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반공사가 죽림저수지 둑 보강공사를 해오던 도중, 둑이 붕괴돼 담수된 물의 대부분이 방류됐다. 농기공은 작년 봄, 둑 보강을 위해 성토작업을 시행했으나 작년 11월 둑 하부의 연약지반이 흙의 무게와 수압을 견디지 못하면서 붕괴됐다.

죽림저수지의 둑이 붕괴된 원인에 대해 농업기반공사 관계자는 “둑 하부지질이 갯벌로 구성된 연약지반이었던게 원인이다”고 말하며 “이를 충분히 고려해 설계했으나 돌발적인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둑의 붕괴로 인해 죽림저수지를 농업용수원으로 의존하고 있는 이 일대 2백39㏊ 대부분의 농경지가 심각한 용수난에 직면해 있다.

농기공은 평년 강수량을 기준으로, 농사철까지는 모내기에 필요한 만큼의 저수량이 확보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최근 심각한 봄가뭄으로 저수량이 기대에 못미치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여수기상대에 따르면 “매년 4월에 내린 평균강수량은 1백26.1㎜, ５월은 1백45.4㎜, 6월은 2백22.9㎜를 기록했으나 올해 4월은 평균강수량의 3%에 불과한 4.3㎜의 비가 내렸다”고 밝히며 5월과 6월에도 평균강수량에 훨씬 못미치는 강수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농기공 관계자와 농민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모내기의 5월25일에서 30일경이 최적기이며 2모작은 6월10일 경에 모내기의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말하며 “모내기 한달 전부터는 볍씨를 파종해 모판에서 모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요즘 관내 대부분의 농가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모내기 철을 맞아 볍씨를 파종하고 있지만 이 일대 농민들은 볍씨 파종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앞으로 가뭄이 계속되고 벼농사가 불가능하게 되면 피해보상청구 등 농민들의 집단민원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 농업축산과 관계자에 의하면 “논의 경우１㏊당 순수입이 약 8백만원 정도”라고 말해 벼농사를 짖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될 경우, 약 20억원의 피해액이 예상된다.

설령 앞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린다 하더라도 모내기의 적기를 놓쳐 수확량 감소 등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농기공은 「2001 관기재 가뭄 대책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 일대 벼농사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위해 대책을 수립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농기공 관계자에 따르면 “관기·현천 들녘의 각 수로마다 일정간격으로 보를 설치해 한방울의 물이라도 농사에 이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이외에도 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대형관정 2개소를 뚫어 용수를 공급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악의 경우, 약 6㎞ 인근에 있는 저수지의 물을 관기·현천 들녘으로 끌고 오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며 “농민들이 벼농사를 안심하고 지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으니 믿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실근 기자 sklee@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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