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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뒷모습을 보면서윤문칠 전라남도의원

 공중 화장실에 가보면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글을 볼 수 있다. 머문 자리 그리고 뒷모습.

사람들은 자신의 머문 자리와 뒷모습을 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쉽게 볼 수는 없다. 우리의 뒷모습은 거짓 없는 진실을 담은, 속일 수 없는 그 사람의 진짜의 모습일 것이다.

빠르게 돌아가는 요즘 세상, 생존의 경쟁 속에서 우리들은 우리의 머문 자리와 뒷모습을 보았는지, 앞모습만 보고 살아가고 있지 않는지 생각해본다.

프랑스 작가 미셸 투르니에의 ‘뒷모습’이라는 산문집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인간은 얼굴로 표정을 짓고 몸짓과 손짓 발짓으로 자신을 표현하지만 이는 겉모습에 불과하다며 진실하며 거짓말할 줄 모르는 사람의 뒷모습의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그리고 일본의 서예가이며 시인이었던 아이다 미쓰오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자식들은 따른다.’ ‘뒷모습은 과거가 아니고 미래이다.’ ‘앞모습은 꾸미거나 감출 수 있지만, 뒷모습은 속일 수 없기 때문에 더 진실하다.’는 말을 일생 가슴에 담고 살았다고 한다.  

우리들의 어머니를 생각해보자. 언젠가부터 밥을 짓고, 설거지하고, 빨래하며 가정을 돌보시던 화장기 없는 민낯의 어머니의 모습.

항상 등 돌려 일하던 바쁘셨던 어머니의 뒷모습. 이러한 어머니의 모습에서 우리가 살았고 가족이 살았다. 그에 대한 그리움은 어머니의 이러한 뒷모습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뒷모습에 대한 기억이 있다.

새벽에 소변이 마려워 이부자리에서 빠져나와 방문을 열었을 때 곱게 빗은 머리와 단정한 하얀 한복 차림의 어머니가 별빛을 가득 담고 있는 정화수에 담긴 그릇을 장독대에 올려두고 두 손 모아 간절히 무언가를 기원하던 그 모습을 기억한다.

뱃일 나간 아버지의 만선의 무사 귀선과 우리 다섯 형제들을 위한 기도였으리라. 눈물이 날 정도로 우리 어머니의 뒷모습은 아름다우셨다.

옛말에 ‘콩 한 쪽도 나눠 먹는다.’는 말이 있다. 가진 것이 없더라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남을 돕겠다는 마음의 자세이다.

돈이 아까워 남을 돕기가 힘들다면 집에 돈이 수억 원이 있다고 해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31세 신예 심리학자가 쓴 '베푸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주제의 책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를 필자는 소개하고 싶다.

고려 명종 25년(1195) 보조국사 지눌에 의해 창건된 여수 흥국사를 에워싸고 있는 전국 최대 진달래꽃 군락인 영취산 등산로 주변에 15년째 돌탑이 쌓여지고 있다.

임란 호국 의승의 영혼을 달래고 안전사고로 숨진 근로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쌓아 올린 96개의 돌탑이 조성되어 탐방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올해 나머지 12개의 탑을 쌓아 불교에서 중생의 번뇌를 의미하는 108개 돌탑을 완성시킬 계획이라는 여수국가산단 내 중소기업인 대신기공 김 철희 회장의 이야기를 언론 보도로 접했다.

이 보도를 보며 ‘맑고 향기롭게 모임’이 생각났다. 법정 스님은 떠나셨지만 스님의 가르침은 아직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다.

‘자연이 언제 우리에게 보호해달라고 부탁한 일 있습니까?’ 그것은 인간이 자연에 대한 오만한 태도에서 나오는 소리입니다. ‘자연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보존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맑고 향기롭게 모임만이라도 자연보호가 아니라 ‘자연보존’으로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라고 했던 말은 잊히지 않는 명언으로 남는다.

맑고 향기롭게 모임의 법정 스님의 제자이기도 한 여수 출신 기부천사 박 수관회장은 30여 년 동안 400여억 원을 우리 사회에 힘없고 가난한 소외계층을 위해 기부했다.

‘인생에서 잠시 보관하는 돈, 자랑만 하지 말고 가치 있게 사용해야 한다.’는 솔직하고 용기 있는 기부천사의 뒷모습이 참 자랑스럽다.

인간의 뒷모습은 그 사람의 생활 속에서 만들어진 습관이다. 인간은 바쁘다는 핑계로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온 우리들의 인생길에서 앞모습도 아름다워야겠지만 솔직하고 용기 있는 천사들의 마음처럼 아름다운 뒷모습을 지닌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았으면 좋겠다.

데스크  yeosune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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