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전 8시 55분에 구조신호를 보냈던 청해진해운의 ‘세월호’가 침몰한 지 8일이 지났지만 대한민국에 사는 모든 국민들이 숨을 쉬는 것, 먹는 것, 자는 것조차도 죄스러움을 느낄 정도로 참담함을 안겨줬다.
476명이 승선해 174명이 구조되고 나머지 실종 또는 사망자가 302명이나 발생하는 사상 최악의 해난 사고였다. 가장 안타까운 사실은 안산 단원고 325명의 학생과 교사 14명 등 모두 339명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세월호에 탑승했다가 78명만 구조되었을 뿐 261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는 대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학생을 둔 학부모는 물론 대한민국의 국민들 모두가 며칠 째 가슴이 먹먹해지는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 만든 것은 세월호의 승무원들이 저만 살기위해 승객을 사지로 내몰았다는 사실이다.
세월호가 차츰 물속에 잠기고 있는데도 승객들에게 “선실에서 안전하게 있으라”고 방송안내만 계속 하게 해놓고 선장과 항해사 등은 버젓이 도주한 사실이 밝혀졌을 때 우리 모두는 더 이상 할말을 잃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물살이 거센 맹골수도에서 청해진 해운에 입사한 지 5개월도 채 안 된 3등 항해사가 처음 항해를 한 사실과 42개 구명정 중 40개가 자동으로 펴지지 않았다는 사실에서는 기가 막힐 뿐이다.
이밖에 과적차량을 탑재해놓고도 상부에 대충 보고했어도 관행으로 묵인되었고 감독을 해야 하는 해운조합은 대충 눈감아주었다.
더 한심한 것은 정부가 구조자의 숫자와 실종자, 사망자를 발표하면서도 6번째 수정했다.
사고 직후 ‘전원구조’라고 발표를 했다가 번복하는 등 수없이 오락가락한 발표를 해 국민들을 혼란하게 만들었다. 더욱더 한심한 것은 지금처럼 최첨단의 시대에 구조자의 숫자를 놓고 자꾸 수정한 배경에 대해 묻자 안전행정부의 담당자는 “여러 기관이 구조하다보니 중복 합산됐다”고 털어놓았다. 한심한 발언이다.
최소한 ‘덧셈 뺄셈도 못하느냐’는 비난을 받을 만한 소지를 안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명구조를 책임진 해양경찰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했을 때 다양한 구조방안을 모색했어야 했다.
그러나 해경은 시종일관 수동적으로 인명구조에 임했다가 실종자 가족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오징어 채낚기 선박의 동원과 바지선 투입, 민간잠수사 및 무인로봇 투입 등은 실종자들이 주장한 방안이 채택된 것이다. 이밖에도 고위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또한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번 세월호의 참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첫째, 항상 최악의 상황을 설정하고 이에 대비한 삶을 구가여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비행기와 선박, 자동차 등 편리한 교통시설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위험에 노출되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다만 무방비로 있다가 위험에 노출되면 우왕좌왕하다가 끝이 난다.
그러나 사전에 긴박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나는 어떻게 행동(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시나리오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세월호 침몰도 무방비한 상태에서 사건이 터지니까 우왕좌왕하다고 대참사로 이어졌다.
얼마든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는데, 초동대처를 잘못을 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따라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먼저 최악의 상황을 설정한 뒤 ‘나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자문자답한 뒤 나름대로의 최적의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돌발 상황이 터졌을 때 바로 응급대처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토대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아무런 생각도 없이 있다가 긴급 상황이 터지면 우왕좌왕하다가 천금같은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자연재난 또는 인적재단도 준비되어 있을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점을 항상 유념할 필요가 있다.
황상석 발행인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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