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에 이어 박근혜정부도 해외취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가 청년들의 해외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장을 서고 있다. 이를 위해 외교부는 해외한인무역협회(OKTA)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코트라를, 고용노동부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을 통해 해외일자리 창출사업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해외취업의 창구는 코트라(KOTRA)이며 주요 해외 무역관에는 K-MOVE센터를 설립, 해외에 진출하려는 청년들에게 해외일자리를 찾아주고 있다.

필자는 지난 7월 2일부터 7월 11일까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4개국에 출장을 다녀왔다. 광주광역시가 지원하고 전남대학교 세계한상문화연구단이 위탁 수행하는 3기 장보고 거상육성프로젝트의 업무 일환으로 해외취업을 위한 현지 인턴기업을 물색하기 위해서 다녀 온 것이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부도 올해는 지난해의 10배인 1200명을 K-MOVE 스쿨을 수료, 해외취업을 시키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예산도 2013년 9억6000만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74억 원을 배정했다. ‘K-Move’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더 많은 예산을 쏟아 붓고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선발, 독려하고 있다. 방하남 고용부 장관까지 나서서 K-Move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해외취업을 하려는 현지 국가들의 상황이 녹녹치 않다는 것이다. 선진국은 물론 동남아 국가들도 외국인 노동자의 취업보다는 자국민 보호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대표적인 국가가 싱가포르이다. 지난 2012년 7월부터 해외 노동자를 고용하는 싱가포르의 고용주는 1명당 100 싱가포르 달러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불법체류 및 취업을 방지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 1명당 350만원에 달하는 고용안정채권을 매입한 뒤 출국하면 환급해준다. 게다가 2012년 9월부터 외국인 노동자의 가족초대비자의 허용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예컨대 기존에는 월 급여 2800 싱가포르 달러를 번 노동자에 한해 부양가족을 초청했으나 지금은 4000 싱가포르 달러로 대폭 인상됐다. 이현경 싱가포르 코참 회장은 “싱가포르 국회의원 84명 가운데 82명이 인민행동당(PAP) 소속으로 정권교체를 용납하지 않는 일당 독재를 하고 있다”며 “최근 야당에 대한 지지도가 40%를 육박하고 있어 여당이 자국민 보호와 불법노동자를 추방함으로써 국민의 지지도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의 외국인 노동정책은 시민권자 및 고급인력은 우대하지만 이주노동자와 단순기능 노동자는 홀대하는 등 이중적이다. 싱가포르 전체 노동인구의 30%(60만명) 정도가 외국인 노동자이며 화이트 칼러의 취업패스(EP: Employment Pass)를 얻는 노동자는 대략 9만명이다. 나머지 고용허가(WP: Work Permit)를 받은 외국인 노동자는 50만 명에 이른다. 이밖에 서비스 업종 근로자(SP: Social Pass)의 경우 싱가포르인 6명의 종업원을 고용해야 외국인 노동자 1명을 채용할 수 있는 쿼터제가 시행되고 있다. 관광 비자를 가진 외국인을 고용하면 즉시 추방되고 고용주는 벌금 20,000 싱가포르 달러 또는 30일 영업정지를 당하기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오는 8월 1일부터 광고를 내서 싱가포르인 채용공고를 낸 뒤 지원자가 없어서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했다는 증거(evidence)를 관청에 제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인력을 못 구해 가게 문을 닫는 사례도 많다.

인도네시아도 경기침체에 따른 투자위축과 외국인고용에 관한 새 규정 때문에 취업 외국인수가 3년 동안 감소세로 전환됐다. 즉 2011년 77,037명에서 2013년 68,957명으로 3년간 8000여명이 줄었다. 여기에는 인도네시아에 근무하는 외국인 직급 혹은 직책 금지 규정에 관한 새로운 법률이 제정됐다. 이에 따라 19가지 직급과 직책에 외국인이 취업할 수 없게 됐다. 이와 더불어 지난 1974년부터 민족자본을 육성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인 고용의무확대와 합작형태 의무화를 추진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을 고용할 경우 해당 분야의 장관에게 허가신청서와 외국인 고용계획서를 제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밖에 지난 1월 1일부터 인도네시아인은 물론 6개월간 취업한 외국인에게도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국민의료보험이 시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의 월 평균 의료비 지출액이 USD 70~150달러까지 증가했다.

말레이시아도 1998년 금융위기의 여파로 고용기회가 축소되어 실업률이 1998년 4.3%, 1999년 3.4%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1999년 9월까지 약 8만 명 규모의 근로자가 정리해고됐으며 이중 외국인의 비중이 11%를 차지했다. 특히 금융위기를 전후로 외국인 근로자가 약 150만 명에서 7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밖에 외국인 전문가를 채용할 경우 고용주는 계약기간 및 월 급여액수에 따라 연간 USD 53~316달러를 납부해야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결과, 세계경제 침체로 각 국가들이 자국민을 보호하고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추방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는 최근 각 국가별로 형성되고 있는 다문화사회와 역행되는 방향으로 외국인 노동자 정책이 입안, 파문을 낳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불법 노동자를 추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시대조류에 편승하고 있다.

황상석  jangpogo997@hanmail.net

<저작권자 © 여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