, 사무실까지 모두 갖춘 표준 사업장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다.

성지영 기자  isop0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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