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평식 여수세계박람회재단 이사장이 정유년 새해를 맞아 지난 16일 여수신문과의 신년 인터뷰를 가졌다.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인터뷰는 김현석 본지 편집국장과 조승화 취재부장이 함께했다.

텅빈 박람회장 가꿔 매년 300만명 이상 찾는 ‘젊음의 광장’ 변모
민자유치 총력 지역사회 커뮤니티센터 발전 계획…컨벤션 확대
"해양관련 정부기관들 박람회장 들어와야"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막을 내린지 어언 5년째 접어든다. 전세계 800만명이 다녀간 세계박람회는 대한민국의 국제적 역량을 국내외에 천명했고, 여수 지역발전에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 그런데 박람회장 사후활용이 큰 문제였다. 지난 5년 간 정부와 지역사회가  많은 고민을 해왔고, 괄목할 만한 성과도 남겼다. 1993년 대전박람회와 같은 과오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 온 결과였다. 여수세계박람회재단 신평식 이사장을 만나 소회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초대 이사장을 역임해 5년째 소임을 맡고 있다. 소회가 어떠한가.
▶ 여수박람회장이 2013년 4월20일 재개장을 했다. 그때가 순천만 정원박람회 개장일하고 같은 날이다.
그 당시 순천만정원박람회가 성공할 수 있을지 예측을 못하지 않았나. 이런 상황에서 여수세계박람회가 재개장하면 상생 효과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런 판단에서 재개장 일자를 맞춘 것이다.
이사장으로 내려와 박람회장을 처음 봤을 때 그 인상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언론에서도 폐허라는 표현을 했다. 잡풀이 무성한데다 하얀 펜스로 가둬놓고 봉쇄를 해놨으니 수용소 같은 느낌도 들었을 것이다.
해수부에서 운용수입 충당을 위해서 울타리를 헐지 말고 입장료를 받자는 것이었다. 3000원이냐 5000원이냐를 결정해 달라는 거였다.
탁상행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들어와서 볼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건 아니였다. 그해에 시작한 일이 울타리부터 뜯어내는 작업이었다.
오픈 후 어느 비오는 날이었다. 이곳을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게라는 게 엑스포 선물가게가 유일했고, 말그대로 텅빈 공간이었다.
착찹했던 그때 마음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여하튼 사람이 그리웠던 시절이었다. 그랬던 것이 이렇게 변모돼 여기까지 왔다.  사람이 오지 않으면 이곳은 절대 흥할 수 없는 곳이다.
펜스를 걷으니까 여수역이 박람회장 안으로 들어오는 그런 기분이 들더라. 입장료는 받지 않기로 했다. 자유로운 출입이 보장돼야 사람이 모이고 그게 박람회장 활성화의 성공열쇠라고 봤다.

-. 수익창출은 어떻게 했나.
▶ 재개장 첫해 190만명이 들어왔다. 그런데 운영수입은 고작 23억원이었다. 대관과 주차장 수입 외엔 주된 수입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만고끝에 박람회장을 고쳐 문을 열었지만 그해 여름 태풍 삼바가 왔다. 빅오가 박살나면서 많은 수리비용이 들어갔다.
2014년 이후 박람회기념관을 건립하고, 게스트하우스도 만들었다. 컨텐츠가 하나둘 자리잡으면서 220만명이 찾았다. 운용수입도 46억으로 껑충 뛰었다.
2015년은 가장 피크였다. 컨벤션센터 홍보가 잘 되어 318만명이 방문했다. 당시 운영수입이 64억원이였는데 고무적인 성과였다.
지난해에는 304만명이 찾아 57억원의 수입을 냈다. 빅오가 주 수입원이었는데 2015년에 24억을 냈었다.
그랬던 것이 작년에 15억7000만원으로 급감했다. 계획보다 10억원 정도가 줄었다.

-. 빅오의 인기가 시들한 이유는 무엇인가?
▶민간에서 어느정도 기반이 안정됐다 보고 직접 운영해보겠다는 계획서를 냈다.
그런데 차일피일 미뤄졌고, 마케팅도 제대로 안되면서 지금은 손도 못대는 상황이 돼버렸다. 특히 해상케이블카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생기는 바람에 관객이 분산된 것도 있다.
파이는 한정돼있다. 지난해 8월 여수에 그렇게 무더운 날이 없었다. 당체 사람이 오질 않았다. 올해는 작년보단 사정이 좀 호전될 거라 본다. 경험도 있기 때문에 340만명은 해낼 것으로 본다. 운영수입도 65억원을 넘어 70억원까지 기대하고 있다. 5년차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지난 4년동안 기반을 충분히 닦았다고 평가한다. 이제부턴 안정적인 성장기를 밟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성장하려면 빈 그릇을 채울 수 있는 콘텐츠가 도입돼야 한다.
그 작업에 올인하겠다.

