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려동물 돌봄 인구는 천만시대를 넘어서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20%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계산이다. 출산율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반면 1인 가구는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수는 점점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하는 이른바 ‘펫팸(Pet과 Family의 합성어)족’이 우리 사회에 문화로 자리잡은지 이미 오래다. 이들은 반려동물 복지를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지갑문을 연다. 그리고 이들에게 수의사라는 존재는 가정의학과 의사만큼 소중하고 귀한 동반자로 인식되고 있다.

여수시 서교동 한재사거리에서 32년째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경주(58) 병원장도 여수지역 펫팸족들에게는 매우 유명한 수의사다.

어류질병관리와 동물생명윤리협회 회원, 그리고 여수시 소속 공수의사 3명 중 한 명으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최 원장은 구제역 예방을 위해 도서지역 화정면에 시 행정선을 타고 예방접종에 나선적이 있다. 강한 바람과 추위가 덮친 바다를 뚫고 섬에 도착하자마자 하루종일 5~600마리 동물을 일제히 접종처리한 것. 고충은 있었지만 보람이 더 컸던 경험이었다고 최 원장은 기억한다.

또 난산 위험에 처한 소를 오직 기도만으로 해결하려는 주민들을 설득해 제왕절개 시술을 통해 순산에 성공한 적도 있었다.

이때 주민들은 생소한 시술 용어에 내내 진땀을 흘렸다고 한다.

기자가 찾은 지난 2월 14일에도 최 원장은 반려견들을 대상으로 ‘단이 수술(귀를 잘라 치료하는 수술)’을 진행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멀리 서울에서도 이곳 ‘여수동물병원’을 찾아 수술을 의뢰한 적도 종종 있었는데, 당일 수술대에 오른 주인공은 경상도 울산에서 온 애견들이었다.

▲14일 오후 울산에서 온 반려견응 대상으로 '단이 수술'을 진행중인 최경주 수의사.

수의사 최경주 원장은 이날도 수술대에 오른 애견들을 쓰다듬고 안심시키면서 예의 정확한 손놀림으로 단이 수술을 마무리했다. 지금까지 최 원장이 손을 본 반려동물은 대략 4 천마리 정도. 이 가운데는 골절상을 당해 민가로 내려온 야생동물들도 부지기수. 부상을 입은 야생동물들이 인간의 도움을 받고자 민가에 내려온다는 것이 기자에게는 매우 신기하게 들렸다.

이들 부상동물들에게  수의사 최경주는 그야말로 ‘수호천사’의 대부쯤 되는 셈이다.

최 원장은 틈틈이 테니스를 한다. 여수테니스클럽 동호인으로 운동한지 벌써 29년째를 맞이했다. 그의 하루 일정은 따라잡기에도 벅차다.

그의 라이프스타일에서 헌신과 열정이 읽혀진다.

김현석 기자  arguskim@outl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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