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전설적인 요리사 찰리 파머가 운영하는 오렌지카운티 레스토랑의 한인 최초 총주방장이 된 여수출신 김세경(40) 셰프가 지난 달말 친구 결혼식차 고향 여수를 찾았다. /사진 김성환

류현진이 LA다저스와 입단 계약서에 싸인을 한 곳이 캘리포니아의 오렌지카운티 레스토랑이다. 오렌지카운티는 미국 3대 요리사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찰리 파머( charlie palmer)가 운영하는 곳으로 오바마 대통령이나 로버트 드니로, 코비 브라이언 등 명배우들이 즐겨 찾던 곳이다.

'찰리 파머' 레스토랑은 22세의 나이에 뉴욕타임스의 음식품평란에서 별 5개 만점을 받아 요리계의 전설적인 인물로 떠오른 요리사 찰리 파머가 만든 고급 식당이다.

이 곳의 한국인 총주방장이 바로 여수 출신 김세경(40) 셰프다. 친구 결혼식때문에 고향 여수를 온 그를 만나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김씨는 여수고를 졸업하고 순천대 조리학과를 다니다가 서울 힐튼 호텔에서 인턴십을 거쳐 미국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그가 문을 두드린 곳은 박찬호 와이프가 다녀 국내에 잘 알려진 뉴욕의 요리스쿨 ’THE CIA’이다.  THE CIA는 미국에서 요리 하버드라 불릴 정도로 최고의 요리 스쿨이다.

2년간 사관학교식 엄격하고 강도 높은 요리 교육을 습득한 김씨는 2005년 THE CIA 졸업 후 6년만에 2011년 찰리 파머 오렌지 카운티 레스토랑의 총 주방장이 됐다.

이미 음식이 하나의 문화이자 예술로서 자리 잡은 미국 사회에서 한씨는 자신만의 고유한 요리 스타일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미국 요리계에서 아티스트로 인정을 받은 셈이다.

THE CIA를 졸업한 한국인 이민자 중 최초 셰프가 탄생한 것이다. 김씨는 “총주방장이 되려면 보통 10년은 걸리는데 저는 특히 영어도 능숙하지 못하고 게다가 한국인인데 이런 중책을 빠른 시간에 맡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회상했다.

찰리 파머의 오렌지 카운티 레스토랑은 요리사만 60명이다. 일반 직원까지 포함하면 180명이 근무하는 대형 레스토랑이다. 그래서 총주방장이 되려면 직원간의 신뢰와 리더십을 으뜸으로 꼽는다.

그는 아직도 찰리 파머가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와  “you are in charge from now on”라며 총주방장에 임명했던 날을 잊지 못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총 주방장이 되기까지 6년 동안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했다. 그의 근면하고 성실한 생활은 결국 미국 최고 요리사의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이다.

그는 “지금 미국 사회는 한국 음식이 그야말로 열풍이다”며 “이제 음식은 단순한 맛의 기호가 아니라 국가나 도시 경쟁력의 상징이 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빔밥, 김치,한국식 치킨, 파전, 잡채, 갈비 등 미국인들에게 이미 대중화된 음식뿐만 아니라 대구찜같은 몰라서 못 먹었던 것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여수 갓김치는 미국 전역 마트에서 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씨는 “뉴욕을 보면 세계가 보이는데 하루가 다르게 한국 레스토랑이 늘어 나고 있다”며 “유명 레스토랑에서는 오리지널 김치를 안쓰는 곳이 없고 한국 사찰 음식은 엄청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수가 국제해양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음식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씨는 고향 여수를 올때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발전상에 놀랜다. 그는 특히 오동도를 바라보는 박람회장 주변 경관에 매료돼 작은 집을 지으려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다.

부모님의 완강한 반대에도 셰프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그는 이제 찰리 파머 오렌지 카운티를 떠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드러내는 레스토랑 창업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김씨는 “남자가 요리사를 한다고 하면 한국 부모들은 당연히 반대하잖아요”라며 “딸이 없는 집안에 태어나 어릴적 명절에 어머님이 전을 부칠때 거들어 주면서 자연스럽게 요리의 꿈을 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여수고, 여수여고,구봉중학교 등에서 음악 교사로 퇴직한 김인수(66)씨이다. 
 

▲ 미국 캘리포니아 찰리 파머의 오렌지 카운티 레스토랑에서 한인 이민자 최초로 총주방장이 된 김세경셰프가 요리를 직접 선보이고 있다.(사진 맨오른쪽)

박성태 기자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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