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가.

우리사회 전체가 천륜과 인륜, 그리고 사회전체의 도덕성이 붕괴되고 허물어져 내리고 있다.

모두가 있어야 할 제자리, 소중하게 지켜야 할 가치를 버리고 제자리를 이탈하여 탐욕과 비리의 늪에 빠져 있는 것이다.

돈 때문에 천륜을 거역하고 부모를 살해하여 암매장하는 패륜이 비일비재하고, 돈 앞에서는 부부, 형제, 친구사이에 지켜야 할 인륜과 신의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세태가 된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어느 곳이 덜하고 더 한곳이 없어 보이는 심각한 도덕적 패닉(공황)상태가 된 것이다.

지도층이 깨끗한가, 나라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헌법적 의무를 지닌 검찰, 군인, 경찰이 깨끗한가.

그렇다고 최후의 도덕적 보루인 종교계, 교육계가 건강한가.

일반국민 대중은 어떠한가.

나라 돈이면 공짜로 생각하고 과잉진료, 보험사기, 각종 보조금 횡령 등 그동안 있어왔던 각종 비리사건은 물론이요 매사에 자기책임이나 잘못은 없고 모두가 나라 탓, 정부 탓, 사회 탓이라 생각하며 매사를 시위와 데모로 해결하려는 세태와 과연 무관한가.

이러한 세태는 우리 모두가 있어야 할 자리를 이탈한 소이부재(所以不在)한 탓이다.

군인은 전선에 있어야 하고 교육자는 강단에, 신부는 성당에 있어야 하듯이 주어진 직분에 따라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일어난 공직자들의 일탈, 막말 사건들은 매우 가슴 아프고 안타깝지만 이것이 우리사회의 참모습이며 민낯으로 빙산일각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

경제적으로 먹고 살만해졌다 해도 우리가 지켜야 하고 대대로 지켜온 숭고한 정신적 가치들을 황금만능적 개인이기주의와 바꿀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돈이 아무리 많아도 정신이 썩으면 그것은 살찐 돼지일 뿐 진정한 인간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도 오륜(五倫)을 지킨다 하는데 어쩌다 유구한 역사를 지켜낸 동방예의지국이요 군자(君子)의 나라 우리 대한민국이 [개(犬)도 비웃을 세상]이 되어 가는지 부끄럽고 안타까울 뿐이다.

이야기인즉 해방 후 고려대 교수를 지낸 故김경탁(金敬琢) 선생은 [견공의 윤리]라는 글에서 개(犬)도 오륜(五倫)을 지킨다고 주장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개(犬)는 빈지기자(頻?其子)하니 부자유친(父子有親)한다는 것이다.

개는 제 새끼가 귀엽고 사랑스러워 자주 혓바닥으로 핥아주니 이것은 아비와 새끼사이에 친(親)이라는 윤리가 있는 것이라 했다.

둘째, 개는 불폐기주(不吠其主)하니 군신유의(君臣有義)한다고 했다.

개는 자기를 길러 준 주인의 은혜를 고맙게 여겨 제 주인을 보고는 절대 짓지 아니하니 이것은 주인과의 의(義)를 지키는 윤리가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개는 교미유시(交尾有時)하니 부부유별(夫婦有別)하다는 것이다.

개는 함부로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들지 않고 발정기 때만 교미를 하니 이것은 암 수사이에 유별(有別)이라는 윤리가 있기 때문이고, 넷째, 개는 소부적대(小不敵大)하니 장유유서(長幼有序)한다는 것이다.

어리고 작은 개는 늙은 개를 상대로 싸우지 아니하니 이것은 큰놈과 작은 놈 사이에 서(序)의 윤리가 있는 것이라 했다.

다섯째는 개는 일폐군응(一吠群應)하니 붕우유신(朋友有信)한다고 주장했다.

개는 한 놈이 짖으면 온 동네 개가 다 같이 따라 짖으며 호응하니 이것은 동무사이에 신(信)이라는 윤리가 있기 때문이라 주장했던 것이다.

부모가 키우기 어렵다고 매물로 인터넷에 올려 자식을 팔아먹고 아버지가 주정이 심하다고 아들딸이 합세하여 아버지를 토막살인하여 유기하고 자식이 부모유산이나 보험금을 탐하여 살인하는 세상이 된지 오래이고 부동산 투기, 주가조작, 뇌물수수 등 출세하고 돈 되는 일이면 못할 일이 없다는 듯이 법을 어기며 국민을 배신하고 신의를 헌신짝 버리 둣 하는 지도층 인사들.

그래서 인구 5천만을 자랑하는 나라에서 깨끗한 국무총리감 하나 없는 부끄러운 나라, 노인을 쓸모없는 폐기물쯤으로 생각하고 패륜 저지르는 병든 사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국가나 사회, 그리고 이웃 등 공동체 전체는 어떻게 되어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니 나만 편하고 잘살면 그만이라는 지금의 우리사회의 민낯이(개도 비웃을 세상)이 아닌지 우리 모두가 한번쯤 생각하고 성찰해봐야 할 일이 아닌가 싶어 인용해 보았다.

결론적으로 인간에게 인륜과 도덕이 없다면 다른 동물과 다를 바 없다.

개(犬)도 지킨다는 윤리를 인간이 저버리면 되겠는가.

후손들에게 가장 큰 복(福)은 선대로부터 [정직하게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 했다.

中國 후한(後漢)때 역사가 [반고]는 [한서]라는 역사책에서 [자식에게 황금바구니를 남기는 것이 한권의 경서(經書)를 남기는 것만 못하다]라고 했다.

알량한 권력으로 훔치고 도둑질하여 재산을 하늘에 닿도록 쌓기만 하고 그것을 지키려다 온갖 불법을 저질러 교도소나 들락거리며 국민을 속이고 거짓말이나 나불대는 속물군상(俗物群像)들 때문에, 하루하루 선행(善行)으로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선량한 국민들이 더 이상 속 뒤집히는 꼴을 보지 않아도 되는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 그래서 개가 비웃지 않아도 될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시대적 염원을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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