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기땐 부례서 규칙적인 소리
전라도선 살구꽃 통해 제철 알아
참조기는 황해와 동중국해에 분포하며 봄에 제주, 추자군도를 거쳐 북상하여 산란기인 4∼6월이 되면 전라남도 흑산도, 영광, 칠산 및 전라북도 위도 근해 등지에서 산란한 후 점차 북상하여 연평도에 이른다.
철쭉꽃의 개화와 함께 참조기는 산란이 시작된다. 이때 흑산도에서 위도, 연평도, 대화도에 이르는 서해안은 참조기의 울음소리로 가득하다. 참조기는 평소에는 해저 바닥 가까이에 생활하지만, 산란기가 되면 수면 가까이에 떼를 지어 다니며 수면에 1m 정도 뛰기도 한다.
이 때 부레에서 비교적 주기적이고, 규칙적인 울음소리를 내는 습성이 있다. 참조기는 산란할 때 소리를 내 운다. 산란장에 들어올 때 울고 산란할 때 울고 산란을 마치고 나갈 때도 운다. 조기 떼가 산란장에 들어올 때와 나갈 때 구멍 뚫린 대롱을 바다 속에 넣은 후 한쪽 귀에 대고 들으면 조기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마치 숲 사이를 통과하는 바람소리와도 같고, 여름철 비오는 날 연못에서 개구리 떼가 합창하는 소리와도 같다. 조기가 우는 이유는 주로 숫놈과 암놈이 서로 알릴 때와 산란장을 들어가고 나올 때 자신들의 위치를 알리는 동시에 위험을 느꼈을 때 일행에게 알리기 위한 일종의 신호이다. 이 울음소리로 서로를 보호하고 무리의 질서를 잡는 것이다.
또한, 어민들은 참조기 떼가 올라오는 시기를 예견하는 놀라운 삶의 지혜를 두루 체득하고 있다.
전라도 칠산바다 시도에서는 늙은 살구나무에 꽃이 피면 참조기가 찾아와 살구나무 꽃으로 참조기가 해마다 연안에 찾아오는 날을 점쳤다고 한다. 또한, 영광 법성포 건너편 구수산의 철쭉꽃이 떨어지면 칠산바다에 참조기떼가 왔다는 신호로 알고 고기잡이를 시작한다.
자연과 생활이 조화된 우리의 전통적인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영철 국립수산진흥원남해수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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