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좌수영 본영 및 삼도수군통제영 위상 걸맞는 향토 문화 계승 발전 사업 추진

임란유적의 중요성 강조...이순신 장군 얼과 정신 깨우치는 교육사업 활발히 전개

삼도수군통제영, 전라좌수영 본영인 여수는 다른 어느 도시보다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다. 여수 문화의 중심, 여수시문화원에서는 이러한 여수의 호국 문화를 계승발전 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펴고 있다. 지난 5일 제7대 여수시문화원장 당선된 임용식(70) 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편집자 주>

-. 연임 소감을 밝혀 달라.

6대 문화원장이에 7대 원장까지 연임하게 되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심적인 부담감도 막중하다. 

이순신 아카데미 사업을 비롯해 전라좌수영 수군출정식, 시민문화학교 16기 강좌 등 문화·교육사업을 활성화시켰고, 이순신 설화 등 고전 발굴 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추억의 영화는 무엇보다도 인기가 높았는데 앞으로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추억의 영화관’ 사업을 전개해 시민 문화향유에 힘쓰겠다.

제7대 여수시문화원장에 재임하게 된 것도 여수시민들의 관심과 지역 문화인들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문화원장으로써 지역 향토문화에 대한 계승과 발전, 보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문화원장을 연임하면서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6대 원장 재임 시에는 솔직히 부족했다 느낀다. 공부해야 할 것도 많았다. 지식을 밑천으로 다양한 전통 문화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7대 임기 때는 이 사업들이 제대로 정착되고 지역 계승 문화로써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

여수는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다. 거기다 근래에는 관광객 1300만명이 오면서 경사를 맞고 있다. 여기에 걸맞은 문화발전과 연구를 추진함으로써 여수의 문화 역사 발굴 보존에 주력하겠다.

-. 연세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올해로 만70세다. 자전거광이다. 자전거를 오래 탔고, 평소에 건광관리를 잘했다고 자부하기 때문에 건강상 이상은 없다. 임기동안 노익장을 발휘해 보고 싶다.

▲여수시문화원이 가장 큰 연례 행사로 치루고 있는수군출정식 재현 장면.

-. 지난 임기동안 어떤 사업들을 추진해 왔나?

첫 째 승전무 재현이었다. 승전무는 삼도수군통제영에서 전승돼 온 북춤·칼춤으로 군영에서 추던 춤이다. 교방청에서 기녀가 추던 춤인데 이 충무공의 전승과 기품을 그리고 장졸들의 사기를 북돋고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작년부터 기념일마다 선보이고 있다.

전라좌수영 수군출정식은 오관오포 장수와 수군들을 전라좌수영 본영인 여수에 집결시키고 옥포해전에 출정해 승리한 역사적 사실을 시나리오로 각색한 것이다. 여수를 제외하곤 전국 어디서도 볼 수 없다.

전라좌수영 강강술래도 보존하고 있다. 흔히 우수영강강술래만 보존되고 있다 알려졌는데 여수에서는 좌수영 강강술래가 전해 내려져온다. 지난 2013년 전국 강강술래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이밖에도 소년 이순신장군 선발대회도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임란역사에 대한 바로알기 사업으로 호평받고 있다.

올해로 2기째를 맞는 ‘이순신아카데미’도 이순신 정신을 일깨우는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문화원사를 24시간 시민들에게 개방해 60~70년대 추억의 영화를 상영함으로써 시민과 관광객들을 위한 쉼터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전통 문화 계승사업은 여수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과거 역사 고증이나 발굴에 대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나?

여수에 대한 설화를 집대성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이순신 장군이 임란 중 기록한 ‘진중일기’는 현재 1권과 2권을 출판했으며, 3권을 탈고하고 있다. 내년 출판할 계획이다. 마을 유래사 작업도 몰두하고 있다. 1998년 여수시와 여천시, 여천군 3개 시군이 통합된 지 20년이나 지났는데 삼려통합에 대한 마을 유래사가 없다. 출판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소년이순신장군 선발대회도 전국 각지 어린이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충무공의 정신과 호연지기를 일깨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여수의 문화하면 단연 이순신 장군이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도시들이 이순신 장군을 상품화하여 관광 컨텐츠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시가 차별화 할 수 있는 전략이 있다면?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는 출정했지만 통영 땅은 밟아 본적도 없다. 그런데 본인들이 충무공의 본영이라 우기고 있다. 부산도 이순신 장군 동상과 거북선을 제작하는 등 관련 컨텐츠를 제작하고 있지만 이 곳 또한 이순신 장군과 별다른 인연은 없다.

