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봄 안동 하회마을 류성룡 고택을 방문했다. 류성룡 비를 보고 “왜 그랬습니까?”하고 따지듯 질문했다.

1583년 2월 병조판서 이이 율곡(1536~1584)은 “적이 나를 이기지 못하도록 먼저 준비하여 내가 적을 이길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라”는 고사를 인용, 10만 양병을 주장했다.

그렇지 않으면 10년이 못 가서 땅이 무너지는 화가 있을 것이니, 10만의 군사를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도승지 류성룡은 “평화시에 군사를 양성하는 것은 호랑이를 길러 우환을 남기는 것과 같다(養虎遺患.양호유환)”며 반대하고 나섰다.

이이는 류성룡에게 “속유(俗儒)들은 진실로 시의(時宜)를 알지 못하겠지만 공도 또한 이런 말을 하오?” 하면서 걱정스러운 빛을 띠었다. 

그러나 류성룡은 도리어 이이를 향해 “지금은 태평시대이니, 경연에서 권면(勸勉)하는 것은 마땅히 성학(聖學)을 우선으로 해야 하고, 군사의 일은 급무(急務)가 아닌데도, 공은 어떠한 소견을 가지고 계시기에 우리들과 상의도 하지 않고 이처럼 진달(陳達)을 하시었소?” 하며 따지듯 말을 하였다.

1583년 6월 이이는 탄핵을 받았고, 1592년 조선은 일본의 침략으로 씻을 수 없는 참화를 당하고 말았다.

중국의 세 가지 얼굴

2010년 9월 뉴욕타임즈는 중국을 세 가지 얼굴로 분석했다.

첫 번째 얼굴은 아시아에 대해 “채찍”을 든 모습이다. 한국과 일본이 주요 타깃이다.

두 번째 얼굴은 미국에 대해 “예의”를 지키는 모습이다. 그들은도광양회(韜光養晦:칼날의 빛을 칼집에 숨기도 어둠속에서 힘을 기르는 것)행보가 아직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세 번째 얼굴은 이란과 북한 등에 대해 “배려” 하는 모습이다. 이들 나라는 중국의 이익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 24일 라오스에서 윤병세 외교부장관과의 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한국의 최근 조치는 양국 신뢰의 기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왕 부장은 “한국 측이 우리 사이의 식지 않은 관계를 수호하기 위해 어떤 실질적인 행동을 취할 것인지 들어보려고 한다” 며 사실상 사드 배치 중단을 요구했다.

이는 한국의 안보 주권을 무시한 고압적인 태도로 심각한 외교 무례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추신지불 전초제근(抽薪止拂 剪草除根:장작불을 빼면 물을 식힐 수 있고, 풀을 없애려면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고사 성어를 인용하면서 사드 배치가 북한이 원인임을 응수했다. 

최근 서해에서 중국이 전투기 41대를 동원하여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인 것은 “한국의 사드 기지를 최우선적으로 무력화하는 연습” 이라는 보도도 있다.

그들은 항공모함을 진수하고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스텔스 전투기 등 가공할 군사력을 바탕으로 남중국해에서 미국과의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그들은 탐지거리가 5500km로 한반도를 손바닥처럼 들여다보는 레이더를 운용하고 미사일 부대는 주한 미군 기지를 정조준 하고 있다. 그들의 군사굴기에 대해 한국이 아무 말을 않는데도 그들은 우리가 방어 수단인 사드에 시비를 거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한반도에 배치되는 것보다 탐지거리가 훨씬 긴 사드 레이더가 일본에 배치될 때는 침묵한 그들이다.

국민의당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안보는 보수라던 국민의당이 앞장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북의 핵과 미사일고도화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고만 있으라는 것인가.

김정은은 유사시 미국의 증원 병력이 전개되는 한국의 항구, 공항을 핵으로 선제 타격하겠다고 위협하는 판에 주한미군이 무력화되면 어떻게 나라를 지킬 것인가.

도대체 국민의 당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수호하겠다는 정당인지 아니면 친북 ․ 종북에 가까운 정당인지 헷갈린다.

사드 배치 반대로 결과적으로 중국과 북한에 힘을 실어주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이유가 무엇인가?

로마군사 명언에 이런 말이 있다 “나라를 지키는 자들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국가안보의 지름길이다” 국민의당의 모습을 보면 류성룡과 구한말 후흑으로 무장한 사무라이를 앞에 두고 왕도 운운하며 박백(薄白)으로 맞서다가 자멸한 조선 사대부들의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붓으로 칼을 상대할 수 없듯이 후흑은 반드시 후흑으로 맞서야 한다.

국민의 당에 권고한다. 알퐁스 도데가 쓴 <마지막 수업>을 읽어보라. 1870년 독일의 기습으로 파리를 함락당하고 베르사유궁전에서 독일제국의 선언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프랑스는 어쩔 수 없이 알자스로렌 지방을 점령군에게 넘겨줘야 했다.

그 결과 이 지역의 학교에서는 프랑스어 대신 독일어를 가르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쓴 책이다.

나라를 잃은 서러움과 언어에 대한 사랑, 뜨거운 애국심이 잘 그려져 있다.

일본, 베트남은 중국과 분쟁이 생겼을 때 온 국민이 하나가 돼 맞섰다. 안보를 놓고도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진 한국을 보고 중국과 북한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음을 왜 모르나.

국내 거주하는 탈북자 2만 9천명

국내 거주하는 탈북자는 2만9121명이다. 금년에도 6월말 현재 749명이 입국했다. 지금도 국내에 입국하지 못하고 그들의 조국을 원망하면서 세계를 유랑하는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이다.

기본적인 인권을 유린하고 정권 유지를 목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1년 치 식량비용을 쏟아 붓는 정권에 염증을 느껴 자유를 찾아 나선 북한 주민들을 보면서 인간답게 살 권리,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인류가 지켜야 할 가장 주요한 가치임을 절감하게 된다.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는 북한 정권은 아랍의 봄처럼 언젠가는 국민의 저항으로 한순간 붕괴되고 말 것이다. 공산주의자들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사치다

핵무장 말고는 대안이 없다

2차 대전 때 히틀러는 스위스를 치지 않고 지나갔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스위스는 적을 향해 땅굴을 파서 전투기와 탱크로 전 국토를 요새화 했고, 전 국민을 무장해서 유사시에 대비 했다.  스위스를 쳤다간 그 피해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인구수나 군사력 면에서 10배 이상 차이 나는 아랍국들 틈에서 핵무기와 전 국민의 무장으로 생존하고 있다.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인내를 시험하고 있다. 한스 모겐소 ‘현실주의’ 정치학자는 “국가 안위를 위한  최우선 전략은 경제력 확대, 강력한 군사력, 무기 경쟁, 단결된 힘, 그리고 일시적 동맹으로 국가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후보는 “주한 미군 주둔을 원하거든 비용을 100% 부담하라. 아니면 스스로 핵무장 하라” 고 미국의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세상에 영원한 우방은 없다.  남의 눈치 볼 것 없다.

핵무장 서두르자. 4강에 둘러싸인 우리가 스위스와 이스라엘처럼 강해야 평화가 보장되고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

여수신문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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