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급 이상 고위직 국가공무원 및 공직자 92명과 그들 아들 98명이 대(代)를 이어 병역면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들 2명이 모두 면제를 받은 공직자가 4명, 아들 3명이 모두 면제받은 공직자도 1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병역면제를 받은 고위공직자는 2,520명으로 징병대상자 중 9.9%이고 고위공직자 아들은 785명으로 4.4%이었다.

올 상반기 징병검사에서 병역 면제비율이 0.3%인데 비하면 공직자 자녀들의 면제비율 4.4%는 비정상적으로 많다.

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 27명의 아들 31명은 이중국적이었다가 한국국적을 포기해 병역의무를 피했다.

고위공직자들이 해외근무 기회를 이용해 본인들은 외국 유명대학 석・박사학위 따고 자식들은 병역의무를 기피하도록 파렴치한 꼼수를 부리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이며 최소한 국민 된 도리도 아니다.

북한의 핵위협속에 전운(戰雲)이 감돌아 국가안보가 위중한 이때,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 받고 온갖 특권을 누려온 공직자들이 아직도 ‘높은 자리는 우리가, 죽고 힘든 자리는 국민이’라는 식으로 행동하고 처신하면서 공직에 눌러 앉아있다면 이게 제대로 된 나라라 할 수 있겠는가!

역사를 돌이켜보면 우리 한민족의 쇠락은 임진왜란 때부터 가속도가 붙었던 것 같다.

잘 알려진 대로 임진왜란 1년 전인 1591년 통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서인(西人)의 대표 황윤길은 “일본의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보고했지만, 동인(東人)의 대표 김성일은 당파 이해관계 때문에 “그런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정반대 보고를 했다.

그로부터 9년 뒤 조선은 왜(日本)의 침략으로 폐허가 되었고 명(明)나라의 참전으로 겨우 나라를 유지하다 1636년에는 청나라의 침략을 받았다.

이후 258년 동안 사실상 청나라의 속국신세였던 우리 조선은 1895년 「시모노세키 조약」으로 일시 독립국이 되었지만 끝내 일본의 식민지로 유린당해 나라이름은 물론 성씨, 말과 글까지 침탈당해 세계지도에서 이름이 사라지고 패망의 지경에 이른 부끄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금 우리국력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그리고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산업화와 자유와 인권이 보장된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지도층을 비롯하여 일반 국민들까지 춥고 배곯았던 시절은 잊어버리고 오만과 자만심 그리고 황금만능주의와 도덕불감증, 안보불감증이란 블랙홀(Black Hole)에 빠져 들었다.

북한의 핵무장 가속화와 끊임없는 위협에 대한 최근 백악관 발(發) 미국의 선제 타격론까지 나오면서 한반도에 전쟁의 유령이 떠다니고 있는 위중한 상황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데도 정작 우리 지도층을 비롯한 전 국민이 안보불감증에 빠져 너무 태평하다. 미국에 기대지 않으면 우리 자신의 힘만으로는 나라를 지킬 수단도 능력도 없으면서도  그러니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민들 상당수가 “북핵은 우리 공격용이 아니라 미국과 협상용이다”, “설마 같은 민족인데 우리를 공격 하겠어”라며 근거 없는 안보 낙관론에 빠져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설상가상으로 현실의 국가・사회 지도층은 부패하여 국가와 국민에 대해 무책임하고 여야 정치권은 대권경쟁 주도권을 놓고 당파싸움에 여념이 없다.

또한 귀족 노조 등 이익집단들과 기득권세력들은 자신들의 철밥통과 꿀단지를 지키기 위해 삐끗하면 머릿띠만 두르는 것이 현실이다.

세월호 사건, 최근 백남기씨 물대포 사망사건, 사드배치를 둘러싼 성주, 김천주민들의 집단행동에서 보듯이 일반 국민들마저 운동권식 문제해결방식을 답습해 문제만 생기면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려는 노력은 뒷전이고 자기 책임은 없으니 모두가 정부 탓이고, 남의 탓 인양 삿대질만 해대는 이상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제 우리 모두가 변해야 한다.

특히 사회각계의 지도층과 공직자들이 변하고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이 위중한 국난(國難)을 극복하고 희망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예외 없이 져야할 신성한 국방의무를 본인들이 기피한 것도 모자라 자식들에게까지 대물림하여 기피한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공직자들은 스스로 공직에서 떠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차제에 재발방지를 위한 철저하고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정부와 국회가 마련해야 한다.

국민들의 혈세로 특혜를 받아온 지도층과 고위공직자들이 나라가 어려울 때 앞장서 솔선수범하고 희생하기는커녕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개인의 이익과 영달만을 챙겼다면 그들은 도둑놈들이지 무슨 고위공직자이고 지도층인가!  

여수신문  yeosu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여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