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대낮에 화투판 벌어지는 등 파행적으로 운영돼

남해, 구미, 김천시 기자실 폐쇄 연이어



지난달 28일, 인터넷 매체인 오마이뉴스 기자가 인천공항 기자실에서 쫓겨난 일이 알려지면서 기자실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일과 관련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사장 성유보)은 지난달 29일 「기자들은 정녕 불한당인가」라는 성명을 통해 “출입기자실 문화는 오랜 세월동안 이루어진 권언유착의 결과물이다”고 주장하며 “기자들이 폐쇄적인 기자실을 임대료도 내지 않고 유지하려 하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 처사다”고 성토했다.

이런 가운데 여수지역 인터넷매체인 시민뉴스(www.siminnews.com)가 네티즌들을 상대로 기자실 폐쇄에 대한 시민여론을 조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현재 조사에 응한 1백37명중 기자실 폐쇄에 찬성한 응답자는 75.9%, 반대한 응답자는 21.2%, 시기상조다고 응답한 사람은 2.9%로 나타나 대다수의 응답자들이 기자실 폐쇄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뉴스 박성태 편집장은 여론조사 배경에 대해 “기자실이 시민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는 장소로 이용되기 보다는 특정업체와 기득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장소로 변질돼 있다는 의견이 일고있다”고 말하며 “최근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기자들이 기자실을 중심으로 담합보도를 통해 여론을 호도함으로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현대판 아방궁으로 전락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기자실 존속에 대한 여론을 조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여수시 관내에 공식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기자실은 여수시와 경찰서 두 곳이며 비공식적으로 2청사 휴게실을 기자실로 사용하고 있다. 여수시청 기자실의 경우, 여직원 1명이 고정배치돼 있으며 TV, 전화, 팩스 등 취재에 필요한 시설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여수시청 기자실은 취재 외 다른 목적에 종종 이용돼 왔다. 몇몇 언론인들에 따르면 “일부 기자들과 언론인을 담당하는 홍보전산과 공무원, 여수산단 일부 업체의 언론로비스트들이 모여 고스톱을 치는 장소로 가끔씩 사용돼 왔다”고 밝히며 “모든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 평일 대낮에 청사내에서 화투판이 벌어지는 곳은 아마 기자실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자실은 점차 폐쇄되는 분위기다. 95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연소로 당선된 김두관 남해군수가 남해군청에 입성하면서 기자실에서 화투를 치는 등 소비적으로 사용되는데 못마땅해 기자실을 폐쇄한 것을 시작으로 구미, 김천시청 등이 기자실을 폐쇄했다.

남해군은 기자실을 폐쇄한 후, 군수와 부군수실 등에서 주간·일간지 기자들을 상대로 군정홍보 브리핑을 실시하고 있으며 기자실 폐쇄에 반발했던 일부 기자들에게도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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