전라좌수영 본영이고 삼도수군통제영인 여수에는 임란유적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이런 것을 알지 못하고 살고 있다. 관계기관에서 조금 더 문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역 문화인들과 협의해 발전시켜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것들이 타 도시에 비해 부족한 것 같다. 예를 들자면 이번 추석 연휴 때 KBS에서 ‘임진왜란1592’를 5부작에 걸쳐 방영했다.

그런데 정작 여수는 촬영지로 등장하지 않고 다른 도시가 나와 무척 아쉬웠다.

어떤 연유로 여수시가 이번 드라마에 참여하지 않았는지 시민들도 의아해하고 있다.

드라마에 참여해서 여수를 더 알릴 수 있었다면 더욱 많은 관광객이 찾아왔을 것이다.

-. 호국역사를 후손들에게 교육적 가치로 남기기 위해선 박물관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지역에 임란 박물관이 없지 않나?

1300만 도시에서 박물관이 없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개최 이전에 여수시에서 박물관을 3청사에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의회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과거 사실이 있다.

훗날 통합청사가 지어진다면 2청사 사옥을 박물관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당초 박물관 같은 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건물을 지었다고 들었다.

1만여점이 넘는 임란 보물들이 서울과 광주, 순천에 흩어져 보관되어 있다. 시급히 여수시가 박물관을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해서 임란 유물들을 다시 모으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박물관의 중요성은 크다. 여수시문화원에서는 사옥 1층에 생활 유물 박물관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생활유물을 자비로 수집하고 전시하고 있다. 해양공원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오가고 있다. 소라면에 민속박물관이 있지만 교통여건이 떨어져 방문율이 저조하다.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좌수영강강술래. 2011년도에 강강술래단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2013년도에는 최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 앞으로 역점적으로 추진할 이순신 관련 사업이 있다면?

앞으로 4년에 걸쳐 거북선 원형 복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채연석 박사(한국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 전 항공우주연구원장)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채 박사는 국내 최초로 신기전을 복원한 인물이고, 거북선에 있어 국내 최고 권위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거북선에 대한 역사고증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복원사업에 어려움이 크지만 채 박사가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진중일기 편찬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총 7권으로 구성된 진중일기는 난중일기나 기타 기록보다 여수에 대해 가장 많이 서술하고 있다. 원문이 많아 이해가 어렵기 때문에 집필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펜을 놓지는 않을 계획이다.

-. 역사문화 고증 사업이 일부 사람들의 열정만으론 부족하다. 행정지원이 필요한데?

공직자들이 문화 역사와 전라좌수영 본영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충무공을 선양하는 타 시·군과 견줄 수 있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호국문화 축제도 역사성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요즘 시대 퓨전식으로 하는 것은 맞지 않다. 유행은 따를 지 언정 역사성이 없다.

특히 수군출정식은 국내에서 여수가 유일하다. 이러한 호국문화 행사를 대가 끊이지 않도록 전승함으로써 나아가 전 세계가 주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여수의 문화·관광 정책이 지나치게 흥행위주로 가는 것 아닌가?

난개발을 하면 안 된다. 문화원 정관에는 지역문화 및 환경에 대해서도 다루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지역개발은 백년대계를 봐야 한다.

주변에 여수의 경관을 해치는 건물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법적논리로만 따지다 보니 허가를 안 내줄 수 없는 거다.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시민여론 조사를 할 수 있고 시민서명을 받는 방법도 있다. 그저 안타깝다.

종화동 낭만포차도 마찬가지다. 도로변에 포장마차를 내주는 지자체가 어디 있나. 여수만의 특색도 없고 오히려 부작용이 많다. 차라리 특정공간을 만들어 여수의 향토음식을 맛보고 여수밤바다를 사색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시민들의 반발을 사는 행정은 애초부터 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수시는 역사 문화 도시이다. 그러므로 시민들께서도 문화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 문화 행사 참여하고 어울림마당도 많이 열려야 관광지로써 면모를 갖추게 된다. 지금보다도 많은 시민참여를 부탁드린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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