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석주 편집인

겨울연가 촬영지인 46만㎡(14만평)크기의 남이섬은 연간 3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한류관광이 일어나기 전에는 연간 29만명 이었다. 2000년 대 초반에는 겨울연가 붐을 타고 일본인 관광객이 연간 10만명에 육박했다. 지금도 전체 관광객 중 10~20%가 외국인이다.
 

지난 4월 종영한 KBS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간접광고로 수출을 도왔다. 여주인공 송혜교가 쓴 립스틱부터 등장인물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까지 모두 매출증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태양의 후예 덕분에 생긴 직간접 수출액이 약 2000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드라마에 나온 관련 소비재 수출액은 233억원, 자동차 수출액은 1500억원 가량이라는 분석이다. 극중 군인과 의사들이 자주 복용한 건강식품도 유명세를 탔다. 홍삼정은 방영 기간에 면세점 매출이 약 209% 증가했다. 현대자동차 투싼과 싼타폐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4월 중국 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2% 늘었다.그리고 수많은 관광객이 드라마 속 촬영지를 직접 체험하고, 동대문, 경복궁, 명동 등을 방문해 한국 문화를 두루 경험하고 있다.

그린자켓은 골프경기의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마스터스대회 챔피언에게 녹색 자켓을 입혀준 데서 유래했다.

여수시는 지난 22일 한 ․ 중 합작영화 “그린자켓” 제작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협약은 여수를 주요촬영지로 한 ․중 합작영화를 제작해 중국관광객의 유입을 유도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체결됐다.
 

제작비 90억원을 들여 경도와 여수밤바다 등 여수에서 촬영하게 되는 이 영화는 오는 8월 제작을 마칠 계획이다. 영화 그린자켓은 베이징을 거점으로 개봉관 5000개를 소유한 중국 천지 미디어 그룹이 배급을 맡아 중국 전역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여수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16세기 일본에는 포루투갈인이 표류했고, 17세기 제주도에는 네덜란드인 하멜 일행이 표류했다. 외국인을 대한 일본, 조선의 태도가 나라의 운명을 갈랐다. 일본은 포루투갈인에게 조총,제조 기술을 배웠다. 조총 제조 기술은 오다 노부나가에게 전해졌고, 전국시대가 통일되었다.

또 메이지유신 뒤 내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장 ․ 차관급 고위 인사와 유학생 150명을 시찰단으로 해외에 내보냈다. 이들은 1년 반 동안 미국과 영국, 독일을 들러보고 1800권에 이르는 보고서를 썼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은 근대화에 성공했고 동아시아 역사를 바꾸었다.

반면 조선에도 총포 기술자였던 네덜란드 하멜 일행 서른여섯 명이 1653년 제주도에 표착해 조선에 14년 동안 살았는데, 이들에게 춤과 노래를 시키고, 노역을 시켰다. 하멜 일행은 여수(12명)에도 살았는데 아무도 네덜란드어나 총포기술을 배우지 않았다. 조선 사회가 얼마나 폐쇄적인 사회인가 알 수 있다.
 

이런 탓에 우리가 임진왜란, 정유재란, 병자호란을 당했고, 결국 일본에 36년간 굴욕적인 식민 지배를 받은 것이다.
“신이 역사 속을 지나갈 때 그 옷자락을 놓치지 않고 잡아채는 것이 정치가의 임무다” 독일 통일을 완성한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의 말이다. 어디 정치인뿐이겠는가. 우리 모두에겐 언제 어떤 모습으로 올지 모르는 “신의 옷자락”을 분간해 잡아채는 혜안과 결단이 필요하다.
 

영화 그린자켓은 여수에 시운을 가져 온 것이다. 그린자켓은 2012여수세계박람회에 이어서 17세기 여수와 21세기 여수의 다름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히포크라테스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기회는 금방 사라진다”고 했다. 금방 사라지는 순간을 세상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예술이다. 영화예술은 순간을 영원으로 멋있게 만드는 솜씨다.
 

따라서 여수시와 시민이 힘을 모아 최고의 영화를 만들어 여수를 세계인의 관광중심도시로 만들자.
여수는 10년 내에 세계 10대 부자도시가 될 것이라고 멕킨지는 예언했다. 그저 한말이 아니다.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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