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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출귀몰 ‘멧돼지’ 못 따라 잡는 여수경찰 총기 관리 규정멧돼지 잇따른 출몰, 총기 출고 지연 번번이 놓쳐
시대 뒤떨어진 총기 관리 규정 개선 요구 목소리
▲ 7일 소호동 소제마을 인근 옥수수밭 그물에 새끼 멧돼지 3마리가 잡혔다. 당시 인근에는 어미 멧돼지가 괴성을 지르며 흥분해 있었지만 경찰의 총기 출고 지연으로 어미 멧돼지는 도주했다. 농민들은 새끼를 잃은 어미 멧돼지가 농가를 습격하는 것이 아닌지 불안해 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잇따른 멧돼지의 도심 출몰로 시민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지만 경찰의 총기 출고가 지연되면서 번번이 놓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유해조수 개체 수가 급격이 늘어나고 민가 피해 역시 증가하고 있지만 총기 규제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해 이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관계기관에 따르면 지난 7일 여수 소호동 소제마을 밭 가에 쳐 놓은 그물에 새끼 멧돼지 3마리가 걸린 것을 농민들이 발견하고 신고했다.

새끼들 주변에는 어미 멧돼지가 또 다른 새끼들과 함께 잡혀있던 상태로, 흥분과 함께 괴성을 질러 농민들이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잡식성으로 알려진 멧돼지는 성질이 포악한데다 새끼가 주변에 있을 경우 공격성이 예민해져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농민들로부터 ‘멧돼지를 제거해 달라’는 신고가 시에 접수되자 전문 엽사들로 구성된 여수시 유해조수 기동포획단이 긴급 소집됐다.

그러나 지구대에 보관된 총기의 출고가 1시간 가량 지체되면서 출동이 늦어졌고, 불볕더위 아래 이들을 애타게 찾던 농민들은 발만 동동 굴렸다.

그 사이 현장의 어미 멧돼지는 그물에 걸린 새끼들은 버려둔 채 다른 새끼와 함께 뒷산으로 도주했다.

포획단이 실랑이 끝에 총기를 찾아 쌍봉지구대 순찰차와 함께 현장을 찾아갔으나, 이미 그물에 걸린 새끼 3마리만 남아 있을 뿐 어미 멧돼지는 자취를 감춘 뒤였다.

이 광경을 지켜 본 농민들은 실망감과 함께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문제는 모성이 강한 멧돼지의 습성 상 새끼를 찾아 다시 마을에 내려올 가능성이 높은데다 여름 휴가철 관광객이 붐비는 도심에 출몰할 경우 이를 잡으려다 극도로 예민해진 어미 돼지를 되레 자극할 수 있어 위험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더욱이 인근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대형리조트와 워터파크가 있어 차량과 인파가 밀집한 데다 마을 앞을 지나는 도로를 건너면 전국 요트대회가 열리는 요트경기장이 있어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7일 소제마을 인근 옥수수밭에서 포획된 새끼 멧돼지. 당시 인근에는 어미 멧돼지가 흥분한 상태로 괴성을 질러 농민들이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여수경찰이 포획단의 총기 출고를 규정을 이유로 1시간 이상 출고가 늦어지면서 어미는 도주했다. (사진=독자제공)

그러나 총기를 출고하는 여수경찰서는 총기관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멧돼지 포획을 위해 포획단이 적정 인원을 주간과 야간으로 분배해 신고해야 하는데 여수시 포획단 19명 중 17명이 야간활동을 신고했으며 주간은 2명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날도 주간 인원이 아닌 야간 인원이 긴급히 총기 출고를 원해 조율하는 과정에서 다소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이날 멧돼지가 날뛰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포획단의 주간 총기 출고 자가 부재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농민들은 잦은 멧돼지 출몰로 생계에 지장을 받고 있다며 경찰이 유해조수 퇴치를 위한 총기 관리 규정을 현실성 있게 개선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최초 신고한 농민 엄 모 씨는 "35도가 넘는 무더위에 1시간 넘게 밭에 접근하지 못하고 고통을 받으면서도 멧돼지를 포획해 다시는 나타나지 않게 해줄 것을 기대했다"면서 "그러나 경찰의 총기 관리 규정이 포획단의 활동을 방해하고 위험한 멧돼지를 살려준 꼴이 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 포획단원은 "생명의 위험까지 느끼면서 해로운 짐승을 퇴치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원리원칙만 따지려 드는 공무원의 탁상행정이 오히려 방해를 하고 있다"면서 "유해조수 포획은 출동시간이 중요한 만큼 현실에 맞게 유연적으로 총기 관리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수시 유해조수 기동포획단 19명은 여수반도와 300여 개의 섬 지역을 오가며 지난해 240마리의 멧돼지를 포획했으며 올해 상반기 40여 마리를 잡았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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