▲세계박람회장의 명물 빅오. 지난 2015년 24억원을 냈으나, 지난해 15억7000만원으로 줄었다. 케이블카 등 막강한 경쟁자가 생겨 관객이 분산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구체적으로 올해 어떤 일을 추진할 계획인가?
▶ 민자사업 유치에 총력을 펴겠다.
스카이타워 카페는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67m 상공에서 보는 여수 도심의 전경이 압권이다. 다른 어느곳보다 수익성 면에서 우월하다 판단된다. 박람회 장 내 점포들도 사업성이 높다. 전국의 민자유치와 투자 사업자를 정밀하게 물색해 볼 계획이다.

농협 입점 논란, “호텔 들어설 M부지와 비교 대상 아니야” 일축
시립미술관 부지 제안…“무조건적 외국인 투자 환영은 반대”
 
-. 토지매각 문제는 어떻게 되어 가나?
▶지역에 알만한 오피니어 리더들이 한결같 이 얘기한다. 대기업 한 곳이 용인 에버랜드 같은 훌륭한 시설을 떡하니 지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우리도 그걸 바란다.
그런데 그런 기업은 절대 없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사업하는게 낫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여기서 할 이유가 있나.
박람회장에 처음부터 투자하는 기업은 없다. 충분히 활성화 될때까지 지켜보고 있다가 적정 시기가 되면 과감하게 투자할 거라 본다.
박람회장 주변의 기반시설도 차츰 조성돼가고 있다. LH가 2010년 4월부터 부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짓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수천세대가 입주해있다. 상가도 만원이다.
투자는 치밀한 이해분석과 계획이 있어야 가능하다. 박람회장이 발전할 것이라는 예측이 주효했건 거다. 황량 부지로 남아 있었다면 누가 투자를 했겠나.

-. 게스트하우스 등 신종 숙박시설도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데.
▶흘러가는 곳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정주를 하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고 봤다. 그래서 6억원을 투자해 게스트하우스를 지었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젊음의 장소가 되어야 돈이 돌고, 문화가 형성된다. 결과적으로 보면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시작한 것이 기존 숙박행태를 크게 개선한 신호탄 역할을 한 것 같다.
지금 이 일대에는 20~30여곳의 게스트하우스가 밀집해있다. 젊은 문화 형성에 재단에서 심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 농협 하나로마트 입점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사실 얼마 전 여수농협 측에서 하나로마트, 지역특산물, 농협은행을 갖춘 3~4층 규모의 건물을 짓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2500여평 정도 되는데 재단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함께 추진하기로 마음먹었다.
매각공고는 연중 2월에 한 번 하는데 작업을 하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해당부지의 ‘공개공지’에 대해서 뒤늦게서야 알았다.
이 법령은 쾌적한 환경조성 목적으로 지난 2012년에 토지이용에 관한 법령에 의해 박람회장 대로변을 중심으로 30~40%의 일정 비율로 지정해 놓은 것이다. 사업 예정부지가 하필 그곳에 해당됐다. 부지가는 평당 600만원이 넘는다. 농협 측에서 2가지를 요구해왔다.
첫 째는 건물의 챠량 출입문을 도로에서 역 바로 앞에서 건물 지으면 들어오게 해 달라는 거였고, 두 번째는 ‘공개공지’ 비율을 완화해달라는 요구였다.
그런데 모두 재단이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사업주체가 직접 도시계획위원회에 심의를 받아야 하는 등 진행절차가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재단에서 손댈 수 없는 부분이었고, 만일 농협 유치를 위해 규제를 풀어줬다 하면 특혜를 제공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법적으로 해결될지도 모르는 규제를 눈앞에 두고 토지매매약정을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다만 재단에서 해양수산부에 규제를 완화해 줄것을 요청하는 단계까지는 할 수 있다.
그러면 해수부는 국토교통부에 토지계획 변경을 요청하고, 이 사안을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해서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열어서 상권영향분석이라든지 다각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 박람회장 내 M부지의 규제를 풀어준 경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부지 매입 공고 당시 M부지는 일반광장으로 되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와 사전 협의를 통해 규제를 풀어야 건축행위를 할 수 있다.
유탑건설 측에서도 그런 사실을 면밀히 조사를 해서 부지를 매입한 것이다.
두 사안은 케이스가 다른 것이였다.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 호텔건립 시 부지 용적률이 높기 때문에 15~16층으로 짓는다면 30%를 내고서라도 충분한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
쓰는 용도에 따라 다른 것이다. 3, 4층 건물을 짓는 사업자에게는 부담이 되나 고층의 호텔을 짓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여수박람회장 내 스카이타워. 67m 상공에서 보는 도심의 전경은 압권이다. 재단은 이곳에 전망타워를 조성해서 관광명소로 활용하고 있다.

