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소호동에 위치한 여수승마클럽 김광웅 대표가 클럽 회원들과 말을 타고 속보 시범을 보이고 있다.

말(馬)은 인류 역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동물이다. 수천 년의 한민족의 역사에서도  귀천을 가리지 않고 인류의 발이 되어온 역사의 동반자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딸 정유라 씨의 승마 특기생 부정입학 등 초유의 국정파탄 사태로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승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따가운 눈총에도 승마가 건강에 좋은 레저스포츠로 알려지면서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지역 내 승마장 가운데서도 도심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여수승마클럽’은 여수 소호동 송소마을에서 화양면 용주리로 넘어가는 옛 고개에 자리잡고 있다.

승마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광웅(50) 대표는 “최근 최순실씨 딸 정유라 승마 부정 입학 사태로 인해 승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있지만 오히려 관심이 크게 늘었다”면서 “레슨 문의가 하루에도 수십통 걸려오고 있고, 주말에는 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승마가 귀족스포츠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국민스포츠로 인식되고 있는 것을 반증한다”고 덧붙였다.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내라’는 말이 있다.

비록 제주는 아니지만 현재 이곳에는 15마리의 말이 상주해 있다. 경마장이나 마장마술 경기에 등장하는 명마에 견주기는 무리가 있으나 말이 생소한 여수에서는 명마 못지않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말을 상징하는 화려한 말갈기와 탄탄한 근육은 보는 이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별도의 전문 인력들이 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네발짐승 중에서도 말은 인간과 친밀한 동물이지만 성질이 예민하고 감수성이 깊다.

사회적 동물인 말은 서열 싸움에서 부상을 입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관리사가 직접 서열을 정리해주어야 한다.

말의 컨디션과 건강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지 위해서는 말 하나하나의 성격과 특성에 대해 잘 파악해야 하고, 무엇보다 교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대소변을 치우고 톱밥을 교체하는 등 최적의 위생 상태를 유지하고, 특별식과 영양제를 제공하는 것도 말의 능력치를 최적의 상태로 끌어올리기 위한 일환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허름한 승마장을 인수해 시설 등을 정비한 후 재개장 했다.

아직까지 회원이 크게 많지는 않으나 학생들의 체험학습 및 탐방이 크게 늘면서 최근 부쩍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실내 승마장에서 학생들이 승마의 기본기를 교관으로부터 배우고 있다.

“승마의 장점이요? 자신감이죠.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아이들, 소극적인 아이들 인격향상에 분명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자연스레 사회성도 좋아지게 되고, 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냄으로써 타인을 생각하는 배려도 배울 수 있고요”

김 대표는 승마의 장점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실제 승마를 접한 학생들의 경우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는 시간도 줄었고, 학습의욕도 좋아졌다며 학부모들로부터 감사 전화가 종종 걸려온다고 했다.

특히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은 운동인데 허리와 다리, 팔의 근력을 강화하고, 균형감각을 기르는데 이만한 운동이 없다고 한다.

승마는 말과 기수가 혼연일체가 되어야 할 수 있는 경기다. 말이 뛰는 동작을 잘 읽고 리듬에 맞춰 말을 컨트롤 해야 말의 척추에도 부담이 적고, 달리는 속도에도 탄력이 붙는다.

승마 교육은 크게 평보(걷기)와 속보(빨리걷기), 구보(달리기)로 나뉜다.

초보자의 승마수업은 말과 친해지는 법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된다. 말과 인사도 하고 스킨십을 나눔으로써 파트너로 신뢰감을 쌓는 것이 우선이다.

이 단계가 허락되면 기승자세와 균형잡기 등의 단계로 넘어간다. 기본기 중에서도 가장 기본기인 평보자세를 익히는데 공을 들여야 고난도의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여수승마클럽 김광웅 대표가 승마 후 자신의 말을 어루만지며 스킨십을 나누고 있다. 김 대표는 말을 잘 다루기 위해서는 당근과 채찍을 적시적소에 사용해야 하는 등 교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챕, 헬멧, 안전조끼 등 승마에 필요한 기본적인 장신구는 무상으로 대여해주고 있어 승마를 배우는데 있어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고 있다.

김 대표는 일반 회원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승마교육을 확대하고, 유소년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승마저변을 확대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승마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도전해 보세요.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10명 중 9명은 큰 어려움 없이 배울 수 있어요. 다만 달리는 말에 몸을 맡기고 쾌감을 즐길 용기가 필요할 뿐입니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저작권자 © 여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