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주 변호사

최저임금 위원회는 2015년 7월 9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6030원,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월 126만 27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최저임금과 관련하여 노동계에서는 아직도 부족하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반면에, 소상공인 등 사업주들 사이에서는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시급 5580원에서 8.1%나 인상되어 너무 과도한 것이 아니냐라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위 최저 임금기준 자체도 무시하고 있는 ‘열정페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 되고 있습니다. ‘열정 페이’는 무급 또는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아주 적은 월급을 주면서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를 비꼬는 신조어입니다.

 ‘열정 페이’가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된 것은 유명 패션 디자이너가 지급한 직원 월급 때문이었습니다. 위 패션 디자이너는 야근 수당을 포함해 견습 10만원, 인턴 30만원, 정직원 110만원이라는 이해하기 힘든 월급을 지급하였습니다. 이후에도 취직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일에 대한 경험을 준다는 명목 등으로 열정 페이를 지급하는 사례들이 계속적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져 왔습니다.

근로자가 사업주에 고용되어 일을 한다는 것은 ‘열정 페이를 지급받고 제공하는 노동의 가치’나 ‘정직원이 정당한 월급을 지급받으며 하는 노동의 가치’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열정 페이’라는 용어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할 것 입니다. 오히려 일을 배운다는 의미에서 ‘열정 페이’를 지급받는 청년들이 정당한 월급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들보다 ‘힘들고’, ‘자질구레한 일’들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련 법령을 살펴보더라도, 동일 노동은 동일 가치임을 전제로 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77조에서는 “사용자는 양성공, 수습, 그 밖의 명칭을 불문하고 기능의 습득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자를 혹사하거나 그 밖의 기능 습득에 관계없는 업무에 종사시키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에서는 수습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 기준을 ‘시간급 최저임금액에서 100분의 10을 뺀 금액’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인턴 혹은 수습 등 명칭을 불문하고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최소한 최저임금 6030원의 90퍼센트인 시간당 5427원의 임금은 지급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는 청년 혹은 사회 초년생 이라는 이유로 그들의 노동력에 대하여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착취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젊음은 돈 주고 살 수 없어도, 젊은이는 헐값에 살 수 있는 모양이다.’라는 청년들의 자조적인 말이 씁쓸하게 느껴질 따름입니다. 지금은 사업주는 물론 사회적 분위기 또한 청년들의 노동의 가치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를 해주어야 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이에 더하여 마치 관행인 것처럼 포장되어 있는 열정페이 사업주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등 사법기관이 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열정 페이’라고 하면, 그 뜻 그대로 열정적으로 일하는 청년들 또는 근로자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의미하는 긍정적인 용어로 사용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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