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가 상암동 주민지원사업을 위해 시내에서 운영 중인 민간호텔을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수시에 따르면 최근 ‘상암동주민지원기금사업’을 위해 적립해 둔 71억원을 집행하기 위해 상암동 주민 대표 7명, 시의원 2명, 교수 2명 등 모두 11명으로 구성된 ‘주민협의체’에 적당한 사업을 발굴해 줄 것을 요청한 결과, 여수시 학동 소재 모 호텔을 매입하는 안을 제출해 왔다고 밝혔다.

주민지원기금은 여수시가 월래동 도시형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면서 환경 피해가 예상되는 인근마을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기금이다.

도시형폐기물처리시설은 1990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2011년 2월 준공됐다.

71억원의 기금은 관련법에 따라 공사비의 10%인 31억원에 추가로 여수시가 40억원을 출연해 마련됐다.

시는 이 기금으로 주민지원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주민협의체에 마땅한 사업을 발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주민협의체는 이와 관련해 주변 인맥 등을 통해 5건의 사업(요양병원, 승마클럽, 예인선, 호텔, 친환경비료사업)을 제안받아, 광주광역시에 소재한 한 민간 용역업체에 경쟁력있는 사업 발굴을 의뢰했다.

이 민간용역업체는 최근 호텔을 매입해 운영하는 안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시는 주민협의체가 이 안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혀 옴에 따라, 조만간 사업계획서를 제출받아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타당하다고 여겨지면 여수시가 이 호텔을 매입하는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우선 공유재산 취득을 위한 심의를 진행한 다음, 여수시의회의 승인을 얻어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매입 후에는 소유권은 여수시가, 운영권은 상암동 주민협의체에 넘길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비 전문가인 주민들이 호텔 운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겠느냐는 의견에 이어, 특정 호텔을 시가 매입하는 것이 특혜의 소지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호텔업이 상암동 주민들의 고용 창출 등에도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매입대상 호텔이 이미 정해진 것도 논란거리다.

매입대상 호텔 인근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A씨는 “주민기금사업으로 호텔을 한다고 결정했다면 다음 순서는 여러 호텔을 놓고, 어떤 호텔을 매입할지 분석한 다음, 적당한 호텔을 매입하는게 순서이다”며 “이미 특정 호텔을 염두해 두고 용역을 진행한 다음, 해당 호텔을 매입한다면 누가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수시 관계자는 “주민협의체에서 당초 5가지 안을 놓고, 그중에 한가지를 택하기 위해 용역을 실시했다”며 “주민협의체의 결정이기 때문에 존중해 줄 생각이다”고 밝혔다.

주민협의체 홍 모 위원장은 “주변의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대상사업 선정을 위해 위원들과 정한 룰에 따라 절차를 밟아 결정한 것임으로, 호텔 매입을 계속 추진할 생각이다”며 “매입 후에는 주민들이 직영을 하거나, 호텔을 임대해 준 다음 임대료 수익을 얻는 방안 중 하나를 택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민선5기 시절) 3건의 사업을 제안받아 그 중 하나였던 골프연습장 매입을 결정한 바 있었는데, 여수시장이 이를 거부해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간 적이 있었다”며 “이번에도 결정을 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논쟁만 오가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전에 특정 호텔 매입을 염두해 두고 추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나, 사업제안을 받을 당시 '매각을 하겠다'는 의향을 보인 호텔이 그 곳 뿐이었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여러 호텔을 평가해 매입 대상호텔을 물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실근 기자  yosu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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