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태어 날 신생아 수가 작년 43만 명대에서 올해에는 42만 명대로 떨어져 1925년 정부가 인구통계조사를 한 이래 사상 최저가 될 것이라는 통계당국의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당국과 우리사회는 위기의식 없이 무관심하고 태평하다.

기껏해야 작년보다 1만여 명 적게 태어 난 것이고 아기를 안 낳는 게 어제 오늘의 문제도 아닌데 왜 호들갑이냐 하는 식이다.

그러나 현실은 훨씬 심각하다.

결혼적령기의 청춘남녀가 결혼을 포기하거나 결혼을 해도 아기를 낳지 않는다면 심각한 국가적 재앙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의 결혼포기와 육아비용 등으로 인한 저출산이 일반화되거나 고착화된다면, 인구가 감소할 것이며 특히 장차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여 우리사회 전체의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국가 세수가 감소하고 국가전체의 경쟁력이 추락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으며 반면 노령화사회가 가속화되면서 노인 등 피부양 인구는 증가하고 국가적 복지비용은 가파르게 증가될 수밖에 없다.

즉 일하는 인구가 줄어들고 세금 내는 사람이 줄어드는데 세금으로 부양해야 사람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구조적 모순이 심화될 수 있다.

지금 추세대로 현재 60만 명대인 저출산 세대가 30만 명대의 아기를 낳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인구급감의 위험한 고빗길에 놓이게 된다.

정부가 올해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 저출산 극복정책을 통해 올해부터 아기가 더 태어나 2020년에는 48만 명까지 늘어날 것이라 공언한바 있다.

또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도 출산장려금 지급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을 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공약은 실효성이 없어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정부가 내놓고 있는 저출산 대책예산만 보더라도 정부는 올해 저출산 극복을 위해 21조원을 투자한다고 했지만 실제예산을 살펴보면 저출산 극복과는 무관해 보이는 예산편성이 많다.

예를 들면, 대입(大入)전형 간소화, 청소년 동아리활동 지원, 아동전용도서관 확충, 중학교 자유학기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대학 인문학역량 강화 등에 대한 정책과 예산까지 정부의 저출산 대책사업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과문(寡聞)한 탓인지 몰라도 이들 예산이 저출산 대책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차제에 정부는 인구대책을 전면 재검토해서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정책 우선순위도 고령화에서 저출산 대책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야당 등 정치권에서 노령화 대책으로 기초연금을 월30만 원으로 올려주자고 주장하지만, 아기를 낳지 않아 해매다 세금 낼 사람이 줄어들면 한해 10조원이 넘게 드는 기초연금을 누가 낸단 말인가.

저출산이 갈수록 심화되는 이유는 적령기의 청춘남녀가 결혼을 할 줄 몰라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하여 가정을 꾸릴 경제적 형편이 못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저출산 대책은 결혼을 포기할 수밖에 없거나 난망(難望)인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힘이 되고 보탬이 될 수 있는 정책에 집중되어야 한다.

특히 결혼 비용 중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주택마련의 어려움을 덜어줘야 한다.

10평정도 보금자리 아파트를 지어 신혼부부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정책인데, 현실은 과연 10평형대 아파트를 임대받아 마음 놓고 아기를 낳겠다고 할 신혼부부가 얼마나 될까 궁금할 따름이다.

또한 제왕절개, 인공수정과 같은 고액 난임 시술비 때문에 아기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이들에게 소득 상관없이 시술비 전액을 지원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민적 과제다. 그런데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데 정부와 국민이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그런데 정부정책은 엉성하며 실효성과 진정성이 없고 국민은 무관심하다면 더욱 심각하다 하겠다.

개혁을 했다는 공무원 연금 적자보전금만 해도 매년 2조원씩 국민혈세로 충당하고 있다.

나라의 미래인 청춘남녀의 결혼과 출산, 보금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돈이 없다는 핑계로 정부가 저출산 대책에 소홀히 한다면 더 이상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는 신생아 출생 40만 명 선도 무너질까 두렵다. 적정인구 유지는 국가의 존망(存亡)과 직접 관계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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