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 예치과 신정일 원장은 20년째 한센인 치아 치료 봉사를 해 온 숨은 인물이다. 몽블랑 피노키오펜을 사랑하는 그는 언제나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모습으로 행복을 주는 의사로 사랑을 받고 있다.

"버려진 돌을 다시 들어 써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려고 한다"
 

여수시 국동 황소게장 옆에 위치한 예치과 신정일(52.조선대 치과대학) 원장은 항상 웃는다. 스스로 행복을 주는 의사가 되겠다는 신념때문이다.

의사도, 환자도,직원도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치료가 그의 목표다. 예치과는 문 턱이 없는 병원으로 유명하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쉽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탓이다.

10년 전에 개업한 예치과는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전남 최초로 물방울레이저를 도입해 무통 임플란트, 잇몸 수술 치료에 혁신을 이뤘다.

또한 디지털 치과 실현, 충치 감별레이져 도입, 턱관절 치료실 개설, 미세현미경 도입, E.O 가스 소독기 도입, 최고급 F2 임플란트 사용 등 모두가 최초로 도입하거나 실현한 것이다.

신 원장은 예치과를 오픈하면서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치과’, ‘세계 초일류 치과’를 만들겠다고 스스로 약속한 바를 실천하고 있다. 그에게는 특별한 이력 하나가 있다.

바로 한센인 2세와 결혼한 점이다. 이 때문에 그는 20년째 한센인 치아 치료 봉사를 하고 있다. 장인 어른이 여수애양병원 마취사로 근무한 것도 계기가 됐다.

신원장은 “아내가 울면서 자신이 한센인 2세라고 고백했던 게 아직도 생생하다”며 “아무 것도 아닌 나에게 아내의 고백은 나를 일깨운 하나님의 은총이였다”고 고백했다.

치과의사가된 이래 여수애양병원과 여수도성마을의 한센인들을 지금까지 한결같이 돌보는 그는 진정한 한센인들의 아들로 평가받고 있다.

치과 치료의 사각지대인 도서 지역 치과 봉사를 위해 그는 지난 2005년 15인승 요트 한 척을 구입했다. 이 요트의 이름은 다름아닌 ’안영주호’다.

안영주씨는 자신에게 요트를 팔고, 의료 봉사를 함께 다니며 지란지교를 꿈꿨던 친구였지만 지금은 고인이 됐다. 그래서 친구의 이름을 따 요트 이름을 지었다.

그는 독실한 크리스챤으로, 버려진 돌을 들어 다시 써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한다는 신앙 고백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신 원장은 “제게 꿈이 있다면 미션스쿨을 건립하는 것이다”며 “의사로 사는 날까지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헌신하는 게 저의 직분이다”고 말했다.

전 세계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오래 기억되고 있는 캐릭터 중의 하나인 피노키오. 신원장의 유니폼 왼쪽 호주머니에는 항상 몽블랑 피노키오펜이 꽂혀 있다.

그의 피노키오펜을 보면서 "어린아이와 같지 않으면 천국에 갈 수 없다"는 성서의 한 구절이 문득 떠올랐다.

박성태 기자  yeosu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여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