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도크(선박 건조시설)가 빈다”.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최고 경영진이 “생존”을 걱정하면서 한 말이다.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조선 “빅3”은 8조3156억 원의 적자를 냈다.
 

빅3에서만 3년 내에 4~5만 명의 실업자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회사는 적자임에도 성과급 잔치를 했던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거제시에 고용위기지역(기업의 도산, 구조 조정 등으로 실업자 수가 많아 정부지원을 받는 제도)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선 “수주절벽”현상이 계속되면 대량 실업이 불가피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지난달 청년(15~29세)실업률은 12.5%를 기록했다. 일본 청년실업률 5.5%와 비교된다. 국민이 가장 시급히 원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인데 야당은 청년 수당지급이 해결책이라고 한다.

                법인세 인하하는 영국을 배워라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라는 초유의 정책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부작용만 더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영국이 세금을 낮추고 허리띠를 졸라매 현재의 위기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충하겠다고 나서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캐머린 정부는 집권 초기 28%이던 법인세를 현재 20%까지 내렸다. 미국(39.1%), 일본(34.6%), 프랑스(34.4%), 한국(24.2%)과 비교된다. 영국은 법인세를 인하 하자 본사를 영국으로 이전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자신감을 얻은 캐머린 총리는 법인세를 2020년까지 17%까지 내리기로 했다. 캐머린 내각이 출범할 당시 영국의 법인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10번째로 높았으나, 현재는 22번째로 내려가 OECD평균 23.4%에 비해 3.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예정대로 17%까지 낮아진다면 영국은 아일랜드(12.5%)다음으로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가 된다.  영국이 법인세율을 의욕적으로 낮추는 데는 영국에 본사를 뒀던 맥도날도, 구굴, 야후 등 글로벌 기업들이 세율이 낮은 스위스(21.1%)나 아일랜드 등으로 이전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쓰라린 경험 때문이다. 또한 법인세 인하목적이 내외국인의 투자를 유인하는 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캐머린 내각이 “법인세는 가장 왜곡되고 생산성이 낮은 세금 중 하나”라고 말했듯이, 법인세로 인한 자원배분의 왜곡과 경제 비효율성을 최소화하자는 목적도 있다.  인기영합적인 복지정책이 선거 때마다 등장하고 필요한 재원을 법인세 인상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는 한국의 야당과 너무나 비교된다.

한국에서는 법인세 인하를 얘기하면 부자감세를 주장하는 사람으로 몰아붙이고 서민의 후생은 아랑곳하지 않는 냉혈인간으로 취급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법인세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사람들은 “법인세는 기업이 내는 세금이고, 기업은 개인보다 부자”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다.
 

기업은 자본과 노동을 사용해 재화를 생산하고 판매해 얻은 수입을 생산기여도에 따라 주주와 근로자에게 배분한다.   이 과정에서 법인세 부담도 주주와 근로자에게 전가되기 마련이다. 법인세는 생산비용을 높여 재화의 가격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소비자에게도 법인세 일부가 전가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의하면 30대 기업의 지분율은 소액주주가 41%를, 대주주가 38%를 차지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서민이라고 하는 근로자, 소비자, 소액주주가 대주주에 비해 훨씬 많은 법인세를 부담하는 셈이다.  
 

법인세 인상은 투자를 위축 시킬 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 유치를 가로 막는다.  아일랜드와 스위스는 경쟁적인 세금인하 정책으로 글로벌 기업들을 끌어드리고 있다. 일자리 창출은 기업이 하는 것이다. 스위스 추우크시를 보라. 인구 3만 명에 일자리가 3만 개가 넘는다.
 

세금인하 정책은 재정정책보다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기 때문에 정부나 정치인에게는 인기가 없다. 그러나 구조적인 경기침체를 해결하는 데는 효과적인 정책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따라서 정부는 인기에 영합하지 말고, “법인세를 내리고 복지는 줄이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국민을 설득시키려는 영국 정부의 용기 있는 정책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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