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자로 전남도를 책임지는 행정 수장이 바꿨다. 고 박태영 지사의 잔여임기를 채웠던 박준영 지사는 그 뒤 두 번의 도지사에 도전, 당선됐다. 연거푸 세 번의 도지사를 재임한 셈이다. 그는 재임 10년 동안 전남도가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원인 ‘깨끗한 물과 공기, 섬, 갯벌 등의 비교우위 자원을 활용한 친환경농축산업과 기업 유치, 신재생에너지 등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다. 이로써 전남은 녹색의 땅, 친환경 1번지로 자리매김을 했다.

또한 박준영 지사는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와 성공적 개최에 앞장을 섰으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와 같은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 전남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7월 1일 취임한 이낙연 지사는 도정의 비전을 ‘생명의 땅, 전남’으로 설정하고 본격적으로 출항하게 됐다. 도정 목표를 ‘활기, 매력, 온정’을 키워드로 내세우고 도정 운영 철학과 방식으로는 ‘소통, 공개, 배려’를, 공직자의 자세로는 ‘자존, 헌신, 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인수위원회의 활동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민선 6기는 전임 박준영 지사가 추진했던 대형프로젝트들을 줄줄이 중단하거나 유보하면서 논란을 촉발시켰다.

예컨대 그동안 막대한 재정 부담으로 떠오른 F1대회와 J프로젝트(솔라시도 기업도시), 사파리아일랜드 조성, 경정장 건설 등 민선 5기의 핵심 사업이 백지화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인수위원회가 밑그림을 그린 7대 정책과제는 광주와 전남의 상생발전을 위해 신영산강시대 상생발전정책 수립,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한 문화관광 활성화, 빛가람 혁신도시 활성화, 제2 남도학숙 건립, 무안공항 활성화, 한빛원전 안전성 확보, 광주발전연구원과 전남발전연구원 역할 제고 등이 제시됐다.

이로써 이낙연 지사의 도정정책은 특별한 프로젝트를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는 기존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를 효율화함으로써 전남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확장시키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민선 5기 때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F1대회를 중단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높다. 인수위원회는 '지속개최', '대회 중단', '2016년 개최' 등 3개 대안을 검토한 결과 '대회 중단'에 무게를 뒀다. 다만 개최여부는 이낙연 지사의 결정만 남아 있다.

그렇다면 민선 6기의 전남 미래 청사진은 무엇일까? 전임 지사가 추진했던 프로젝트를 무조건 중단하는 일만이 능사가 아닐 것이다.

예를 들면 F1 '대회 중단'을 하지 말고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 전남의 랜드마크로 건립된 것이 F1 경기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선 6기 때 F1 대회를 중단하면 하루아침에 ‘무용지물’로 전락될 수 있다. 따라서 F1 경주장에 각종 국내외 자동차 대회 유치와 자동차 튜닝산업육성 등의 신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마련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낙연 도지사는 전임자가 추진했던 프로젝트를 쉽게 결정해서는 안 될 문제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항상 전남 미래의 청사진을 수립, 대안까지 모색해야 한다. 또한 이 지사는 큰 폭의 조직개편을 통해 공직사회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을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경제부지사를 폐지하는 대신, 중앙 부처와 국회 등을 상대로 한 효율적인 활동과 도민, 도의회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정무부지사로 개편키로 했다. 또한 동부지역의 소외감을 달래주려고 동부출장소를 동부지역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책임자의 직급을 현행 4급에서 3급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앞으로 전남도정은 이낙연 도지사의 생각과 행동에 따라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전남 도민들도 그의 지도력과 역할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따라서 생명의 땅, 전남으로 자리매김해줄 것을 고대한다.

황상석  jangpopg9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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