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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금오도 두포마을 당제를 찾아가다공동체 가치 일깨워 주는 소중한 문화유산

"님아 님아 정든 님아 느그 집에 나 올때는
천석을 보고 나가 왔냐 만금을 보고 나가 왔냐
조그만 니 하나 보고 니가 왔다"

 

   
▲ 여수시 남면 금오도 두포마을 박희철(60.왼쪽)청년회장과 고승용(40)이장이 설 명절 첫날 저녁 9시 당제상을 차리고 있다.

 

비렁길로 유명한 여수시 남면 금오도에서 옛부터 구전으로 전해오는 잡가 중 일부다. 이 노래처럼 금오도 사람들은 천석이나 만금보다 사람을 가장 귀히 여긴다.

이 때문에 마을 공동체의 화합과 안녕을 위한 당산제도 아직까지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기자는 설명절 첫날 당제를 지낸다는 인심 좋기로 소문난 두포마을을 찾았다.

두포마을은 금오도에서 가장 먼저 박씨들이 들어와 생긴 마을이라고 해서 첫개, 초포라고도 불렸다. 그래서인지 남면에는 유독 박씨가 많다. 이 곳 마을사람들은 옛날에 박씨 땅 안밟고 다닌 사람이 없을 정도로 박씨 부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금오도에서 당제를 지내는 곳은 두포외에도 심장리 미포마을, 장지마을,유송리 송고마을,여천마을 등이 있다.지금은 마을마다 예전처럼 엄격하게 치러지지 않지만 형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두포마을은 당할머니를 모신다.

 

   
두포마을 당집은 할머니를 모시지만 당제때는 할아버지 상을 함께 차려 모신다. 마을 주민들은 할아버지는 큰 집 '가는고지'에서 모셨다고 한다.

 

이 곳 큰 집이라 불리는 가는고지에 당할아버지를 모셨다고 한다. 이번 당주는 남면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미혼의 고승용(40)이장이 맡았다.

과거에는 마을총회를 통해 가장 덕망있는 사람을 당주로 선정했다. 당주는 자기 집에 금줄을 치면 당집외에는 집밖에 나갈 수도 없고, 제사후에는 초상집이나 출산한 집에 가지 않았다. 마을 주민들은 당주가 제를 지내는 동안 소등을 하고 누구도 집밖을 나서면 안된다.

만약 당주가 당집에 가다 사람을 마주치면 다시 돌아와야 했다. 지금이야 이런 절차를 생략하고 정성껏 차린 음식을 올리고 다음 날 매굿을 하며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것으로 끝난다.

이번 당제는 마을청년회장 박희철(60)씨가 나서 당주를 도왔다. 박회장은 "마을 당제는 개인의 소원을 비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마을 화합과 풍년, 무사귀환을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 "진지 잘 자시고 우리 마을 잘 보살펴 주시요"남면에서 나이가 가장 적은 고승용 이장이 올해 당주가 됐다. 아직 미혼이다. 마을 어른들에게 당제를 배워가며 상을 차렸다. 고이장은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오직 마을 화합을 기원했다고 말했다.

 

설 명절 황금 연휴를 맞아 모두가 해외로, 휴양지로 나갈때 두포마을 사람들은 오로지 마을을 위해 마을을 떠나지 않고 당제와 매굿에 참여한다. 남면에서 가장 늦게 교회가 들어온 곳이 두포마을이다.

초포교회가 30년전에 들어와 있지만 공존한다. 두포마을 당제는 극심한 개인주의의 세태속에서 공동체 가치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결코 사라져서는 안될 여수 지역의 소중한 무형 문화유산이다.

 

 

 

   
당제를 지낸 다음 날 오전 주민들은 매굿을 한다. 각 집을 돌며 소원성취를 기원하고 화합을 다진다. 당주(왼쪽)와 매굿 대장이 당집을 바라보고 절을 하고 있다.


 

   
매봉산 자락에 위치한 금오도 두포마을 주민들이 설 명절 둘째날 오전 매굿을 하며 각 가정을 돌고 있는 모습. 

 

박성태 기자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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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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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무현 2015-03-02 10:53:27

    금오도의 비렁길에 이같은 당제 문화를 결합하면 훌륭한 킬러 콘텐트가 될 것입니다. 가령 금오도 섬 위에서 펼피는 연날리기나 연 싸움 등은 체험 문화로 도입해서 관광객이 직접 연 싸움을 벌인다면 매우 멋진 광경이 될 것입니다. 여수가 먹고 사는 신수종은 바다와 섬입니다. 금오도는 왕의 수렵지여서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보고입니다. 여수신문에서 지속적인 킬러콘텐츠를 많이 발굴해 주시기 바랍니다   삭제

    • 백무현 2015-03-02 10:48:30

      아직도 남아 있는 당제 기사 잘 봤습니다.서울에서 중인 이하 계층이 살았던 서촌이나 북촌 등이 지금은 최고의 킬러 콘텐츠로 각광 받듯이 여수도 섬 문화가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여수시에서 여수문화콘텐츠진흥원이라도 신설해서 이런 전통문화는 잘 보전한데 이어 최고의 관광 상품으로 진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금오도는 비렁길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걷는 것만으로는 완벽한 콘텐츠가 되지 못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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