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1주년, 한반도 상황은 만만치가 않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한국의 사드배치를 둘러싼 미․일과 중․러를 양대 축으로 하는 패권다툼은 1962년 큐바 미사일사태를 연상케 할 정도로 일촉즉발의 위기감마저 들 정도로 불안정하다.

이로 인한 신 냉전구도가 구체화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세계는 지금 복잡하고 다양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국가차원에서 시대조류에 맞는 발전전략과 정책을 준비하는 것이 시급한 이유이다.

수년 전부터 대한민국에서는 주요 국정현안에 대해서 타협에 의해서든 배려에 의해서든 국론통일을 이룬 기억이 없다.

국토가 분열된 것도 분하고 안타까운 일인데 안보문제 마저도 국론이 통일된 적이 없는, 무슨 현안이 발생하면 일단 반대부터 하고보는 체질적 소모적인 분열상이 지금 우리사회의 단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정치, 경제, 사회, 외교, 국방, 교육 등 전방위적 과제들은 우리나라가 과연 한민족, 한국가로서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심각한 문제들이 많다.

사회 전반적으로는 시쳇말로 사회지도층에서부터 민초들에 이르기까지 안 썩은 데가 없을 정도다.

나랏돈이건, 회삿돈이건 기회만 있다면 해먹고 보자는 풍조이며, 그 규모는 보통 억(億)단위다.

그뿐인가 사드(THAAD)배치를 둘러싼 남남갈등과 극단적 지역이기주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대형 사건사고,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각종 패륜범죄, 저출산 고령화문제와 심각한 계층 간 양극화현상, 헬한국으로 대표되는 냉소주의, 막말과 무책임한 포풀리즘 정치, 성범죄와 묻지 마 살인 등 반인륜적 범죄의 폭발적 증가 등 말로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 병리현상이 심각하다.

단적으로 말해 지금 우리사회가 심각한 도덕불감증과 부패의 늪에 빠져 헤쳐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 절망의 벽 앞에 서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벽 앞에서 굳어지고 틀에 갇혀 사회구성원 각자가 배금(拜金)주의, 출세지상주의, 극도의 이기주의 등에 빠지면 필연적으로 사회전체가 부패하고 꿈을 상실하게 된다는데 있다. 한마디로 말해 지금 나라전체가 이루고자하는 꿈과 목표가 없이 표류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우리사회의 병리현상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주위를 돌아봐도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떠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정연한 논리와 철학을 접하기 어렵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나라의 장래를 두고 국민과 함께 걱정하고 소통하는 지도층마저 없는 실정이라는 점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은 많으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기 위해서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것인지 분명치가 않다.

통일에 대해서도 통일만 된다면 정체(政體)는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상관없다는 것인지 그들의 생각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때마저 있다.

심지어 그들 중에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성찰조차도 하지 않는다.

나라의 장래를 생각할 때 심히 걱정스럽고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뜻있는 국민이라면 강대국들의 패권다툼과 철부지 김정은의 핵전쟁 위협 속에 국가안위가 걱정되는 위중한 이때에 나라와 국민전체가 아무런 목표 없이 방황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70여 년 동안 우리 대한민국이 걸어 온 역사는 기적에 가까웠다 할 수 있다.

광복 후 신생독립국으로 전화마저 겪어 폐허 속에서 맨주먹으로 ‘잘살아보자’는 구호 하나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어낸 것은 세계사에 그 유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때에는 국민 모두가 가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한 목표와 국민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이 있었고 정치․사회지도자들에게도 국민을 위해 나라를 발전시켜야 또다시 국치를 당하지 않는다는 신념과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국민들에게는 그러한 절박한 목표와 꿈이 없다.

결론적으로 속담에 ‘호랑이에게 업혀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린다면  살 수 있다’고 했다. 지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안보환경이 불안정하고 우리 내부분열과 갈등 또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적은 외세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내부 분열에 있음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그리고 해방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가존망에 관계되는 현안들을 놓고 우리끼리 편 갈라 싸우다가 나라까지 침탈당했던 부끄러운 역사를 또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특히 우리사회가 심각한 도덕적 해이와 부패의 늪에 빠져있고 벽과 한계에 갇혀있다면 지금이라도 혁명적인 혁신과 개혁을  과감하게 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급속히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지도자를 중심으로 그때그때마다 시대요구에 부합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식민지에서 독립운동 그 후 산업화, 민주화운동이 당시의 시대적 목표였다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민주화 이후 우리가 이루어야 할 시대적 목표를 세우고 공감하는데 성공하지 못해서 벽에 갇혀있는 모습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발적으로 범국민적으로 도덕재무장 운동이라도 펼치든지 오는 9.28부터 시행될 세칭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예외 없는 철저한 시행을 통해서라도 만연된 부패를 척결하고 혁명적 변화와 개혁을 이뤄야 한다.

그런 연후에 심기일전하여 국난을 극복하고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꾸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여수신문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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