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내과의원 김현경 원장

많은 사람들이 식습관과 생활습관 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운동조차 하지 않고 지내다가 어느 순간 고혈압 또는 당뇨로 진단되어 운동, 절주, 식이요법은 기본으로 하고 약 처방을 권고 받게 됩니다.

지속적인 투약치료가 필요하다가 판정되면 대다수의 환자들은 약 먹는 것을 회피하거나 진단 자체를 부정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병 없이 건강했기 때문에 이럴 리가 절대 없으며, 심지어 ‘한번 약을 먹으면 평생을 먹어야 한다는데’라며 약 복용을 주저하면서 우선 진료실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생활습관과 식습관은 잘 교정되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실제로 평소 본인 건강상태에 무관심했던 분들이 이제부터라도 관리를 하겠다며 약 복용을 거부하고 진단을 거부하는 경우가 제일 많습니다. 만성 질환의 진단 초기이고 너무 거부감이 심한 경우에 단기간에 추후 재검하기로 하고 생활습관 교육을 다시 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교정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권하지는 않습니다. 수십 년 동안 해왔던 습관을 한순간에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당장 오늘 밤 술 약속은 어쩔 것이며 주머니 속 담배는 어디로 치우며 술과 같이 먹는 야식을 빼먹을 수도 없고, 숙취로 인해 다음날 운동은 당연히 하지 못할 테니까요.

대부분의 환자들이 재검하게 되면,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나빠진 수치로 내원하게 됩니다. 심지어 간수치가 오르거나 고지혈증이 심해진 상태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슨 관리를 어떻게 하셨나요? 라는 질문에 대부분 건강보조식품을 먹었다고 합니다. 건강보조식품은 치료제도 아니고 건강관리제품도 아닙니다. 심지어 일부 검증되지 않는 건강보조식품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기도 하여 신문에 지속적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건강한 식습관이 우선입니다.

필자도 저 자신과 가족을 위해, 필요에 따라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있습니다.

소화나 흡수를 잘 못 해 허약한 어린이나, 나이가 듦에 따라 위와 장의 소화 흡수 기능이 약해지는 어르신들, 위 수술 등으로 소화가 안 되는 경우, 만성적인 질환이 있는 경우 건강기능식품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바쁜 생활이 지속되고 불규칙한 식사, 인스턴트 식습관이 지속되면 미량 원소들이나 필요한 영양소를 빠른 시간에 보충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이 아무리 좋아도 식사를 대신할 수는 없으며 건강기능식품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도 건강한 식습관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음식에는 여러 가지 영양소가 함께 어우러져 서로의 흡수와 활용에 도움을 주지만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이러한 자연적인 비율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 경우 제대로 우리 몸에 흡수가 안 되거나 활용이 되지 않아 쓸모가 없거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소들은 단독으로 작용할 때보다 다른 영양소들과 함께 작용할 때 효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장 기능을 개선시키는 유산균 제제의 경우에도 유산균 제제만 챙겨 먹고 가공식품 위주의 식습관은 그대로라면 값비싼 유산균 제제의 효과는 확연히 감소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영양소를 음식으로 섭취하는 밑바탕이 다져져야 한다는 것이고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게 제대로 만들어진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지 않으면 득보다 실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건강보조식품 효과 입증 안돼

건강보조식품은 특정 영양소만을 추출하여 인위적으로 고농도로 가공한 것입니다. 이렇게 만든 건강보조식품은 우리의 몸에 약간의 좋은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겠지만, 실제 이들 식품을 복용한다고 해서 병이 치료되거나 건강을 보장받을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값이 아주 비싼 것이 문제인데 실제 환자들에게는 값이 비싼 만큼 효과도 우월하고 난치병을 쉽게 완치할 수 있는 것처럼 과장 광고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알아야 하는 것은 식품을 복용하지 않는 것에 비해 효과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지 현재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보다 우월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값비싼 건강보조식품을 나열하며 이제 복용하기 시작했으니 치료제는 복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환자들도 드물게 있습니다. 실제로 판매하는 사람들이 약을 끊고 비교해보라고 부추기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약물들은 개발과정에서 수많은 동물실험과 인체실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고 부작용이 알려진 것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의 권고 없이 효과가 불확실한 건강식품을 찾아서 먹기 시작했다고 치료제를 마음대로 끊고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비싼 돈을 주고 굳이 나빠질 결과를 확인하겠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동물보다 약을 좋아한다’ 마크트웨인

최근 들어 건강과 노화방지에 대한 관심이 널리 확산되면서 여러 사람들의 관심과 함께 다양한 건강보조식품들이 우후죽순처럼 출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부끄러운 일이지만 일부 의사들도 광고 및 판매에 열을 올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부 검증되지 않는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한 후 부작용으로 병원을 찾거나 터무니없는 비용을 지불해 금전적 손해를 보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광고만 믿고 치료제를 끊고 내원하여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보기 어렵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만성 질환 환자들이 한 번에 나을 수 있다는 무언가 신묘한 효험을 가진 명약을 기대하는 심리를 자극하는 광고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보조식품을 과신도 과용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데스크  yeos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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