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역사 교과서 검정과정에서 불거진 역사왜곡 문제가 보도된 후 국내의 여론이 들끓었다. 초반 미지근하게 대응하던 우리 정부가 뒤늦게 주일대사를 부르는 등 강경한 입장을 폈지만 일본언론들이 주일대사 소환은 국내용이라고 폄하했듯이 때늦은 뒷북치기였다. 처음부터 피해 당사국들과 연대하여 항의하였더라면 오늘 같은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은 왜 만들었던가? 5공시절, 일본 역사왜곡에 분노한 국민들의 힘으로 세워졌으나 이번 파동에 아무도 들먹이지 않고 지나쳤다.
일본의 역사왜곡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일합방과 동시 전국에 있는 모든 역사서적을 무력을 앞세워 모으고 일본인 사학자가 중심이 되어 반만년 조선역사를 일본과 같은 2천년으로 끌어내리고 상고사는 신화로 처리하거나 말살해 버리고 모두 불태워 버렸다. 그 사람들이 펴낸 조선역사만 교육하도록 하였으니 이것이 식민사관의 뿌리다.
그러나 신채호 선생을 비롯한 선지자들이 우리 역사를 정리하고 연구를 계속하여 해방과 동시에 국사교과서로 채택되어 사용되어 오다가 굴욕적인 한·일 국교정상화 후에 득세하기 시작한 친일세력과 일본 우익의 은밀한 로비, 식민사관으로 무장된 교수들에 의해 빛을 보기 시작하던 우리 상고사와 고대사가 다시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독립운동 사실마저도 무디어 지거나 비중이 줄어들고 말았다. 잘 아는 바와 같이 독일은 패전 후 철저한 과거 청산과 반성을 통해 거듭났지만 일본은 천황체제를 유지하고 한국동란을 계기로 패전의 늪에서 벗어났다. 구보다 망언을 비롯해서 잊어질만 하면 불씨를 지피우던 일본 정부는 경제대국의 힘을 바탕으로 안하무인, 후안무치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세계가 하나가 되고 인류가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가야 되는데 교과서를 왜곡, 후세들에게 교육한다고 부끄러운 과거사가 사라질까? 엄연히 피해자가 있고 사진을 비롯 각종 증거물이 엄존하는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본정부와 우익들이 극성을 떨면 떨수록 우리는 쉬지말고 냉철하게 사료를 잘 정리 정돈하여 사실대로 가르치고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를 잘 활용하면 역사의 진실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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