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들은 병마와 가난에 시달리며 고달픈 노후를 보내는 이들이 많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들의 상대적 빈곤율은 49.6%로 OECD회원국 평균 12.6%의 4배에 이른다.

특히 전체 노인 가구의 3분의1을 차지하는 독거(獨홀몸)노인의 빈곤이 심각한 상태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통계청의 관련자료를 분석하여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60세 이상 1인 노인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67.1%로 조사됐다.

이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지난해 고령노인 10명중 6명(58.5%)은 생활비를 본인이나 배우자가 직접 마련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당수 고령자는 여전히 생계 때문에 일터를 떠나지 못하고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지난해 60세~64세 인구의 고용율은 59.4%로 20대 고용율 57.9%를 뛰어 넘었으며 그중 65세 이상 남성고령자 고용율은 41.1%나 되었다.

문제는 이들 고령노인들이 하고 있는 일들 대부분이 단순노동이나 알바수준의 저임금노동이어서 노인빈곤 탈출에는 큰 도움이 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연금제도마저 불합리한 모순이 많고 액수가 적어 노인들이 기댈만한 연금제도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실제로 퇴직공무원이나 군인 등 공적연금을 받고 있는 노인들을 제외한 고령층 노인들의 49.5%는 고작 월10만~25만원의 연금혜택만을 받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열악한 노인들의 일자리와 낮은 연금, 그리고 자식들의 부모부양 회피풍조로 인해 ‘가난한 노인들의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저주’가 될 공산이 커져가고 있는 현실인데다 연금제도마저 모순과 허점투성인데도 정부당국은 법을 이유로 이러한 모순을 바로잡을 뾰족한 대책마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더욱 안타깝다.

줬다가 다시 뺏어가는 '기초연금'이 그 대표적 사례다.

매달 25일 소득 하위 70% 노인 454만 명의 통장으로 10만~20만원의 '기초연금'이 입금된다.

그러나 이들 노인 가운데  '기초생활수급'대상 노인 42만 명은 다음달 20일 원래 받아야 할 [기초생활보장생계급여]에서 전월에 받은 기초연금(10만~20만원)을 다시 토해 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제도적 모순 때문에 빈곤노인들에게 기초연금을 줬다가 다시 뺏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당국의 주장은 듣기에도 생소한 [보충성 원리]에 의해 기초연금 만큼 소득이 새로 생겼으니 같은 액수를 [기초생활 보장급여]에서 빼고 지급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결과 현실적으로 가장 소득이 낮은 극빈 노인들이 오히려 기초연금을 매달 5만 원 이상 적게 받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으나 지금까지도 정부당국은 대책을 세우기는커녕 법타령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OECD국가 중 노인빈곤율 최고, 노인자살율 최고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는 나라다.

국가차원의 복지제도가 부족한데다 자식들의 노후부양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4년 7월 도입된 기초연금제도는 극빈노인들 생활안정에 상당한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초연금제도의 시행과 관련된 법적 모순 때문에 줬다가 다시 뺏는 모순이 발생했고 이로인해 기초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최극빈층 노인들이 억울해 하고 있음은 당연하다 하겠다.

이러한 모순을 바로잡기 위한 정부차원의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결론적으로 자식들의 효심에만 노후를 의탁했던 시대는 갔다.

복지사각지대에 무방비로 놓여있는 빈곤노인들의 문제해결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최대 28조원이 든다는 [아동수당] 신설 문제가 여・야간 쟁점이 되고 있다.

 반면 줬다 뺏어가는 극빈노인들의 [기초연금]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8,0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각에서      여야정치권은 다가오는 대통령선거를 의식한 포플리즘 정책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 새로운 복지제도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보다는 오늘도 병마에 시달리고 가난과 고독을 감내하면서도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갈 수밖에 없는 노인들의 [기초연금]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

국가의 복지재정이 충분하다면 보편적 복지가 우리국가 사회가 추구해야 할 이상)과 목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의 극빈층 노인들의 노후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현실사정에 맞는 맞춤형 복지, 정밀한 복지정책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굶어죽는 노인, 고독사하는 노인이라도 없는 사회를 보장해 주는 것이 [선진복지사회]를 지향한다는 대한민국 정부의 최소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면 필자 혼자만의 잘못된 주장일까.

데스크  yeosune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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