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서초갑)이 지난주 5번째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한나라당 텃밭 지역구 출신이고 재선에서 6선까지 다양하다. 살신성인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만 하다.

그런데, 제1야당 새정연은 강건너 불구경하듯 외면하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어떤 의원은 ‘우리가 장기판의 졸(卒)이냐?’며 역정을 낸다. ‘그래! 졸이다. 당신을 뽑아준 유권자, 즉 국민의 졸이다.’ 이 사실조차 망각한 체 국민위에 군림하자는 것인가. 국민의 명령은 ’정권교체‘다. 20대 총선에서 일정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이를 위한 지름길이다. 그러나 여의도 정가에서는 정부여당의 개헌 저지선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이는 새정연이 자업자득한 것이다. 제1야당으로서 무능하고 무사안일해 왔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권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세월호 사태의 진상규명도 흐지부지했다. MB정부의 자원외교 비리는 시원스럽게 밝혀내지 못했다. 6.4지방선거와 2차례의 재보선에서 참패한 것은 사필귀정이다.

그런데도 당내에서는 여전히 주류니 비주류니 연일 밥그릇싸움만 일삼고 있다. 내년 총선의 공천룰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금년초에 완전국민경선제를 당론으로 정했다. 반면 새정연은 뒤늦게 혁신안을 제시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별무하다. 혁신 공천룰의 핵심인 안심선거인단을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원 79명이 혁신위 공천룰과는 별개로 갑자기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총선을 준비하는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국정교과서 문제를 놓고도 야당으로서의 처절한 투쟁의지도 안보인다. 단적으로 야성없는 야당이다. 국민의 눈에는 투쟁할 줄도 모르고 무능의 극치를 달리는 새정연이 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졸이 아니라며 갑질하는 의원들을 지켜보면서 연민의 정을 느낄 뿐이다.

이미 새정연은 분당의 귀로에 서있다. 여기저기서 신당의 기치를 내걸고 있어 분당은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왜 이 지경인가? 가장 큰 원인은 정권교체는 못해도 국회의원직만 유지하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와 무사안일주의다. 당 지도층이 살신성인하겠다는 비장한 각오없이는
백척간두에 처해있는 당을 구할 수 없다.

이제라도 늦지않았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새누리당 만큼만 불출마선언해라. 그렇다고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뒷북치는 입장에서 2배인 10명 이상 불출마를 선언한다해도 새누리당 수준에도 못미칠 것이다. 당4역, 최고위원 5명 그리고 전 당대표들은 백의종군하라. 머뭇거리다가는 준엄한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요 역사의 죄인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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