-. 민자유치를 관건으로 보고 있는데, 구체적인 방안이 있나.
▶민자유치는 부지매입 뿐만 아니라 철거비도 많이 들어간다. 또, 용도에 맞춰 쓰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입주를 희망하는 곳이 있으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유치할 것이다.
어린이 놀이시설 같은 경우는 100원이 아니라 50원만 주더라도 들여놔야 한다.
임대료도 이번에 전남대에 용역을 발주해서 파격적으로 임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활성화를 시켜보도록 제도개선을 해 나가는 단계다. 지속적인 민자유치를 통해 박람회장 일대는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센터가 돼야 한다.

-. 기존 매각 방침에서 임대로 정책 전환을 시도했는데.
▶취임하고 나서 2년동안 박람회장 청소하고 나무심고 하는 일만 했다. 다른일을 어떻게 할 수 있었겠나. 이 업적 하나만 남기고 싶다. 기재부에서는 이곳을 빨리 청산해서 빚을 갚으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렇다고 쉽게 팔릴리 만무하다. 본인은 박람회장은 함부로 팔면 안되는 미래를 위해 가꿔야 할 곳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휼륭한 수변을 보유한 곳은 전국에 없다. 그 점을 중앙정부에 설득했고, 그렇게 해서 얻어낸 게 ‘선 활성화 후 매각’ 방침이였다.
땅은 몰라도 건물은 안 팔리느니 장기임대를 해야 한다. 그래야 들어온다.
5년 장기 임대하고,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해보니 임대가 크게 늘었다. 웨딩홀 ‘예쁘제’ 라든지 5년짜리 임대점포들이 차츰 들어오고 있다. 누가 1억 들여 인테리어 하고 1~2년 장사하고 나가려하겠나.
못해도 5년 이상은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 박람회사후활용특별법이 얼마 만큼의 파급효과가 있을것이라고 보는가.
▶ 제주도를 보면 안다. 외국인 투자를 용이할 수 있도록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그런데 중국 자본이 들어오게 되면 차이나타운처럼 그들만의 독립공간으로 될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주력 지분은 한국이 가져야 한다. 51%를 갖고 있어야 한다. 팔기 좋다고 쏙 팔아버리면 안된다는 게 본인 생각이다.

-.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공연 전시 마당도 마련할 계획이 있나.
▶지역작가 전시회라든지 무료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엑스포 전시관 내 작품전시회 등 상설전시회를 유치할 계획이다. 
지역 작가들이 활동할 공간을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이곳이 문화의 메카가 될 수 있다.
시에서 마침 시립미술관을 건립하려고 하는데 마땅한 부지도 없고 하니 시험적으로 박람회장 한국관 3층에 직경 30미터 높이 15미터의 돔으로 된 전시관을 건물을 제안했다.
조명, 인테리어 개조해 무상으로 제공할테니 조명과 인테리어를 해 상설전시관으로 꾸며보자고 했다. 지역 작가들의 작품전시회가 자연히 늘어나면 커뮤니티센터가 되는 거다.

-. 컨벤션이나 기타 행사 유치 계획은.
▶ 대한민국청소년 박람회, 베이비페어 같은 행사를 한해 3번 정도했는데 5번으로 확대하겠다. 매년 200건 정도를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올해 청소년해양교육원이 착공된다. 전체 예산 140억 중 올해 28억이 반영된다. 하루 교육 시 180명 들어온다. 건물이 2년 후 완공되는데 이에 맞춰 호텔 2곳이 완공되면 지금과는 또다른 박람회장이 될 것이다. 그러면 한해 400만명이 방문하게 된다. 350실 규모의 호텔 2개가 양쪽에 있어, 어림잡아 2100명이 투숙할 수 있다. 가족형 체류 관광지가 되는 것이다.

-. 크루즈 관광객 유치가 저조하다. 지금보다 더 전사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여수는 남해안권의 지정학적 센터다. 날씨, 기후 등 최고적의 생활여건을 자랑한다.
그런데 여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바닷길을 살려야 한다. 15만톤 크루즈를 유치하고 관광객들이 와서 소비하고 휴양할 수 있는 명품 거대 시설이 필요하다. 부산도 크루즈 산업으로 도약기를 맞았다. 크루즈를 접안할 곳은 여수에서 박람회장 크루즈부두가 유일하다.
기반 시설을 빨리 조성할 수 있어 쇼핑,‧문화와 직결된 명품 시설이 들어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힐링, 교육, 관광, 쇼핑 등 복합콘텐츠가 자리잡아야 한다.

-. 본인에게 여수는 어떠한 곳인가.
▶ 여수에 와서 여수 광팬이 됐다. 여수사람이다. 대한민국에 이렇게 좋은 곳 없다.
본인은 2020년 신항만 완성을 여수의 대전환기로 보고 있다. 국내 최고의 해양레저스포츠도시로 변화할 것이 자명하다.
그런데 준비는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 해양수산청과 해경, 출입국관리소 등 해양관련 기관은 이곳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경제 활력의 중추적 역할을 맡을 박람회장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대목이다.

김현석·조승화 기자  arguskim@outl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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