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국가의 운명을 가른다

16세기 일본은 표류해온 포르투갈인에게 조총 제조 기술을 배웠다. 또 메이지유신 뒤 내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장 ․ 차관급 고위 인사와 유학생 등 150명을 시찰단으로 해외에 내보냈다.

이들은 1년 반 동안 미국과 영국, 독일을 둘러보고 1800권에 이르는 보고서를 썼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은 근대화에 성공했다.

반면 17세기 조선은 총포 기술자였던 네덜란드인 하멜 일행 서른여섯 명이 제주도에 표착해 14년 동안 살았는데, 잡일을 시키거나 생김새가 특이한 데다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니까 30년 동안 남자 기생 노릇을 시켰다.

조선은 그만큼 국제정세에 무지했다. 하멜 일행은 여수, 남원 등지에 흩어져 살았는데 아무도 네덜란드어를 배우지 않았다. 조선 사회가 얼마나 폐쇄적인 사회인가 알 수 있다.

일본에서 1868년 메이지유신이 일어났는데, 선각자 후쿠자와 유키치가 <서양사정>이라는 책을 썼고, 단번에 20만부가 팔렸다.    30년 뒤 그의 제자인 조선인 유길준이 쓴<서유견문>은 겨우500부가 팔렸다. “20만 대 500”의 차이가 일본과 조선의 차이다.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은 항공모함을 만들었는데 조선은 자전거도 못 만들었다.

이렇게 조선은 리더들이 없으니까 백성을 가르치지 못하고 망한 것이다.

현재 일본은 100년 이상 된 장수기업이 2만 7335개(대부분 연매출100억엔 미만)이고, 200년 이상 된 기업이 3113개다. 한국은 100년 이상 된 기업이 7개다.

조선 산업 구조조정 시급하다

경제성장의 상징이던 조선과 해운이 어려움에 처한 것을 보며, 끊임없는 도전만이 세계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파산 직전인 대우조선은 오랜 기간 “주인 없는 회사”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부실을 더 키웠다는 게 중론이다. 역대 정부가 주인을 찾아주는 매각을 추진했으나 정치권과 노조가 반대했다.

하루속히 조선 산업을 구조조정 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생산설비 및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했다. 그 결과  수주량이 늘어나고 숙련 기능공이 부족하다.

세계적인 수리 조선소를 만들자

여수.광양 항은 매년 5~6만 척의 외항선과 화물선이 드나든다. 부산 다음으로 많은 배가 입출항 한다. 지금도 오동도 앞바다에는 수많은 배가 떠 있다. 어떤 때는 1백 척이 넘는다.

석유화학공단과 제철소 때문이다. 그런데도 여수는 물론이고 동북아에 대규모 수리 조선소가 없다. 캐나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많은 외국 배들이 싱가포르까지 가서 수리 한다. 

점검 시기가 되면 수리할 곳을 못 찾아 발을 동동 구른다.  여수에 있는  조선소는 도크가 적어 입항 할 수 없다. 

여수는 자연 재해가 적고, 수심이 깊고, 제철소가 있고, 수천 척의 어선과 수만 척의 외항선이 드나들고 있어 조선 산업의 최적지다.

이렇게 입지여건이 좋고 조선 산업 시장이 풍부한데도 우리는 이에 눈뜨지 못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광양만에 제철소가 건설될 때 여수를 조선 산업 중심도시로 만들 계획을 했어야 했다.

그랬으면 지금 쯤 여수는 울산을 능가 하는 도시가 되었을 것이다.  리더십의 부재가 도시의 운명을 가른 것이다.

일반 조선소는 불경기지만 수리 조선소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조선소 구조조정으로 갈 곳 잃은 숙련된 고급 인력을 일본이 확보하려고 한다.    숙련된 기능인력 유출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조선소는 장치산업과 달리 노동 집약적 산업으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

다국적 기업들은 묘도가 조선소를 건설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춘 곳이라고 극찬한다.

묘도에 세계적인 수리 조선소를 만들자. 묘도는 수심이 깊고, 제철소가 앞에 있어 물류비가 적게 드는 강점이 있다. 이곳에 수리 조선소를 만들면 수많은 일자리 창출로 여수를 먹여 살릴 것이다.

“Nothing ventured, nothing gained 모험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 수리조선소 건설 서두르자.

새들은 바람 불 때 집 짓는다 하지 않던가. 조선 산업 구조조정 광풍이 부는 이때가 수리 조선소를 만들 기회다.

세계는 지금 핵잠수함 수주 경쟁을 하고 있다. 핵잠수함은 척당 1조~2조원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많은 고용 창출을 한다.

조선강국들은 고도화된 기술로 군수부문 새로운 신화를 쓰고 있다. 최근 일본은 400억달러 규모의 호주 잠수함 수주 사업에 참가한 바 있다.

여수도 진즉 조선 산업에 눈 떴으면 고도화된 기술로 군수부문 조선 신화를 썼을 것이다. 변해야 산다. 

데스크  yeosune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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