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재란으로 전라좌수영이 완전히 불타 버리고 전쟁이 끝난 후 4대 삼도 수군통제사로 부임한 이시언이 1599년 진해루 자리에 75칸의 거대한 목조건물을 신축하였는데 여수는 영·호남의 인후로서 왜적의 방비를 소홀히 할 수 없는 해상방위의 요충지임을 강조하고 이충무공의 유덕을 거울 삼아 남쪽을 진무 한다는 뜻에서 당호를 진남관이라 하였다. 1716년 9월에 화재로 인하여 몽땅 불타버린 것을 1718년 7월 절도사 이제면(李濟冕)이 다시 신축한 것이 오늘날의 진남관이다.
1895년 7월 15일 일본인들의 압력으로 전라좌수영이 폐영된 후 방치되어 오다가 한일합병 뒤인 1910년에 여수 공립보통학교가 들어서고 해방 후 1946년에는 여수중학교와 여수 야간상업학교(현 여수정보과학고등학교), 1947년부터는 여수 봉산국민학교(현 남교) 교사로 쓰여졌다. 6·25때 미군기가 폭격하여 지붕이 대파되어 지방인사들이 진남관 보존회를 만들어 우여곡절 끝에 정부와 전남도의 지원을 받아 대폭 수리하였는데 그때 천장에서 발견된 이제면 절도사가 쓴 현판이 나와 진남관의 내력이 소상히 밝혀졌다.
진남관은 대지가 1천4백97평이고 넓이가 30간, 길이는 8간이며 둘레가 8척이나 되는 큰 기둥이 68주나 되고 건평이 2백40평으로 우리 나라에 현존하는 목조 건물로 제일 큰 이 건물에 쓰여진 목재들을 그 당시 여수 부근에서 모두 구했다는데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진남관은 처음부터 지금처럼 사방팔방이 툭 트인 누각형태가 아니라 사방에 문이 달려 있었고 각 방마다 역할이 따로 있었다. 칸막이 일부를 다소 변경하여 교실로 써 왔었다는 것이 고로(故老)들의 증언이다.
한옥은 벽을 만들어야 튼튼해지는 법인데 모든 벽을 철거해 버리고 방치하는 것은 보존에 치명상이다. 동북편 기둥은 기울고 나무는 병충해에 썩어 가는데 과학적 방법을 총 동원해서 멸균하고 틈새를 보강하되 고증을 통하여 벽을 만들어 최대한으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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