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로버트 김 애끓는 목소리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건 로버트 김에게 우리는 너무도 외면해 왔다고 온천하에 호소하고 싶다. 우리 정부는 국민이 필요할 때만 이용하고 거북하면 외면하거나 무관심한다면 누가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열심히 일하겠는가.
1. 유태계 미국인 조너선 폴라드(48). 미 해군 정보국 정보분석가였던 폴라드는 이스라엘에 군사기밀 천여 건을 넘겨주고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무기징역에 처하였다. 폴라드는 와이밀즈 협정에 의해 사면이 고려되기도 했으나 2001년 2월 20일 빌 클린턴 대통령 퇴임 직전에 사면이 보류되었다. 와이밀즈 협정이란 미국 중재 하에 1998년 10월 22일 맺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미국간의 3자협정으로 이 과정에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수상은 서명조건으로 폴라드 사면을 클린턴 대통령에게 강력히 요구하여 두 시간을 끈 협상 끝에 양보언질을 받았다. 또한 재미 유태인들은 힐러리 여사의 선거운동본부 밖에서 폴라드 석방을 위한 시위를 벌이며 압력수위를 높이는 등 거국적으로 다각적인 석방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 대만계 미국인 핵과학자 리원허(李文和, 60). 미국 정부는 2000년 10월 10일 리원허가 뉴멕시코주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에 재직할 당시 핵무기 비밀자료를 컴퓨터에 저장한 뒤 연구소에서 가져가는 등 보안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1999년 12월 9일 FBI에 체포되어 앨버커키로 이송 기소되었다고 밝혔다. 리원허 구속은 미중관계를 급속히 악화시켰고, 미국 내에선 공화당이 민주당 정부의 허술한 핵정보 관리를 맹공하며 큰 파문을 몰고 왔다. 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즈 등 중요 미국 언론들도 리원허의 협의사실을 부풀려 보도하여 여론을 선도했다. 여기에 장쩌민 중국 주석은 리원허가 대만계 중국인임에도 불구하고 CBS와의 회견에서 “중국인 리원허는 사건에 한 점 개입되어 있지 않다”면서 “우리가 아는 것은 그가 한 사람의 훌륭한 과학자란 사실 뿐”이라고 강조하며 미국정부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그리고 1999년 12월말 경 중국 정부가 강력히 대응하자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연방지방법원은 2000년 9월 13일 구속 2백78일만에 석방했다.
3. 미 해군 정보국 출신 애드먼드 포프(54). 사업가로 변신했던 에드먼드 포프는 러시아산 초고속 어뢰인 ‘쉬크발’에 대한 비밀정보를 수집했다는 협의로 러시아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쉬크발’의 순항속도는 보통 어뢰의 5배 빠른 시속 2백30마일(3백68㎞)에 이른다. 이 ‘쉬크발’이 러시아 잠수함에 실전 배치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잠수함들이 무용지물이 되는 신기원을 열 무기라 장담한다. 여기에 미국 P.J 클로리 대변인은 “포프는 러시아법을 위반했다는 증거도 찾아볼 수 없다”고 강변하였고, 클린턴 대통령과 상하의회는 포프의 석방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보복조치로 러시아에 대한 경제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강경기류가 형성되자 푸틴 대통령은 2000년 12월 7일 사면위원회에 공식 요청하였고, 프리스타프긴 사면위원장은 “위원회 결정은 단지 권고성 성격을 따른 것으로 최종결정을 대통령이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해 푸틴 대통령이 사면이 결정되어 에드먼드 포프는 석방되었다.
4. 영국인 보모(保母) 루이즈 우드워드. 루이즈 우드워드 양은 미국 보스턴의 한 가정(매사추세츠의 의사 부부의 아이)에 보모로 취직해서 그 집주인의 8개월 된 유아의 머리를 때리는 등 학대 끝에 살해한 혐의로 1996년 6월 체포되어 1997년 10월 30일 미국 배심원에서 2급 살인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복역 중에 우드워드의 고향인 영국 엘튼에서는 수천명의 주민들이 궐기하여 우드워드의 석방을 외치는 군중대회가 벌어지고, 그 여파로 영국 조야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내 영국인들까지 개입하자 미국 정부는 우드워드를 국회추방형식으로 석방했다.
사례를 들다보니 너무 장황했다. 우리 정부는 로버트 김 구명에 뚜렷하게 도움을 준 것이 무엇인가. 이스라엘 정부나 영국 정부 그리고 중국 정부는 총리와 국가 주석이 앞장서서 도왔다. 한국정부도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로버트 김 감형에 보다 끈질긴 공식 비공식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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