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여수를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확연히 줄어들면서 관광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연초부터 원유유출사고에 이어 세월호 참사, 수학여행 금지 등으로 국내관광산업이 꽁꽁 얼어붙었다. 세월호 침몰 이후 수학여행 금지 등의 조치가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의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는 지난 2012년 박람회 개최 등으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여수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붐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전 국민적인 애도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국내여행을 자제했다. 이럴 때일수록 교육부와 학교당국이 수학여행을 금지할 게 아니라 오히려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학생들 스스로 안전에 신경을 쓰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방관광업계도 활기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고 학생들에게도 안전을 최우선시하면서 의미가 있는 수학여행을 다녀왔을 것이다.

문제는 본격적인 휴가철이 닥쳤는데도 여수를 찾는 관광객들이 지난해 수준으로 복원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달부터 관광객들이 몰려왔지만 숙박하지 않고 바로 떠나는 부류가 대부분이었다. 레일바이크도 손님이 줄었다. 결정적인 것은 여수지방해양항만청이 (주) 한려수도가 운항하는 426t급 부정기 여객선 거북선호의 야간운행을 지난 4월 16일부터 중단조치 했기 때문이다. 여수항만청이 안전성을 이유로 야간운행에 제동을 걸어 여수항 주요 관광 상품이 존폐 기로에 놓여 있다.

여수항만청 측은 “이 배가 당초 정원 200명으로 지었으나, 그 후 300명으로 늘리고, 이어 지난 3월에 500명으로 늘려 안전성이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거쳐 ‘야간운항 중단’ 결정을 했다.

반면 한려수도 측은 ‘여수항 선상 야간투어’가 전국적 명성을 얻으면서 여수지역 숙박·음식업소의 활력에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에 운행재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1년동안 주·야간 승객이 12만 여명에 달하는 등 대박을 터트렸다. 뱃 머리가 거북선 모형을 하고 있는데다, 선상에서 주변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등 황홀한 풍광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 하절기 주말의 경우 여객선 승선티켓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그런데 올해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거북선 유람선 야간 운행 중지로 저녁시간에 볼거리가 없어 대부분 관광객들이 체류하지 않고 그냥 떠났고 있다. 이에 따라 호텔과 숙박업소 등은 손님을 확보하지 못해 울상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24일 주철현 여수시장과 심장섭 여수상공회의소 등 여수 기관장들이 청와대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장기적으로 관광객들이 여수를 찾지 않는 것은 주철현 여수시장이 당선된 후 국제해양관광도시를 추구하는 관광정책이 퇴색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그는 여론조사를 통해 민선 6기 시정구호를 ‘아름다운 여수, 행복한 시민’으로 정했다. 시정구호와 비전, 시정지표는 주철현 여수시장이 임기 4년 동안 추진할 핵심공약을 상징한다. ‘아름다운 여수’는 외형적 개발의지를, ‘행복한 시민’은 내부적 지향목표를 담고 있다고 여수시는 설명했다. 그런데 ‘아름다운 여수’는 구체적인 비전 및 방향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 왜냐하면 ‘여수’라는 브랜드에 이미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 게다가 여수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이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이미지는 대내외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아름답다’고 해서 관광객을 몰려올 요소는 아니다. 최소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아름다움’이어야 하는데, 여수의 관광 자원은 뭔가 부족함이 있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정책이고 비전이다.

주철현 시장도 도시기본계획의 핵심으로 ‘국제 해양 관광의 중심, 여수’이며 중장기종합발전계획의 목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목표가 시정구호 또는 비전제시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제해양관광’을 지향하는 슬로건이 빠졌다면 이미 관광객 유치정책은 포기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여수를 찾는 관광객 수가 1000만명이 넘었다며 대내외에 과시를 했다. 산정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시하는 기준에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이 수치가 인정됐다. 그러나 말이 1000만명이 찾아왔다는 것은 그만큼 여수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휴양지’ 또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로 각인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여수는 박람회 개최를 통해 그동안 부족했던 숙박 및 놀이시설 등이 대폭 확충됐다. 볼거리는 물론 먹거리도 풍부해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골프장도 디오션CC, 경도CC, 시티파크 CC 등에서 매일 400팀 1600명이 골프를 할 수 있다. 이처럼 여수는 체류형 관광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됐다. 이제 여수시는 이런 인프라를 활용,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올 수 있도록 인센티브 지원 등의 유인책을 강구해야 한다.

황상석  jangpogo9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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