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칠 편집인 전) 전라남도 민선 교육의원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전라좌수영의 본영인 여수(麗水) 오동도는 오동나무 섬이라는 뜻이지만 어째 오동나무 한 그루가 없고 빽빽하고 무성하게 자란 시누대나무와 사시사철 거센 해풍을 맞은 동백나무들이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섬 산책로 주변은 동백으로 터널을 이루고 다양한 종류의 상록수와 푸른 바다의 풍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자연이 담은 맑은 휴식공간이 넘치는 섬이다. 

이 섬의 동백은 진실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고 꽃 수술의 노란색이 평화를 상징한다고 해서 동백꽃과 동백나무는 여수시를 상징하는 꽃과 나무로 선정하고 있다.

고려 공민왕(31대, 1365년) 시절, 개혁 정치 신돈은 성균관 학자 이재학을 대동하여 한양을 둘러본 뒤 돌아가다, 천왕성이 유난히 남쪽에서 빛을 발하는 것을 보고 그길로 남쪽으로 이동하여 원효대사가 창건한 향일암 암자에 들렀다.

풍수지리에 매우 밝은 신돈은 천하의 명당자리에 세운 기도 도량의 암자를 보며 감탄했다. 이곳에서 동북쪽 하늘에 봉황 무리가 푸름으로 물든 숲을 배회하는 모습을 보고 괴이한 일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섬의 형세는 물을 마시며 재복을 등에 지고 여수로 헤엄치는 거북의 형상과 오동잎과 닮은 섬의 모습이라 하여 그때부터 오동도라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신돈이 섬을 몇 바퀴 돌아보니 섬 전체에 오동나무가 무성하고 그 위를 봉황이 날며, 바위틈에 집을 짓고 새끼까지 치니, 오동나무 씨를 물어 나르는 오색 빛 찬란한 봉황들이 오동나무 가지를 황금빛으로 수놓았다고 한다. 봉황은 임금을 상징하는 새이며 이곳에 자주 봉황이 드나드니 새로운 임금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왕명으로 신돈은 오동도에 있는 오동나무를 모두 베어내어 봉황이 더 이상 드나들지 못하게 하였다. 그 후 오동도에 오동나무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오동도 동백나무에는 가슴 아픈 설화가 전해진다. 오동도에 살던 부부가 살았는데 남편이 바다로 고기를 잡으러 나갔을 때 도둑이 들어와 재물을 훔치고 아내를 탐하자 아내가 도망치다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 시신을 발견한 남편이 오동도 기슭에 아내를 묻었더니 눈이 수북이 쌓인 아내의 무덤에서 붉은 동백꽃이 피어나고 푸른 시누대가 돋아나 여인의 절개를 보여주는 슬픈 설화로 전해지며 그때부터 오동도에는 동백과 시누대가 많이 번졌다고 한다.

오동도의 애기 동백꽃은 입동 무렵 꽃이 피기 시작하다 12월부터 추위를 이겨내고 겨울에 피며 앵두 보다 더 진한 빨간 동백꽃이 만개한다. 나무에서 한번 피고, 땅에서 한번 피고, 마지막으로 가슴에서 한번 핀다는 오동도 동백꽃은 2~3월까지 피었다가 4월이면 땅에 내려 핀다.

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 꽃 송이채 떨어지는 동백꽃은 섬에 붉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장관을 이뤄 감탄을 자아낸다.

이충무공께서 사도의 거북바위형상을 착안해 거북선을 건조했던 구국의 성지에서 왜군을 무찌르는데 전략무기인 화살은 오동도의 시누대나무를 베어다 만들었다. 그리고 죽도청풍의 오동도는 동백꽃으로 피어난 여인의 순정과 절개 사랑은 시누대나무와 동백나무는 우리에게 물려준 위대한 유산이다. 한때 동백 열매를 기름으로 짜서 감기가 걸리면 한 숟가락, 부침개를 만들 때 마법의 기름으로, 단정하게 치장하며 머리에 바르면 좋은 향기를 내던 우리 할머니들의 동백 열매의 추억이 생각난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기점이자 종점인 한려수도의 오동도는 신우대나무와 동백나무의 군락지이다. 그 자리에 등대가 세워지고 365개의 섬을 품은 여수는 푸른 바다와 탁 트인 전경으로 조선 팔경의 일경인 동백섬 생태 관광지이며 세계적인 해양관광명소이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아름다운 동백꽃을 피우고 푸릇한 신우대나무가 자리를 차지하는 바다의 꽃섬 오동도! 동백꽃을 보며 날마다 희망차고 즐거운 삶을 향해 나아가기를 바란다. 

데스크  yeos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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